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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국화옆에서(COEX 앞에서)

섬돌 2012. 10. 17. 14:24

 

 코엑스 홀 안이 국향의 정취로 가득하다.

 내 마음도 주체할 수 없어 스마트 폰을 들고 점심시간을 이용하여 국화 꽃들을 탐닉하고자 나섰다.

 꽃마다 손을 맞잡고 하나로 어우러져 조화를 이룬 모습이 참 곱고 아름답다.

 우리네 사람사는 모습도 이처럼 서로를 배려하고 보듬어 안고 살았으면 좋으련만......

 여름철 내리 쬐던 태양도.....

 휘몰아 치던 태풍도.......

 다 잊고 ...어여차~~ 디여~

 풍요로운 가을 수확이 되었기를 소원해 본다

 화려한 듯 소박한 국화꽃 뒤곁 조그만 다리난간에 서서 ....

 찔레꽃 열매 .... 그 너머에 한가로이 얼굴내밀어 가을을 훔치는 잉어의 몸짓이 마치 나를 닮아 있는 듯 하다.

 하늘과 땅과 물!

 온통 가을로 물들여 진 날.

 나도 가을이 되었다.

 이런 날에는 ....

 잊고 살았던 어린시절을 더듬어 보고 싶어진다.

 늘 앞만 보고 달려온 세월.

 가슴시리도록 아련하고도 고운 추억들이 많고 많은데...... 

 지금보다 훨씬 순수하고 맑은 눈빛을 가졌었지.

 꼴망태 하나 어깨에 메고 꼴을 밸때도....

 누런 송아지 풀 뜯어 먹일때면 밭두렁에 누워 무심코 흘러가던 뭉게구름도만 바라봐도 시간가는 줄 몰랐었는데..... 

 빠알간 홍시 하나 따 먹으려고 감나무를 오르다가 약한  가지가 뚝 부러져  땅바닥에 떨어져 엉덩방아를 찟고 울기도 했고.....

 옥수수 서리해서 삶아 먹다 주인에게 들켜 무지하게 혼이 났으면서도, 황금빛 들녁과 붉게 물든 산 그리고 파아란 하늘을

벗삼아 놀던 그실절엔  언제 그랬느냐는 듯 금새 웃음이 저절로 나던 시절이 있었는데.......

 덧없이 세월은 가고...

 어느덧 반백의 나이가 되었는데....

나는 지금 어디에 서 있는가!

달려나간 친구도.......

뒤쳐졌던 그대도.....

지금 서로의 얼굴을 맞대어보면 굵게 패인 주름과 너털웃음속으로 함께 늙어가는 나의 자화상과 다름이 없음이여~

이제라도 내려 놓고......

눈으로 바라보지 말고 가슴으로 품어 안을 수 있는 사람이 되었으면 싶다.

물질에 얽매이지 않고

자그만 사랑에도 소탈하게 웃어주며, 하나가 되어가는 삶을 꿈꾸고 싶다.

 더 늦기전에 아름다운 추억을 많이 많이 만들어 가야겠다.

 연분홍 코스모스 꽃처럼 억세지 않고도 순수한 마음으로 다가갈 수 있는 사람이 되어야겠다.

사랑은 화려하지 않아도 좋다.

사랑은 청춘이 아니어도 좋다.

황혼의 노을이 서서히 물들어 온 하늘을 붉게 물들일 수 있듯이......

나와 당신, 우리 모두를 위해 각자가 베푸는 진실이 온세상을 아름답게 수놓을 있으리란 믿음을 갖고........

열심히 사랑해야겠다.

올 가을엔 유난히도 마음이 시리다.

어쩌면 해가 갈수록 더욱 그러하겟지만.......

시린 가슴을 따뜻하게 함께 할 이웃과 친구들에게 나의 조그만 미소부터 띄워보내야겠다.

그리고 사랑한다고 마음속으로라도 외치고 싶다. 

후회없는 내일을 위하여..... 오늘부터라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