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동 코엑스 국화 전시를 보고...
지난 주 부터 국화 전시회가 열렸습니다.
해마다 이맘 때 쯤이면 국화꽃으로 아름답게 꾸며진 코엑스 앞 광장!
정문앞으로 커다란 봉황이 하늘로 비상하려는 듯한 표정입니다.
하얀 소국 꽃밭위로 노란 나비가 날개짓을 하고 있네요.
그 옆으로는 담너머 잘 익은 홍시를 따먹으려는 동네 개구장이들을 혼내 주려는 주인 할아버지!
그런데 표정은 인자해 보이네요...."얘들아~ 조금만 따가거라...ㅉㅉ 나도 저녀석 만할 때는 똑같았느데......"
이곳은 남녀가 사랑을 속삭이고 있는가 봅니다.
모두의 얼굴에 화색이 돌고 행복해 하는 표정이......
세상에 사랑만큼 좋은 묘약은 없는가 봅니다.
장독대에 꽂아 둔 해바라기 꽃이며 억새풀이 탐스럽습니다.
잠시잠깐이지만 오가는 이들에게 넉넉한 마음을 심어 줄 수 있어 좋은 행사라는 생각이 드네요.
어린왕자가 살고 있던 별이 꽃밭에 뚝 떨어져 버렸습니다.
난 어린 왕자를 찾아 여기 저기 기웃댑니다.
첫째 별, 둘째 별.......모든 별들이 꽃밭에 숨어버렸습니다.
꽃의 향기에 지구별에 주저 앉은 듯 합니다.
틀림없이 어딘가에 여우도 있을것이구요.....
계절을 잊은 장미꽃도 있을 지 모릅니다.
여기엔 커다란 보랏빛 나비가 숨어 있네요.
비가오면 자기 집이 떠내려 갈까봐 울어 댄다는 청개구리!
오늘만큼은 개구리 왕눈이와 친구 아로미가 연못위 연닢에 앉아 사랑을 속삭이는데......
한구석 심술쟁이 투투가 무슨 심술을 부릴지....ㅋㅋㅋ
날아가던 꿀벌이 왕눈이에게 알려주고 달아나네요.
이 숲에는 여우는 없고 노랑 암말한마리가 눈 웃음치며 숫말을 희롱하는데....
그저 입이 찢어질 듯 좋아하는 숫말녀석!
눈이 동글랗게 암말을 쫓아 행복한 오후를 즐기고 있습니다.
느림보 거북이는 어슬렁 어슬렁 여기 저기를 기웃대며 걷고 있구요.
신난 어린친구들은 트럼벳 호른 등을 들고 가을을 노래학 있습니다.
꽃으로 가득히 치장한 정원 한켠에 가을 밤을 밝힐 석등하나 외롭게 서있구요....
그 옆으로는 항아리모양의 작은 분수대가 앙증맞게 서 있습니다.
거리 한복판 - 커다란 버섯모양의 국화 탑 아래에서 잠시 쉬어봅니다.
우리나라에서 만든 로봇 아가씨는 열심히 입으로 무언가를 자랑하려고 애쓰고 있구요...
티라노 사우르스도 어딘가에 숨어버린 여우를 찾고 있는 듯 무시무시하 이빨을 드러내 보이고 있습니다
아무래도 어린왕자는 이화동에 있는 저 천사의 날개를 타고 자기네 별로 날아가 버렸는가 봅니다.
이젠 저도 쉬어야겠습니다.
아니 내가 찾는 것은 여우도 어린왕자도 아닌 아름다운 꽃의 영혼이었던 것 같습니다.
맑고 아름다운 국화 꽃의 마음!
꽃밭에서 한참을 서성거렸습니다.
난 꽃의 마음을 훔치고 있었습니다.
꽃들의 웃음소리가 내 마음 속에 가득합니다.
나도 그들을 따라 빙긋이 웃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