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여름에 가죽옷이라도 입고... 문희공(文僖公) 신석조(辛碩祖)가 항상 말하기를, “할아버지의 성미 급한 것을 거울삼아 부드러운 가죽을 몸에 지니고 성급함을 고치려고 스스로 반성(反省), 자경(自警)했다.” 그러던 어느날, 춘추관에서 국사를 편수할 때에, 한 하급관료와 함께 필연(筆硯)을 같이 한 적이 있는데, 그 하급 관료가 .. 온고지신-나를 돌아보며 2011.05.31
벼는 익을수록 고개를 숙인다고 하였는데.... 세종대왕 때 문도공 윤회(尹淮)와 집현전 학자 남수문(南秀文)은 문장에도 뛰어났으나, 술을 좋아함이 지나쳐 임금은 그들을 아끼는 마음에 술을 석잔이상 마시지 못하게 하였다. 그 뒤로 이들은 연회에서 술을 마시게되면 석잔 이상을 마시지 않았는데, 그 크기가 말술이었다. 세종이 이말을 듣고는, .. 온고지신-나를 돌아보며 2010.06.25
부모와 자식이란... 조선 초 태조이성계 때 문과에 급제하여 세종 때 영의정까지 오른 문경공(文景公) 권진(權軫)의 아들이 글씨를 배우느라고 종이를 많이 소비하였는데, 부인이 말하기를, “종이 값이 매우 비싸 아마도 계속 시키지 못할 것 같습니다.” 하였다. 이에 문경공이 말하기를, “허허, 그게 무슨 말이오, 만약.. 온고지신-나를 돌아보며 2009.06.11
죽음앞에서 승지(承旨) 권채(權採)가 일찍부터 문장로써 세상에 이름을 떨치더니 일찍 죽었다. 장군 김자웅(金自雄)이 몹시 애석해 하니, 사인(舍人) 박이창(朴以昌)이 말하기를, “자네는 주문자(主文者 문형을 말함)의 죽음을 걱정하지 말라. 목은(牧隱 이색)이 가고서는 양촌(陽村 권근)이 책임을 맡았고, 양촌이.. 온고지신-나를 돌아보며 2008.12.09
나를 닮은 투박한 시 한수라도.... 제학(提學) 유효통(兪孝通)이 문장에 능하고 회해(詼諧 실없는 농담)를 잘했다. 일찍이 집현전에서 여러 학사와 더불어 시짓는 공부를 논하였는데 유효통이 말하기를, “옛사람의 시는 삼상(三上)에서 더욱 생각할 수 있다 하였으니, 마상(馬上)·침상(枕上)·측상(厠上)이었다. 나는 그 삼상보.. 온고지신-나를 돌아보며 2008.11.03
꼴찌라도 좋다..... 권익평(權翼平 권람)이 경오년에 향시(鄕試), 회시(會試), 전시(殿試) 등 3시에 모두 장원(수석)으로 합격하였는데, 군수(郡守) 김수광(金秀光)이 향시, 회시, 전시 3시에 모두 말석(꼴등)으로 합격하니, 당시 사람들이 비웃으며 말하기를, “삼장(三場)의 장원은 고금을 통하여 많이 있는 일이나, 삼장의 .. 온고지신-나를 돌아보며 2008.10.12
햇살만을 쫓는 삼봉(三峰) 정도전(鄭道傳)이 일찍이 관아에 나오는데, 한 짝은 희고 한 짝은 검은 신을 신었으므로, 공이 자리에 앉자 서리(胥吏)가 이를 알려주자, 공이 내려다보며 한 번 웃고는 끝내 바꾸어 않았다. 일을 마치고 말을 타고 갈 적에 웃으며 하인에게 말하기를, “너는 내 신이 한 짝은 검고 한 짝은 흰.. 온고지신-나를 돌아보며 2008.10.02
말보다 실천이... 예종(睿宗)이 처음 집정하여 뜻을 모아 다스리기를 도모하였으나, 얼마 되지 않아서 옥체(玉體)가 점점 위태하였는데, 일찍이 손수 책 등에 쓰기를 모두「예종」이라 하셨고, 또 이르기를, “죽어서 이 시호(諡號)를 얻으면 만족하겠다.” 하였는데, 몇 달이 안 되어서 예종이 승하하여 군신들이 시호.. 온고지신-나를 돌아보며 2008.09.02
자신의 능력을 배양하자 고령 부원군 신숙주는 영의정으로 있었고, 능성 부원군 구치관(具致寬)은 새로 우의정이 되었는데, 세조가 두 정승을 내전으로 불러 들였다. 세조가 이르기를, “오늘 내가 경들에게 물을 것이 있으니 능히 대답을 하면 그만 둘 것이요, 능히 대답하지 못하면 벌을 면치 못할 것인데, 경들의 생각은 어.. 온고지신-나를 돌아보며 2008.08.18
술 좋아하고... 문안공(文安公) 이사철(李思哲)은 체격이 굵고 커서 음식을 남보다 유달리 많이 먹었는데, 항상 큰 그릇에 밥 한 그릇과 진 닭 두 마리와 술 한 병을 먹었다. 등에 종기가 나서 거의 죽게 되었는데, 의원이 불고기와 독주(毒酒)를 금해야 한다고 말하니, 공이 말하기를, “먹지 아니하고 사는 것보다 차.. 온고지신-나를 돌아보며 2008.06.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