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두팔 오대산 10월 산행기
산행 일시 : 2018년 10월 21일 일요일
산행 장소 : 상원사 - 오대산 적멸보궁 - 비로봉 - 상원사
산행 인원 : 김용회, 김재균, 김재영, 김태선, 박기철, 박준호, 송재혁+1, 이동관+1, 이명철, 이문로, 이제만
조현길, 김규일, 김무성, 김상현, 김석종, 김세봉, 김영진, 김재원, 박상수, 박찬정, 백종대,
송필만, 용명원, 윤우섭, 이구용, 이문호, 이승배, 이 웅, 임순만, 정승수, 황기수 , 강홍렬
7시10분 어둠이 걷히며 아침이 어슴푸레 밝아오는 잠실운동장......
반가운 친구들의 안부인사와 웃음소리들....
아침 안개가 짙게 내려앉은 영동 고속도로를 따라 달리는 차창에 가을걷이를 마친 들판과 가끔 햇살 속으로 빛나는
단풍들이 참 곱다.
오늘 산행은 오대산 비로(毘盧)봉 가을 산행!
비로봉은 비로자나불(毘盧遮那佛)에서 그 뜻을 찾을 수 있을게다.
본성=자성=불성=진여당체 등으로 표현되는 불가의 부처님 성호에서 따온 산 정상의 이름.
마치 오늘 아침 어둠 속에서도 빛나는 태양이 존재 하듯 우리들 마음 속 탐내고 성내고 어리석은 마음으로 살고
있지만 마음 속 참 마음은 변함없이 존재함을 의미하는 거다.
그 길 – 구도의 길이 힘들고 가파르지만 참고 이겨내면 비로소 얻을 수 있는 마음 - 그 길을 통하여 60년간 달려온
우리를 돌아보고 때 묻은 자신을 내려놓아 보려는 마음으로 가는 것은 아닐까?
화엄종의 문수도량의 중심도량 상원사를 거쳐 오르는 길!
‘성 안내는 그 얼굴이 참다운 공양구요. 부드러운 말 한마디 미묘한 향이로다.’는 화엄종의 무착스님께서 문수보살의
시자인 균제동자에게서 들은 게송 중 일부를 마음에 새기며 오늘 산행이 원만히 이루어지길 발원해 본다.
나이 들어가며 상을 내지 않고 산다는 것이 쉽지만은 않겠지만, 스스로 높일 수 있는 길에는 자신을 낮추며
겸허하게 사는 것을 배울 수 있지 않을까............
드디어 월정사 입구에 도착했다.
재혁부부와 제만이, 기철이, 문로는 산아래 월정사에서 상원사까지 선재길을 따라 트래킹을 하기로 하고 먼저 내렸다.
화엄경에 나오는 선재동자의 구도행을 따라 만든 길 – 선재길!
걸으면서 많이 보고 느끼며 들여다 봐야만 한다.
잔잔하게 흐르는 뭍 길에는 단풍잎이 고이 물들고 푸르른 하늘도 담아 내건만, 성난 골짜기를 흐를 때면 거친 숨
몰아쉬며 부서지고 깨어지며 흐르지 않던가!
53 선지식을 통하여 얻어가는 그의 행적처럼 철저히 낮추고 섬기며 자신 안에 내재되어 있는 자아를 찾아가는 길에서
오색 찬연한 단풍잎도 보고, 푸른 하늘을 떠가는 속절없는 구름떼에서 나고 짐도 느끼면서 숲과 대화하며 올랐을 것이다.
본진도 상원사입구에 도착해서 여장을 갖추고 다들 기념사진을 찍는다.
신라 자장율사가 공부했던 중국의 오대산과 비슷하다고 하여 붙여진 이름- 오대산!
동서남북 과 중심에 각각 5개의 암자가 있어 동대- 관음암, 서대- 염불암, 남대- 지장암, 북대- 미륵암과 그리고 중대- 사자암을 합쳐졌다고 하여 오대산이라고도 하고, 호령봉, 비로봉, 상왕봉, 두로봉, 동대산 5개의 봉우리를 합쳐 오대산이라고 불리기도 한단다.
여느 산과 달리 이 산에 오게 되면 입구부터 마음자세가 새롭다.
이 마음이 항상 한결같고 일상이 되어야하거늘........
