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인생 & 그림자(습작)
중고차의 한숨
섬돌
2021. 12. 23. 11:43
중고차의 한숨
-섬돌 정승수-
1958년 2월에 출고된 ‘경주 정씨 문헌공파 –소문중 고산공파 67세손’ 차량입니다.
가는 줄 모르게 60년 세월이 훌쩍 지난 중고차가 되어 버렸네요.
신차였을 때에는 부모님의 애정으로 사랑도 많이 받았고
연식이 되어가며 주인장이 직접 운전을 하게 되며
예쁘게 꾸미고 가꿔도 주고
작은 부품들은 교체해 가면서
나름 큰 사고나 고장없이 애지중지 다뤄왔습니다.
비탈길도 달려보고
비포장도로도 달려보고
시원하게 고속도로도 달려 보았습니다.
신호등을 어긴 적도 많았고,
과속으로 딱지를 끊어도 보며
살짝 살짝 새치기도 해봤습니다.
앞으로 몇 년을 더 달리게 될지 모르지만
큰 고장없이 잔 고장 수리도 열심히 해가며
거칠지만 않다면, 새로운 길도 가보고 싶고
가능한 교통법규도 잘 지키며 달리고 싶은데...
함께 한 세월이 얼마인데
아직도 자기 고집만 내세우는 주인장 성질머리
오늘도 눈칫밥만 늘어 가는 내 신세가 안타까워
떠가는 흰 구름에 한숨만 가득합니다. 그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