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 선상낚시-안흥 앞바다/ 용두팔
일 시 : 2011년 5월 29일(다섯째 일요일 날씨 - 맑음)
장 소 : 안흥항 (충남 태안반도)
참석인원 : 탁윤효, 김문성, 우진욱 . 최재헌, 성연욱, 이승연(승배 딸), 원창연, 이정우, 전다은(시호 딸),
전시호, 박종범, 이승배, 김용회, 황재목(병국), 서흥석, 정승수 ,박병철 총17명
앞줄 : 탁윤효, 김문성, 우진욱 . 최재헌, 성연욱, 이승연(승배 딸), 원창연,
뒷줄 : 이정우, 전다은(시호 딸), 전시호, 박종범, 이승배, 김용회, 황재목(병국), 서흥석, 정승수 : 찍은이 : 박병철
바다에서 선상 낚시를 즐기는 것이 목적이 아니라, 친구들 모임이 좋고 그들과 어울려 같은 취미로 만날 수 있음이 행복이다.
동이 틀 무렵...
어둠을 가르며 달려온 친구들이 서로 손을 마주 잡는다.
오토바이로 바람사이를 뚫고 제일 먼저 도착한 연욱이부터.....강원도 풍기의 박병철 용왕이 친구들을 반긴다.
오늘 선상낚시를 위해 부족한 장비와 미끼 준비에 여념이 없는 이승배 용조회장.
준비가 끝나고 시원한 조개국으로 멀미에 대비해 아침식사도 배부르게 먹었다. 출발~~
낚시에 앞서, 바다의 내음을 즐기고 음악을 즐기는 흥석이 오디오 볼륨을 맞추고. 봉돌에 낚시 준비를 마친 재목이는
바닷바람을 음미하고 있다.
어엿한 숙녀가 된 딸 승연이 애교스럽게 아빠에게 달려와 사진찍기를 종용하고........
옆으로는 시호와 딸 다은이 낚시 준비가 끝난 듯, 안전사고에 대비해 딸에게 안전조끼까지 꼼꼼히 바라다 본다.
신출내기 문성이와 창연이는 그저 친구들과 함께 선상에서 바다낚시를 떠난다는 설레임에 기분이 업되었다.
그저 친구따라 안흥항에 달려온 이들에게 잡힐 눈먼 고기가 있을까나???
프로다운 모습이 물씬 풍기는 윤효도 준비를 마치고 혹여 부족할 낚시 바늘을 추가로 챙겨 둔다.
아스라이 멀어져가는 안흥항....
찰랑이는 파도를 따라 약간의 흥분과 기대가 어우러져 우리들 마음도 찰랑인다.
서서히 동이 터오고.....어둠이 걷히며 바다가 깨어나고 있다.
꿈틀대는 일어나는 물살 들.... 그 바다를 대하고 있자니 심장이 멈추는 듯, 알 수 없는 흥분이 꿈틀댄다.
바다 저 밑둥으로 부터 솟구치는 힘을 느끼며, 잠시 사색의 시간을 갖는다.
바닷길을 가르며 줄지어 달려오는 낚시배들....
몸놀림이 둔한 우럭은 겨우내 바위틈에 숨어 지내다 5~6월이 되면 움직임을 시작하는 시기라는데, 짜릿한 손맛을 조금이라도
빨리 느껴보고 싶은 조사들의 마음을 아는지, 힘차게 물살을 먼 바다로 향하는 선단들!
드디어 각자 자리를 잡고 첫 낚시대를 물에 담근다.
"얘들아~ 니들이 좋아하는 미꾸리와 오징어 회란다."
인간의 꼬득임을 아는지 모르는지.....
물밑 고기들은 미처 졸린 눈을 뜨기도 전에 맛있는 아침 성찬이 여기저기 널려있어 눈이 휘둥그레~~~
낚시 도구 없이 함께한 진욱는 얼레에 추와 바늘을 달아 바다에 던져 보고, 멀리서 용왕이 잘 되는지 바라보고 섰다.
드디어 입질이 느껴지고.....
번쩍 들어올린 낚시대에 묵직한 힘을 느끼며, 파르르한 전율이 손끝을 타고 온몸으로 퍼져간다.
"ㅎㅎㅎㅎㅎ......