하늘을 찌를 듯한 전나무 숲길을 따라 오르다보니 작은 골짜기마다 제 소리를 내며 흐르는 작은 개울물 소리가 청량하게 들린다.
모든 시작은 언제나 맑고 깨끗한 것 같다.
중대 사자암을 거쳐 적멸 보궁에 오르는 초입.
우리들 마음도 모나지 않고 둥글게 살아야 함을 의미한 커다란 원으로 만들어진 표지석 앞에서 다들 바르고 어질게
살겠다는 증표의 사진들을 찍었다.
다같이 또는 나 홀로.........
외롭고 고독한 것이 우리들 인생이면서.....
다함께 어울려 웃고 즐기는 가운데 행복할 수 있는 것 또한 우리들 인생이 아닐런지.....
친구야!
가다가 힘들면 쉬었다 가자.
어깨동무하며......콧노래도 함께 부르면서 더불어 오르다보면 힘든 산행도 한결 즐겁지 않더냐!
사자암으러 오르는 돌계단 난간위에 오색등들이 바람에 흔들린다.
지혜제일 문수동자의 위신력으로 자식들의 지혜와 총명을 기도하고, 원하는 시험에 합격을 기원하는 바램들이 촘촘히
걸려있다.
사자암 입구!
가을 단풍이 곱게 물든 산사의 고요함을 혹여 우리가 깨우고 있지는 않는걸까?
결코 초조하지도 않고 조급함도 없이 세월의 흐름을 받아들이며 나름대로의 모습으로 물들어가는 가을 나무들의 순수.
본연의 모습에서 그들의 향기를 느낀다.
적멸보궁을 향해 출발 전!
비로전 앞에서 다들 옷매무새를 고치고 잠시 쉬었다가 오른다.
문수동자 조각상 앞에서 잠시 문수가 되어보기도 한다.
56억7천만년 후에 이세상에 나투실 미륵보살처럼 오늘의 문수로 화현한 친구들........ㅋㅋㅋ
어쩜 우리들 마음 속 저 밑둥에 아직도 썩지않은 씨앗 하나가 움트고 있는가 들여다 보라.
적멸보궁 아래 약수에서 잠시 목을 축인다.
어쩌면 마음 속 참나를 탐구하려는 갈증은 아닐까?
한걸음 한걸음 적멸보궁에 다다랗다.
이곳에는 불상이 모셔져 있지 않다.
열반에 드신 부처님 진신사리를 모셨기에 굳이 허상의 불상을 모시지 않는다.
열반= 적멸 = 원적 = 해탈 등 다양한 말로 표현되는 불교 깨달음의 이상향을 의미하는 말!
정작 그 중심은 어디에 있을까?
우리들 마음안에서 찾을 일이다.
비로봉을 향해 오르는 길목!
다들 나이를 이길 수는 없느가 보다.
보다 많이 쉬고, 보다 더 느리게 느리게 걸어 오른다.
턱밑까지 차 오르는 숨소리를 거칠게 내밷으며 오욕락에 찌든 육신의 탐욕을 품어 낸다.
가까이 사랑하는 아내와 눈맞춤도 하며.......
곁에 힘들어 하는 친구의 눈빛도 살피면서 새삼 함께라른 것에 고마음을 느끼고 감사함을 나눈다.
친구의 발걸음을 따라 오르기도 하고, 눈부시도록 푸르른 하늘도 올려다 본다.
벌써 온몸의 터럭들을 벗어 던지고 초연히 겨울을 준비하는 나무들의 의연함에도 눈을 뗄 수가 없다.
드디어 정상이다!
오르고 또오르면 못오르리 없건만.......
제 아니오르고 뫼만 높다고 한다. ㅋㅋㅋ
아름다운 산맥들이 보이지 않느냐!
쓰러지지 않을 것 같았던 여름의 더위도 밀어낸 가을의 단풍도 적적한 바람소리에 무너져 내리지 않더냐.
세월의 무상함이여~~~~
쏜살처럼 달려온 올 가을도 어느새 저만큼 손짓하며 달아나고 있다.
어깨동무하며 걱정해주는 친구와 함께 갈 수 있다면 더 늦기전에 열심이 따라 나서야 하지 않겠는가!
