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기(친구)

북한산 둘레길 - 용두팔 2월 정기산행

섬돌 2014. 2. 17. 09:08

일      시 : 2014년 2월 16일  09:00 - 17:00 일요일 날씨 맑음 

산행코스 : 사패산둘레길(망월사역앞ㅡ다락원길 -  보루길 - 안골길 - 산넘이길 -송추원각사입구/17코스-14코스:약 13kM)  

인      원 : 김규일, 박찬정, 박   돈, 박병준, 박종범,박창현, 김세봉, 이승배, 이문로, 김상현, 정승수, 김창덕, 권승칠, 이문로, 조병국
               송재혁부부, 이권우부부, 이동관부부, 이제만부부 (23명)

오늘 산행은 반성문으로 산행일지를 써야 할 것 같습니다.

 

이른새벽 아내가 깨우는 소리에 부시시 자리에서 일어나 따뜻한 아침밥과 함께 상을 차려 주며 아침을 든든히 먹고 산행을 해야 힘이 덜

들거라고 합니다.

손수 만들어준 매생이 계란말이와 김치....그리고 보온밥통에 따뜻한 밥과 메밀차까지.......

다른 때같으면 지하철 안에서 잠이 들었어야 했는데, 왠지 오늘은 잠이 오질 않았습니다.

 

계속 아내의 손길이 생각나 이런생각 저런생각을 하며, 과연 내가 아내에게 해 준 것이 무엇이 있는가를 생각하며 모임 장소까지 왔습니다.

부부가 함께 온 친구들의 모습도....

각자의 베낭에 아내의 정성을 담아온 친구들의 모습도.....

모두가 밝고 활기차 보였습니다.

망월사 역에서 출발하여 보루길로 접어들기위해 오릅니다.

다락원 길과 보루길의 교착접에서 저질체력이 되어버린 찍사의 한계를 생각하여 다같이 기념촬영을 합니다.

오늘 산행코스에 대한 간단한 설명과 안전 산행에 대하여 제만이의 설명을 듣고 출발 

얼마 지나지 않아 방전될 체력을 위해 서둘러 올라가 선두의 힘찬 산행 표정들을 담아 봅니다.

역시 오늘의 코스안내자 제만을 필두로 백두대간을 뛰는 용두팔의 건각들 모습이 선두를 치고 나옵니다.

이직도 동안거 중인 숲의 고요함을 깨고 두런두런 이야기를 나누며 사직한 북한산 둘레길 산행!

벌써 숨이 차기시작하고 하나 둘 앞서가기 친구들의 뒷모습을 담아 봅니다.

바람에 사각대는 낙엽들의 떨림도,,,,,

발가벗은 나뭇가지 사이로 지저귀는 산새들의 노랫소리도,,,,,

온 몸으로 느끼고 감사하며 걷습니다.

오늘 코스 중 어려운 코스중 하나라는 말에 걱정했는데, 생각보다는 코스가 길지 않아 가볍게 오르내릴 수 있었습니다.

간단히 몸을 푼 친구들이 활기차게 웃으며 다가옵니다.

둘레길이다보니 산책코스처럼 느껴져서일까?

다들 힘들어 보이지 않습니다. 특히 주머니에 손을 넣고 걷는 동관은 집앞 공원산책하듯한 표정입니다.

보루길의 의미는 고구려 시대에 통로를 통제하기위해 지은 구조물로 지금은 거의 그 형체를 온전히 보전하기 어렵게 되어 있어 생각없이

지나쳤나 봅니다. (보루의 사전적 의미 :적의 침입을 막기 위하여 돌이나 콘크리트 따위로 튼튼하게 쌓은 구축물)

 포근한 날씨에 시원하게 흐르는 계곡물을 접하니 북한선 저 깊은 곳으로부터 봄이 꿈틀대며 태동하고 있는 듯 느껴집니다.

폴짝 폴짝 돌다리도 건너봅니다.

편안하고 행복한 표정의 승배와 문로.

아낙들의 발걸음도 가볍습니다. 

요즘 젊은이들이 얼굴만 보면 부부관계로 보지 않고 이상한(?)관계로 본다는 재혁부부도 뒤따라 오릅니다. 

