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압사 (삼성산)
일 시 :2011년8월 27일 토 10:00~
장 소 : 삼성산 호압사
파아란 하늘길을 따라 버스를 타고 지하철을 타고 따라 갑니다.
산들산들 꽃향기 가득 품어 안기는 바람결을 따라 내가 꿈꾸며 달려가 내려선 곳 - 호압사 입구
고운 햇살 가드이 품고 살포시 미소짓는 보랏빛 쑥부쟁이에게 눈 인사를 하는데.....
노란 금불초가 시샘하 듯 우루루 달려들어 손을 내민다.
여름내 장마비 속에 우울했을 법도 한데, 일주문 밖에서부터 맑은 웃음 가득 담아 반기는 꽃들이 예뻐
한참동안 마음을 내려놓았다 간다.
절집에 들어서니 마음은 이미 고요해지고 눈은 숲 가득이 푸르름을 쫓는데, 산 속 가득이 매미들의
염불소리가 닫힌 마음을 흔들어 깨운다.
힘들면 쉬었다가 할만도 한데.......
이 여름이 가기전에 허물을 벗고 깨달음으로 나투려는 간절한 기도소리가 나태한 나를 채찍하는 듯 하다.
그래도 나는 욕심에 매달려 마음을 비우지 못하는 중생임을.......
산길을 오르며 내내 기도가 아닌 욕심을 갈구하고 있지 않았더냐......
오늘도 기도라는 이름을 빌어 몸이 약한 아내와 수능을 준비하는 아들을 위해 간절히 소원을 빌며 오른다.
작년이맘 때 쯤엔 연주암에 홀로 올라 딸을 위한 기도를 했던 것처럼.....
비웠던 마음을 비집고 상념이 하나들 마음을 채워갈 즈음, 나뭇그늘아래 하얀 꽃들이 잠시 시름을 내려놓고 가라한다.
빙긋이 웃음하나 떨구고 돌아서려는데......
눈웃음 하나 자꾸 나를 불러세운다.
세상사 사람사는 모습도 마치 이와같이 잠시잠깐의 인연으로도 풀 수 없는 매듭을 맺음이여!
많고 적음에 연연하지 않고 있는 모습 그대로 베풀 수 있는 마음들로 가득한 산길 친구들에서 자꾸 부끄러워지는 자신.
아무도 눈길한 주지 않는 풀섶의 이름없는 잡초까지도 고운 향기 하나 나누고 있음을......
사랑은 받는 것이 아니라 말없이 나누는 겸허함이며, 포용이어야 한다.
사랑은 기쁨이며 행복의 시작이어야 한다.
사랑의 향기가 숲속 가득이 나를 감싸고 돈다.
눈을 감고 난 하나가 되어본다.
어느 덧 호압사 본당 앞에 다다랐다.
삼성산 자락 산모퉁이 - 구름도 잠시 쉬었다 가고, 산을 넘는 바람도 잠시 머둘다 갈 수 있는 너그러움이 가득한 가람!
바람에 춤추는 풍경소리에 오가는 산객들도 등짐을 내려놓고 땀을 식힌다.
법당 앞마당에 일광보살과 월광보살인냥 늙은 느티나무 두그루가 약사여래불을 협시하고 선채, 반 부처가 다 되어 있는 듯 하다.
비바람 거센 날에는 온몸을 던져 바람을 막아주고, 무더운 여름날엔 시원한 그늘을 만들어 보시를 행하기를 수백년.......
아직도 세간의 인연으로 보살도를 행함이여!
선재들은 이를 아는지..... 앞마당에 한참을 떠들다가 배가 고픈지 공양간으로 들어간다.
산너머 길을 잃고 인연따라 찾아온 중학생들의 웃음소리가 나뭇잎에 한참을 매달려 펄럭이더니 반짝이는 햇살에 부서져 산자락을
타고 내린다.
아름답고도 넉넉한 여름날 산사에서의 시간 - 너그럽고 부드러운 바람이 덩실덩실 앞마당을 돌아 춤추고.... 일상을 털어 낸 자리엔
평화가 가득하다.
잠시 눈감고 있으면 모두가 침묵이 되고 기도가 된다.
차곡차곡 쌓아 놓은 기왓장 마다에도 시간이 멈추어 섰다.
가지런히 마음을 모은다.
종루 너머 웅웅 울려오는 소리하나!
아직도 흔들리는 여린마음하나 우는 소리련가.......
이 때 마당 가득 울려퍼지는 염불소리가 나를 법당으로 불러들인다.
안타까워 하지말고 어서와 기도하라고 부추킨다.
합장하고 무릅을 꿇는다.
머리를 바닥에 붙여 절을 올린다.
절 한번 할 때마다 자신을 낮추고 상대를 공경함이여!
업장이 소멸하고, 악연을 끊음이여!
정성이 쌓여 탑을 이루고, 기도가 깊어 마음이 청정해지게 하소서.
간절한 바램을 모아 천지를 구원케 하시고, 아픈 영혼을 깨달아 밝게 웃게 하소서.
상처난 영혼과 병든 이웃을 구원케하시어 세상이 맑고 향기롭게 하소서!
그리하여 당신의 세상 - 불국정토를 나투게 하소서
나의 작은 기도가 호압사의 모두를 풍요롭게 하옵기를 바라며.......
정자에 앉아 따뜻한 작설차 한잔 나눌 도반이 오기를 기다려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