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인생 & 그림자(습작)

노인 그리고 나.

섬돌 2019. 8. 23. 17:23

     노인 그리고 나


                      - 섬돌 -

흐릿한 기억 속을 비틀거리는 눈동자

잃어버린 날들을 매달고

나팔꽃 가지를 따라 푸른 하늘로 오른다.

 

샛별처럼 반짝이던 철부지 어린 날

나풀대는 봄바람에 웃음꽃 가득

어깨 춤추며 한손가득 움켜쥔 꿈이 있었지.

 

목마른 사랑 불타오르는 청춘

스러지지 않을 것 같은 푸르름으로

짙고 뜨겁게 술잔을 기울여도 보았지.

 

깊고 맑은 눈빛과 열린 마음만 들여다보고

달콤한 향기 속에 곱게 익어가리라 다짐도 하며

순하고 여린 마음 하나로 다독이며 살아왔었는데.

 

문득 찾아올 하늘이 까맣게 내려앉는 날

얼마나 많이 잃어버리고 매달린 채

땅을 향한 그리움으로 흔들릴까 내 눈동자.

 

노인의 머리위로 바람이 나고 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