요것이 요즘 잡힌다는 살이 탱탱한 우럭이라는 것이여~~~"
역쉬 용조회장 솜씨가 빛난다.
낚시배는 어느 한 지점에 배를 둥둥 띄워 놓고 하는 줄 알았다.
그런데 약 5~10분정도 한 곳에서 고기를 잡고, 조류에 떠 내려온 배를 다시 움직여 장소를 옮겨가기를 수없이 하며 낚시를 한다.
첫 마수걸이가 끝나고 잠시 자리 이동중~~
잠잠한 바다밑은 아직도 수면중~~~
그 때 선미에 자리를 잡았던 윤효의 눈빛이 예사롭지 않다.
끼~~~~~ㅇ.....전동릴소리가 한참들리더니....
바닷물 위로 모습을 드러낸 우럭과 놀래미...
1타2피의 장면이다.
옆에서 열심히 거들어 주던 흥석이의 눈빛에 부러움이 스친다.
" 에잉~~~ ! 내 낚싯대는 언제 쯤 소식이 오려나???"
눈은 윤효가 잡은 고기에 가 있고, 낚시대는 뻘쭘히 바다에 고개를 내밀고 있다.
"흠! 푸르른 바다와 신선한 바닷내음.....
쏟아지는 태양을 맞으며 기념사진이라도 박아 두어야겠다."
조사의 내공이 바로 이런 것일까?
ㅋㅋㅋㅋ 드디어 문성이가 얼레를 가지고 마수걸이를 했는데.....
에고 에고~~ 어린 우럭이 엄마손 놓고 딴짓하다. 문성이가 내려놓은 덪에 걸려 눈물을 뚝뚝흘리며 살려 달랜다.
마음씨 착한 문성과 옆에서 보고 있던 재목이 바다밑에 들어가 잘 얘기해서 오빠 누나들을 데리고 오라며,
다시 방생을 해준다.
근데...... 그 후로도 계속 친구들만 연락을 했는지 아기고기들만 잡히고.....(우린 그래도 그들을 잘 타일러서 돌려보냈다.ㅋㅋ)
멀리 등대를 부표삼아 이리 저리 장소를 이동하며 선장의 부저소리에 낚시대를 바다에 담그기도 하고 얼른 감아오려가며...
좋은 포인트를 찾기에 여념이 없었다.
여기 저기 고기가 잡혔다는 소식에 .....
한마리도 잡지 못한 재목이 부러운 듯 눈길을 돌리고.....
황궁에나 있어야 할 시황이 바다에 나왔으니, 에고 눈은 침침헌디 미끼를 제대로 바늘에 꿰기는 꿰는 건지.....
옆에서 보고 있던 딸 다은이는 아빠의 끈기에 탐복하다 지쳐 선미에 지어놓은 아담한 방으로 직행!
용회와 정우와 재헌이!
이 세사람은 온종일 함께 붙어 무엇이 그리도 좋은지 서로 엉키고 설키고...고기를 잡는 것인지 서로 사귀어보자는 것인지....
속도 시끄러운데 이럴 땐 쐬주 한잔에 용왕이 회쳐준 우럭 한점이 최고다.
부러운 눈빛에 회답이라도 하듯, 드디어 홍석이도 뭔가 대물을 건져 올리고 있다.
이렇듯 신나고 즐거운 것을......
"너 그동안 어디서 놀다 이제사 왔냐?" 얼굴가득한 웃음에서 행복이 철철 넘쳐나는 듯 하다.
이번에는 봉사가 문고리 잡듯, 신출내기 진욱이가 큰일을 저질렀다.
안흥 앞바다에서는 그리 쉽게 볼 수 없는 3KG 짜리 자연산 광어를 낚은 것이다.
모자 사이로 비쳐진 용왕 병철이는 할 말을 잃었다.
"에고에고~~ 장비는 내가 최고인데......얼레를 가지고 저런 대물을 낚다니~~~"
부럽고도 부러운지고~~~
ㅎㅎㅎㅎ....
아까 돌려보낸 아기고기가 큼지막한 친구 형님을 올려 보냈나 보다.
