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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들이 할 수 있는 일은.....

섬돌 2010. 6. 7. 10:50

푸른 산을 둘러싸고 뜬구름이 하염없이 이어져 있고,

그 하늘 가운데 외로운 달이 흐르고 있네.

 

외로운 달은 추위에 못 이겨 빛나고,

은하수 맑고 북두칠성 흩어져 깔려 있는데,

밤하늘 수많은 별들이 밝게 빛나네.

 

나는 술 마시면서 밤 그늘 서리 하얀 것을 생각하고,

자네 집 우물 구슬 난간에 얼음이 얼어붙은 모양을 생각하고,

얼어붙은 자네의 마음을 생각했네.

인생은 아차 하는 사이에 백년도 채우지 못하니,

자, 술이나 마셔 한없는 생각을 떨쳐 버리게.

.

.

우리들이 할 수 있는 일은,

햇볕이 쪼이지 않는 북쪽 창문가에서,

시를 읊거나 시가를 짓는 정도의 일일세.

일 만 마디를 지어도 고작 술 한 잔의 가치도 없네.

<<答王十二寒夜獨酌有懷  답왕십이한야독작유회 >>

 

이백의 장시(長詩)의 일부이다.

어젯저녁 술 한잔 걸치고 늦은 밤 지하철 역에서 집까지 걸었다.

 

이사람 저사람........

동생내외까지 함께 이술 저술 그냥 마셨다.

 

그리곤 밤하늘을 올려다 보았다.

칙칙한 밤하늘........

 

얼마만에 올려다 본 밤하늘던가.

까만 밤하늘 너머로 주마등처럼 스치는 많은 이들의 얼굴들.....

 

오늘은 많은 말보다는 그들과 함께 이 시를 감상해 보고싶다.

 

끝으로 이백은 윗글을 다 읽고 난뒤, 마지막으로 이 글을 남긴다.

"세상 사람들이 이 말을 들으면 다 머리를 흔들 걸세.

동풍(東風)이 말의 귀를 쏘는 것 같음이 있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