온고지신-나를 돌아보며

남녀 상열지사

섬돌 2007. 4. 9. 14:33

               

 

  규암 송인수가 절라도 관찰사가되었을 때 일이다.

그는 부안기생을 몹시도 사랑하였으나, 정을 통하지 아니하였으며.....

다만, 가마에 태워 따라다니게 하였을 뿐이다.

 

 그는 매번 휴암 백인걸과 미암 유희춘을 불러 함께 노닐었는데, 그들을 일러 삼차비(三差備)라 하였다.

 그런 그가 임기가 차서 여산에서 전별하게 되자 , 두사람과 기생이 송별의 정을 나누기위한 자리에

참석하게 되었는데, 송인수가 말하였다.

 

  "이 사람의 교묘하고 슬기로움을 사랑하여 일년여를 같이 지냈으나, 난(難)한데 이르지 않은 것은

그녀가 자결할까 두려워서였다네"

 

  그러자 그 기생이 곧 앞산에 있는 많은 무덤들을 가리키며

  " 과연 그러하옵니다. 저 겹겹이 쌓여있는 무덤속에 있는 사람들은 모두 제 지아비들이옵니다."

 

  그말은 대개 송인수를 원망하는 말로써, 그자리에 있던 모든이들이 큰소리로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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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날마다 난해한 문제로 말을 이어가다보니 쓰는이나 읽는 이 모두가 머리가 아프리라.

 

  그리하여 오늘은 조금은 코에 봄바람을 집어 넣을만한 주제를 선택하였다.

 

  남녀상열지사란 고려가요로써 사랑을 노래한 것을 얕잡아 부르는 말이긴 한데.........

 

  조선조 선조 때 마음 따뜻한 송인수의 고결한(?)사랑을 한번에 무너뜨려버린 기생의 기다림 또한 사랑이 아니었다고 누가 감히 말하리.........^^*

  사랑이란 마음속 저 밑둥에서부터 끓어 오르는 아름다운 감정의 소산이며, 행동으로 표출되었을 때

더욱 빛을 발할 수 있음을 알게 해 주는 대목아닐까?

 

 여보게!

 봄기운이 대지를 흠뻑 적시는 요즘..... 사랑노래 한번 시원하게 불러보지 않겠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