"이래뵈도 내가 황재목이여! 드디어 손맛을 보았으니~~이젠은 좋은 일만 가득할겨~~
연짱 잡아 올리는 승배는 그저 담담한 미소만 머금은채......
물오른 우럭과 입맛춤(?)도 하고~~
이내 달려온 승연이도 입끝이 귀에 걸린다.
"아저씨! 바다낚시는 요 민물낚시하고 달라서, 넣었다 하면 잡아 올리는 맛이 굳(Good)이예요. 손맛도 짜릿짜릿하구요)"
서로 오겠다는 동생을 팽개치고(?) 아빠 따라온 그녀의 자랑이 내 귓가를 맴돈다.
ㅎㅎㅎㅎㅎㅎㅎ...오늘은 낚시대 좋은 것 들고 하는 전문 조사들보다, 허접한 조사들이 여기 저기서 일을 내고 있다.
종범이도 큼지막한 우럭을 잡아올렸다.
난생처음 잡아보는 바다 우럭을 손에 쥐고 연신 싱글벙글~~
서로 사귀는 줄만 알았던 용회-정우- 재헌이 팀에서는 그래도 몇차례 바다낚시를 함께 노련함에서일까?
연신 재헌이의 손맛이 짭짤한 하루였다.
이곳 수병도 오늘 처음 바다낚시에 흠뻑 젖어 행복한 표정이다.
" 아내에게 자랑해야 할 것 같다....여기도 한장 찍어주~~" 신이 난 창연이 마음도 두둥실~~
이렇게 마구잡이로 올라오는 우럭들의 반란은 언제나 끝이 나려는지~~
너무 무거워 손이 덜덜 떨린다는 엄살도 잠시...... 또 낚시대를 바다에 담근다.
자리를 이동할 때면 잠시 쉬면서 수평선에 눈길을 두어본다.
아스라이 해풍을 타고 오는 비릿한 바닷내음에 세익스피어의 <노인과 바다>를 떠올려 본다.
내 생각엔 등산이나 선상 낚시나 거대한 자연앞에 우린 숙연해 질 수밖에 없고, 극기와 용기라는 단어는 한낱 부질없는 자기과시에
불과함도 알게 되었다.
다만, 자연에 순응하며 겸손을 배울뿐........
재목이의 조과도 서서히 제 페이스를 찾아가는 듯 하다.
아까 돌려보낸 막내가 큰 형님뻘 되는 우럭을 꼬득여 올려 보냈나?
큼지막한 우럭을 손질하여 소주한 잔 걸치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은데.......
오늘은 좀 한가한 용왕에게 슬그머니 다가가 우럭회 한사발에 쩜팔이 하나 까는 것이 어떻겠냐고 바람을 넣는다.
잠시 소주생각에 낚시대를 접을까? 말까? 망설이는 병철
"이보시게! 도마에 초고추장 준비해봐~~~~"
능숙한 솜씨로 칼질을 하고 금새 뚝딱 근사한 회한접시에 쩜팔이 대령이요~~
난생처음 선상에서 직접 잡아올린 회 한 점에 소주 한모금을 꿀꺽하고 삼키니.
"어허! 이 맛이 뭔 맛인고? "
혀끝에 닿자마자 달콤한 맛이 입 안 가득 .....침샘을 자극한 우럭회는 다시 쩜팔이를 부르고~~
"에혀~~" 한숨소리가 아니라 탄식이 절로난다
소주 한모금 입에 물고 선상에 앉았으니, 일렁이는 바다는 예쁜 새악시의 춤사위요....
오롯이 서있는 등대하나 망부석처럼 외로워라.
연신 신이 난 재헌이는 오늘 못잡아 본 어종이 없는 듯~~
아직도 애기 고기와 입씨름을 하고 있는 연욱은...........
오늘 하루종일 돌려보낸 그 고기 생각에 시름시름 앓아 누웠다는 전설만 무성할 뿐~~~~~
"친구들아! 고기 잡는라 힘들지...."
"담부터는 요런 전동릴 하나 준비해봐......나이먹어 힘도 좀 덜쓰고, 재미도 쏠쏠한 최신식 전동릴이 있으면 좋아~"
라고 말하 듯 오늘 그 효과는 대단했다.
