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인생 & 그림자(습작)

눈오는 날의 운문사<사진 펌>.

섬돌 2017. 1. 4. 10:27

대웅보전 석가모니 부처님께 삼배하옵고,

오욕과 무지의 허물 벋고자 매달려 보지만

기댐은 또 다른 나의 욕심인 것을.....

백설이 쌓인 오솔길을 걷고 싶습니다.

태초에 인간은 혼자였던 것 같습니다.

가끔은 고독을 그리워하니까요....


눈 덮인 산사의 나즈막한 돌담을 따라

발자욱 하나하나에 내가 쌓아온

무거운 마음을 내려놓으며 걷고 싶습니다.


사천왕문 앞에 서면 마음의 때를 벗고

맑고 아름다운 동심을 그리며

청정한 마음으로 하얀 눈을 닮고 싶습니다.


노송은 초연한 자태를 간직한 채 그대로인데

쉼없이 나고 지는 혼탁한 이 내맘은

아직도 부끄러움으로 서있습니다.




어느덧 나의 욕심에 점철된 기도 끝나고 보니

오가는 길손위한 스님들의 길 닦음은

이미 경내를 말끔히 비질하셨습니다.


아직도 미처 다하지 못한 님들의 수행길 비켜선

아득히 멀고 먼 삶의 역정속에서

분별심을 끊지 못한 채 옥죄어 사는 나의 인생이

가없이 부끄럽고 안타깝기 그지없습니다.


! 가지런히 쌓아올린 수 많은 돌담처럼

제각기 다른 우리의 삶이 모여 세상을 만든다면

나도 이처럼 쓸모있는 돌이 되어야 할텐데....




팔정도를 따라 배워 실천한다면

세상은 모두가 둥근 원처럼

모남이 없이 하나인 것을!


사색에 젖은 내맘을 아는지 모르는지

눈덮인 산사는 고즈넉히 세상에 묻혀 있습니다.

고요 속에서 나를 바라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