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돌 2011. 1. 10. 18:08
  

    나의 길 - 섬 돌 -

     

    맑고 투명한 샘물이었어요.

    바위틈에 끼어

    조잘조잘 떠드는 친구도 만나고

    왁자지껄 요란을 떠는 아이들의 소리도 들었지요.

     

     

    나도 이내 커다란 둠벙에 빠져

    한참을 파란 하늘도 담아보고

    낯 설은 숲 속 친구들의 호기심도 엿듣다가

    앞질러 간 친구를 따라 길을 떠났지요.

     

     

    산길을 돌아 싱그럽게만 살다 내려온 친구

    논 한가운데 머물러 햇볕에 그을렸다 온 친구.

    도심 구석구석 온갖 설움 다 받고 온 친구.

    길을 갈수록 세상은 넓고 친구는 많아졌어요.

     

     

    그 어디쯤에선가 난 그대를 만났어요.

    아무것도 바라지 않고 함께 가자던 당신

    따뜻한 눈빛으로 시린 마음을 어루만져 주었던 당신

    혼탁한 강물에서도 고기들의 숨터처럼 살자고 했잖아요.

     

     

    풍경소리가 붉은 노을에 취해 휘청 일 때면

    깨어나라.. 깨어나라....

    정신없이 때리며 일어나는 법고의 울림.

    저녁 물살은 강바닥으로 숨죽여 더욱 세차게 흘러요.

     

     

    바다로 가면 이제 고단한 삶을 내려 놓으려나요.

    고요한 마음으로 둥근 달을 담아도 보고,

    큰소리로 세상을 삼켜 버려도 보고,

    차라리 파도소리가 나의 기도였으면 좋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