첫번째 쉼터!

서로 배낭의 무게를 줄이려고 앞 다투어 막걸리를 꺼내 놓습니다.

그래도 승배가 손수 누룩으로 빚은 순막걸리의 인기가 최고입니다.

볼길 중턱에서 찬정과 종범이 뒤따르는 일행을 기다립니다.

사진을 찍을 때마다 하나둘 늘어나는 친구들의 모습.

오늘 처음 만난(?)권우 부부의 모습도 참 보기 좋습니다.

평상시 베드민턴으로 다져진 부부의 발걸음은 겁많은 권우와는 달리 아내의 거침없는 산행이 인상적입니다.

 

전망대에 올라서서 다함께.....

오늘 산행은 마치 우리네 인생과도 같이 오르막이 있으면 내리막이 있고, 힘들다 싶으면 안식을 주는 그런 산행입니다.

힘들어하면 기다려 주는 친구들이 있어 편안한 산행!

산행을 겁내하는 친구들에게 희망을 주는 그런 산행입니다.첫나도 잠시 자리를 비집고 함께 어울려보았습니다.

이제 한고개를 넘었습니다

다들 첫 코스를 무사히 마쳤다는 안도의 표정들입니다.

이제 안골길의 시작입니다.

친구들에게 누가 되지 않겠다며 서둘러 출발하는 권우!

그런가하면 여유만만한 그의 아내와 사진기를 피하는 제만부인.

"그래도 우리가 살아갈 인생중에 오늘이 제일 젊고 아름답습니다."라며 저는 능청을 떨며 사진을 찍습니다.

의룡회 회장을 하고 있는 창현이 모처럼 산행을 함께 합니다.

북한산 날다람쥐처럼 동에 번쩍 서에 번쩍 - 청국장 맛처럼  털털한 말투에는 구수함이 묻어납니다.

사진을 찍히는 것보다 찍는게 좋다며 금새 앞으로 사라져 갔습니다.

안골릴 중간쯤 의정부로 빠지는 길목에 재미난 문구가 있어 올려봅니다.

용두팔 가장여러분!

"빠른 귀가도 행복입니다." - 모두의 가정에 웃음이 가득하기를 바래봅니다.

 

묵묵히 하늘과 나무와 풀을 이고 있는 바위처럼........

우리의 아내들도 어쩜 저 바위처럼 가정의 버팀목이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

 

산행을 마치고 승배와 단둘이 연신내에서 간단히 마무리하며 나눈 집안사 한토막

"자신이 가장 어렵고 힘들 때 묵묵히 힘이되어 준 아내의 고마움에 날마다 아내와 가족을 위해 어떻게 하는 것이 최선일까?"를 생각하며

실천한다는 그의 말에 오늘 아침 내내 머리를 맴돌던 해답을 얻었습니다.

 

알량한 돈 몇푼으로 남편의 도리를 다했다는 자가당착에 빠져있지는 않았는지? - 과연 실천으로 옮겨질지는 미지수이지만 많이 고민하며

살아야겠다는 다짐을 해 봅니다.

가까이에 의정부 문화회관도 보이고....

안골길 구간은 가족들끼리 산책할 수 있을만큼 무난하고 평탄한 산행길입니다.

3인 이상이 묵을 수 있는 산막도 준비되어 있고, 여기저기 놀이시설도 잘 만들어진 구간임에도 길가에 설치된 스피커를 통하여

흘러나오는 음악소리가 자꾸 귀를 거슬립니다.

길가에 설치해 놓은 천상병시인의 국화꽃 시한편- 그중 끝 연이 눈에 듭니다.

「 무심만이 내가 아니더라도 탁자 위 법에 꽂힌 한송이 국화 꽃으로 나는 빛난다.」

우리 모두가 곧 주인공인 것이지요.

마치 임제선사의 말씀 중 "수처작주 입처개긴 - 내가 서있는 그곳에서 스스로 주인이 되라. 그러면 모든 것이 참되어질 것이다."

용두팔 우리 친구들 모두도 각자가 주인공으로 한송이 국화꽃처럼 빛났으면 좋겠습니다.

조금더 걷다보니 예쁜 포토존 집을 만들어 놓았네요.