옆에 앉아 있던 홍석이도 다음 바다낚시에는 꼭 전동릴을 준비해 오겠다는 다짐을 하고~~~
너희들은 사거나 말거나..... 나는 얼레가지고 이렇듯 광어도 잡고, 우럭도 잡고, 놀래미도 잡고...놀랬지?
드디어! 점심시간~
산에 가면 산나물에 집에서 준비한 밑반찬으로 술잔을 돌린다면, 선상에서는 푸짐한 회와 상추고 깻잎....풍성한 수다들이 있었다.
사진기가 좋지 않아 그 싱싱함을 다 표현할 수는 없었지만, 윤기가 자르르르 ~~~~~~
입에 착착 달라붙는 싱싱한 회들이 주는 입안의 행복감이란....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이것 슬픔의 눈물이 아니고 너무 행복한 눈물인겨)
시호 딸 다은이 아빠 친구들을 위해 아침 일찍부터 일어나 손수 만들었다는 유부초밥 맛도 꿀맛이었지~~
회와 매운탕이 너무 많아 먹고 남은 탕 속엔 아직도 손도 못댄 우럭 머리가,
" 날좀 어찌 해봐유~~" 아우성 치는 듯 하다.
그러거나 말거나 배는 동산만해지고.... 한 숨 낮잠이라도 즐겨야겠다.
ㅎㅎㅎㅎㅎ 결국은 애기 고기와 입씨름하다 지친 연욱은 선상에서 널부러져버릭 말았다.
(전설이 현실로 바뀌었네..)
딸때문에 못다한 수다를 정우에게 달려가 쏟아내는 시호!
어느새 옆에 엿듣다보니, " 에구 쑥스럽구만~~)
"그려! 고기 잡는게 중요한 것이 아니여."
친구좋아 따라나선 바다낚시, 이런 한가롭고 여유로움이 좋은 것일 듯 싶다.
몸이 무거워 헐떡대며 오르는 산행보다는, 뱃머리에 앉아 노닥노닥 입담도 풀어내며, 시원한 바닷바람에 땀도 식혀가며......
부족한 썬텐도 마음껏 즐겨가며, 싱싱한 회를 안주삼아 들이키는 쩜팔이의 달콤함 까지......
오늘 조과가 좋지 않은 용회는........
그래도 싱싱싱한 회에 맥주 한잔 꿀꺽 삼키며, 다음 출조를 내심 기다리는 눈치다.
이렇듯 용두팔 2011년 전반기 바다 낚시는 종착점에 다다른 듯 싶다.
다음 낚시에는 좀다 많은 친구들과 보다 큰 낚시배에 오손도손 둘러앉아 수다도 떨어가며 하루를 즐겨 보자꾸나.
아빠따라 온 딸들의 붙임성에 고마움도 느끼며, 그들에게까지 회비를 걷은 것은 조금 미안한 마음도 들었다.
펑크 낸 친구들아!
뱃삯이나 관광버스비나......
한번 약속한 것이면 지켜줘~~~~(요건 내 생각이여)
이랬거나 저랬거나, 다들 건강한 웃음으로 이렇듯 한자리에 앉았으니, 오늘도 행복한 하루였다.
나도 한2년 쯤 참선수행 후에 꼭 바다낚시에 함께 하고 싶을만큼, 또 다른 묘미와 기쁨을 충분히 안겨 준 만남이었다.
" 나를 불러준 친구들 ! 정말 고마워~~~."
기념사진도 찍었으니, 이젠 경매를 시작하려나......
오늘 논공행상을 가려, 어린 고기와 입씨름하다 KO된 연욱이에게 대상으로 회 한사발에 매운탕꺼리 한가마를 들려준다. ㅋㅋ
이럴때는 역쉬 용왕이 나서 다들 싸우지 않도록 골고루 챙겨서 나눠주니....
오늘은 먹는데 투자하느라 집에 가져다 줄 먹거리가 부족해 한 상자씩 포장을 했지만, 다음 번엔 보다 좋은 조과로 한 가마니씩 택배
운송할 수 있기를 바라며.......
다들 아쉬운 작별을 해야 했다.
다시한번, 용조회의 끈끈한 우정과 서로를 아끼는 애정에 탄복하며, 이 마음 오랫동안 간직하고 싶다.
"정말, 정말 ....고마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