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인생 & 그림자(습작)
고향상념
섬돌
2021. 9. 24. 12:43
고향상념
- 섬돌 정승수 -
엊그제 놀던 높고 덩치 큰 앞산은
근육이 몽땅 빠져버린
요양원 노인네처럼
야위고 작게만 보이고
누렁 송아지 힘차게 날뛰던 푸른 언덕은
고독한 잡풀들 푸념소리 뿐
여름내 애틋한 쓰름매미 울음 소리도
비켜 선 계절 속으로 잦아 들고
허리 굽은 느티나무는
곱게 단풍이 들어만 가는데
붉은 노을이 내려앉은 가슴 속으로
고추잠자리 한 마리
동심원을 그리며 날아드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