 

그리고 집 벽에는 천상병 시인- 「창에서 새」한 수를 적어 놓았어요.

어느날 일요일이었는데 창에서 참새 한 마리 날아 들어왔다.

이런 부질없는 새가 어디 있을까?

세상을 살다보면 별일도 많다는데 참으로 희귀한 일이다.

한참 천장을 날다가 달아났는데

꼭 나와 같은 어리석은 새다.

사람이 사는 좁은 공간을 날다니.

새가사는 작은 공간에 우린 하나가 되었어요- 권우부부

서로의 콩깍지에 알콩달콩 살아가는 쏠쏠한 재미가 있답니다 - 동관부부

할아버지 같은 남푠이라도 좋아요. 술만 조금 줄인다며,,,,그래도 사랑이 철철 넘치는 - 재혁부부

아직도 연애하듯 수줍음 많은 새악시처럼.....좁은 공간이 가끔은 둘의 사이를 가깝게 만드는 것 같네요.- 제만부부

직동공원쪽으로 향하다 보니 조각공원을 지나치지 못하고 동관이 아내와 살갑게 서서 사진을 찍어 달라고 하네요.

이제 직동 축구장을 지나 오늘의 최고 난이도가 높은 산너미 길로 향합니다.

여기가 안골길의 끝이며 산넘이 길의 시작점입니다.

아직 낙엽 밑으로 살얼음이 도끼눈을 하고 방심하는 산객을 째려봅니다.

우린 안전산행을 위해 조심조심 발걸음을 옯깁니다.

첫번째 고개를 넘어서니 왼편으로 사패산 정상이 아마득히 보입니다.

사패산 (사패의 사전적 의미 : 고려ㆍ조선 시대 때에 임금이 왕족 또는 공신에게 노비나 토지를 하사할 때 그 소유에 관한 문서)은 조선시대

선조가 딸 정휘옹주에게 하사한 산에서 유래하여 사패산이라고 하지만,  머리모약이 삿갓처럼 생겼다고 하여 '갓바위산' 또는 "삿갓산'이라

부르기도 하고 조개껍질의 모양에서 '사패산'이라고도 한답니다.

산넘이 길에서 우리 일행을 기다리다 먼저 점심먹을 장소를 찾겠다고 올라간 창덕이와 승칠의 모습은 볼 수가 없읍니다.

천천히 가겠다고 했는데.......

바람처럼 구름처럼 어디로 가버렸는지.....

배는 고파오는데 .....

이고개만 넘으면 우리가 기다리는 푸짐한 점심과 술과 안주가 기라리고 있다는 기대를 안고 열심히 오릅니다.

다시는 술을 안먹겠다고 약속하고 오르는 재혁에게 우린 술을 권해야만 합니다.

그는 마지못해 받아 먹는 걸로 시나리오를 짜야만 그들 부부의 금슬이 좋을테니 말입니다.

드디어 점심시간!

각자가 준비해온 음식과 다과를 펼쳐놓고 맛있는 점심을 먹기 시작하였지만, 창덕과 승칠은 보이질 않습니다.

 한참 후 - 승칠이 보부도 당당히 오릅니다.

길을 잘못들어 다른 장소에서 우릴 기다리고 있었다고 하니, 그마음이 참 갸륵하고 예쁩니다.

 땀으로 흥근히 젖은 승칠

힘들어하는 승칠을 독려하며 우리가 있는 곳까지 열심히 달려와 준 창덕의 마음이 고마울 뿐입니다.

이제야 다같이 앉아 점심을 먹습니다.

산행에서 먹는 푸짐한 점심은 친구들의 정담어린 마음과 아내들의 정성이 어우러진 꿀맛 그 자체입니다.

여기저기 먹거리도 나누어 주고......

발렌타인데이 때 아내에게 받은 초콜렛을 애인(?)에게 나누어주는 승배.....ㅋㅋ

표정이 사뭇 진지해 보입니다.

이것은 블라인드 사진처리하였습니다( 식후 우리친구들의 올리지 못할 사진으로 (종범, 상현 승칠, 창덕,.....제만)-필요시 원본 공개.ㅋㅋ

오늘의 선두는 항상 권우입니다.