내 두다리로 문앞을 걸어 나설 수 있다면 함께 가자고 손뻗어 보고, 두팔 벌려 맞이해야 하지 않겠는가!
두팔! 두팔! 용두팔!
그 이름이 무색하지 않도록 두팔벌려 함께 하며 곱게 물들어 가는 친구들~~~
그들과 함께 사색하며 아름다운 자연을 공유해 갈 수 있다는 생각만을도 행복할 수 있음을 우리 서로 알려주고
불러내서 같이 걸어 오르고 싶다.
오손도손 모여앉아 맛난 점심 도시락도 나누어 먹고.......
게으른 친구들 하나 둘은 빼 놓고 정상에서의 오늘 산행을 추억으로 남겨본다.
어느날 문득 오늘이 젊어 보일 때가 있을게다.
오늘 비록 사진비율을 잘못 맞추어 잘찍지는 못했지만 그래도 추억의 사진한장 앞에 놓고 그리워 할 날이 있지 않을까?
그냥 오늘 하루를 후회없이 즐겁고 행복한 산행이었다면 그도 나쁘지 않다.
오대산 비로봉 정상에 서서......
잠시 생각에 젖는다.
정말 나이들어갈수록 아집과 아만을 내려 놓아야 한다.
서로 보듬어 주고, 부족하다면 채워주며 격려와 도움의 손길로 커가야 한다.
부부도 자식도 친구도........
우리 용두팔 친구들도 서로 배려하며 오랫동안 함께 할 수 있는 동반자들이 되었으면 좋겠다.
정상에 서면 내려서야 하듯........
벼가 익으면 고개를 숙이듯........
비로봉 정상에서 비로소 비로의 의미를 되새겨보며 오늘의 발자취를 더듬듯 지난 삶을 되돌아 본다. .
상원사 앞마당까지 내려서는 산길 마다 오를 때 보지 못했던 경치들이 새삼 스럽다.
힘든 줄만 알았던 고갯길도 아기자기한 돌무덤과 올망졸망 키작은 나무들로 어울려 살고 있고,
길목마다 힘든 이들의 기도가 작은 돌맹이 하나로 쌓여져 작고 예쁜 탑을 이루고 있었음을........
온몸으로 붉게 타오르는 적단풍의 그리움 속 삼키는 오열을
그저 무심코 지나쳐 버린 무관심에 미안한 마음으로 다시 그 앞에 섰다.
그리고 잠시 안아 주고 싶었다. 그대 부서저 내리진 말거라....
마음에 담아두고 내려서려니 자꾸 붙들어 세운다.
먼거간 친구가 떠올라 하늘을 올려다 본다.
친구가 웃고 있었다.
가을을 닮아가는 용두팔 친구들이 더욱 멋져 보인다.
그대 지지말고 아름답게 물들어 가라.
잠시 상념에 젖어 들어도 보며 걸어 내렸다.
문수 동자와 문수보살상을 함께 비치한 문수전!
대부분의 주존불은 석가모니불(대웅보전), 비로자나불(대적광전), 아미타불(무량수전)을 모시지만 이곳은 문수동자를
주존불로 할만큼 여는 사찰과 차별화 된 상원사임을 알 수 있다.
산사의 뛰어난 비경앞에 한참을 서성이다 법당에 들려 예를 올렸다.
자식을 둔 부모의 마음은 누구나 같을테지만.........
세상을 얄팍하게 살아내지 말고 지혜롭게 살아내길 간구하며 절을 했다.
실패를 두려워하지 말고 실패를 발판삼아 한발짝 내딛을 수 있는 용기를 달라고 기도했다.
산아래 아직도 지지않은 가을 단풍을 더듬어 본다.
명색이 오대산 단풍산행이었는데.........
없는 촬영 솜씨지만 함께하지 못한 친구들을 위해 예쁜 나무들을 담아 내고 싶었다.
다같이 만족할 수는 없었지만, 서로 이해하고 감싸주며 부족한 부분을 챙겨가며 빠른 저녁과 함께 산위헤서 하지 못한
주님을 모시고 다를 오늘 산행의 회포를 푼다.
비록 단풍철 막힌 귀갓길에 힘들었겠지만 다들 안전한 산행, 즐거운 산행이 되었으리란 믿음으로 다음 산행에서
웃으며 다시 볼 수 있기를 소원해 본다.
사랑한다! 친구들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