우리가 보기에는 베드멘턴으로 다져진 다부진 체력임에도 혹여 뒤처질까보 늘 남들보다 서둘러 출발을 합니다.

뒤이어 제만이와 일행들이 오릅니다.

배불리 먹은 점심탓에 걷기가 조금은 불편하고 힘들어도 얼마남지 않은 정상을 위해 한걸음 한걸음 발걸음을 옮깁니다.

 

 

오늘 산행을 위해 울산에서 올라온 산악회장 규일- 오늘 밤차로 또 내려가야 한다는데.....

병아리 산책가듯......삐약삐약

규일 선생님의 구호에 따라 산행을 하는 듯한 모습이 재미있습니다.(꼭 이럴때 딴데 처다보고 딴 짓하는 친구들이 있지요..ㅋㅋ)

저멀리 오늘 우리가 넘어온 산과 고개들이 비스듬히 누워 하늘을 바라보고 있습니다.

북쪽에서 보는 산은 아직도 잔설로 하얀 설산의 모습입니다.

배부른김에 잠시 쉬어갑니다.

(남들에게는 경치가 좋아서 사진 한방 찍고 간다고 할겁니다)

노인네 장보러 가듯,  중간중간 놀며 쉬며 ......

저멀리 북으로는 한북정맥을 걸었던 능선이 보이는 곳에서 종범이 포즈를 취하고......

남으로는 북한산 자락의 굵고 장대한 산허리가 보이는 곳에서는 제릴먼저 용두팔의 메인 모델 - 제만이 포즈를 취합니다.

뒤이어 종범과 재혁

승배와 규일

병국과 창덕

상현과 동관

돈이와 세봉

권승칠

권우와 나

나도 독사진 한번 찍고 가고파~~~~

생긴모습도 다르고 표정도 다르고 포즈들도 모두 다르지만 용두팔 친구라는 하나의 마음으로 여기 모인 친구들!

따뜻한 마음으로 하나 된 친구들에게서 우린 힐링을 얻고 행복할 수 있어 좋은 것 같습니다.

우리들의 아름다운 우정이 더 많은 용두팔 친구들에게 전달되어 함께 건강한 산행에 동참하였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다음 산행에서는 오늘보다 더 많은 친구들이 함께 할 수 있기를 소원하며 - 찰칶!!!

드디어 산넘이길 정상에서 원각사길로 내려서는 고갯마루입니다.

오늘 산행 고생 끝 - 행복시작 구간입니다.

졸졸졸 ~~

눈과 얼음이 녹으며 만들어 놓은 계곡이 눈에 들어옵니다.

오늘아침 잠시 얼굴만 비치고 가버린 성권이 생각납니다.

제일먼저 계곡에 발을 담그며 족욕을 즐기는 창현

처음 겨울산행에서 계곡에 발을 담근다는 권우의 표정도 참 행복해 보입니다.

우리의 족욕을 저 위에서 지켜봐주는 친구들.

마지막 후미를 책임진 세봉이까지 물속에 발을 담급니다.

얼굴을 가리겠다고 모자를 비스듬히 쓴 세봉의 장난기에 난 더욱더 그의 표정을 담고 싶었습니다.

개구쟁이 심보로 말이지요.

"두팔! 두팔! 용두팔!" 건배에 이어 용산 동문 전체 건배사" We(위)아(我:나 아) 용(龍)! 산(山)!  산(山)!  산(山)! 

 

이제 오늘 산행의 끝입니다.

길다면 긴 산행이었지만, 다함께여서 즐겁고 신난 산행이었습니다.

 

무리하지 않고 서로의 안위를 걱정해 주며 쉬며쉬며 넘은 사패산넘이길은 또다른 추억을 만들어 주었습니다.

나이먹어가며 함께할 수 있는 친구가 주변에 많다는 것은 행복이지요.

 

언제나 자신의 마음만 먹으면 용두팔에서는 그 행복을 찾을 수 있다는 것이지요.

덤으로 마음씨 착하고 성실한 친구들의 모습을 보며 내가 살아온 길을 반성해 보며 아름다운 내일을 꿈꿀 수

있다는 것입니다.

 

오늘 산행도 저에게는 값진 하루였음에 모두들에게 감사의 글을 올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