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시:12월18일 북한산(837미터)
코스:1팀 -우이동 만남의 장소 - 진달래능선-대동문-소귀천계곡-우이동원점회귀
2팀- 구파발 - 이말산길 - 북한산 둘레길(마실길-내시묘역길) - 북한산성입구 - 노적사 입구 - 중흥사 - 대동문 합류
뒷풀이 장소: 우이동만남의장소위 우이분소 뒤 둘레길가든 2시-5시
참석자: 김재원.황기수.김무성.박종범.이명철.조병국.김석종.이용복.박기철.유순두.김용회+1.박찬정.이규완9.김재영.
이정수.박준호, 정승수.송재혁+1.이승배.강홍렬.이동관.김영진.김세봉.
용두팔 북한산 산행 및 정기총회날 - 대다수의 친구들은 우이동 만남의 장소에서 만나 오늘 산행을 시작할 것이다.
허지만 북한산 서쪽에 살고 있는 몇몇은 구파발에서 만나 출발하기고 했다.
구파발역에서 석종이와 재원이를 만났다.
단촐한 산행이지만 따뜻한 마음을 가진 친구들이 함께하니 훈훈하다.
오늘 산행의 길 안내는 제방드나들 듯 북한산을 즐겨 찾는 석종이 앞장을 서기로 했다.
덕분에 나름 많이 다녀봤다는 북한산을 시작부터 생소한 은평구 둘레길인 이말산길 입구로부터 시작해서 낙엽쌓인 고즈넉한 산길을
걷기시작했다.
인적이 드문 아담한 산길
이름모를 문인석들이 여기 저기 옛 영화를 땅 속에 묻고 묵묵히 겨울 바람을 맞는다.
치열한 삶을 살았을.......
그러나 낙엽이 소복이 쌓인 쓸쓸한 봉분들....
살아 생전의 부귀영화도 아득한 세월뒤에는 한줌의 흙과 고독한 안식이 숨쉴 뿐........
우린 욕심없는 산행을 한다.
진관사 입구 안내판에서 석종이 우리가 가야 할 길을 안내하고 있다.
이웃에 놀러 가는 길이라는 의미의 마실길을 따라 삼천사 입구 둘레길로 접어들었다.
150년 수령을 넘긴 느티나무가 마을입구를 지키는 장승처럼 우뚝 서있고....
주변으로는 마실가기 좋은 오솔길과 느티나무와 친구가 되어줄 은행나무 길이 아담하게 만들어졌다.
자연과 인간이 하나되는 길
물과 나무....바람이 어우러져 물길을 만들고, 숲길도 만들고, 흙길도 만들었다는 북한산 둘레길의 마음편한 걸음들이
오늘도 또 다른 추억을 다지고 있다.
호젓한 흙길을 밟으며 내몰리며 살아온 한 해의 고단함을 잊는다.
길을 걸으며 친구의 이야길를 들어주는 것도 행복이다
동행이라는 단어가 문득 아름답게 다가온다.
서로를 고집하지 않고 이해하고 보듬어 주며 가는 길.......
친구가 옆의 허전함을 달래줘서 쓸쓸하지 않게 웃고 즐기며 걸을 수 있어서 좋다.
마실길에는 작은 냇물을 따라 데크로 만든 길도 걷는다.
눈길 닿는 곳마다 겸손한 몸짓으로 내면의 물아일체를 꿈꾸는 듯
모든 속박과 욕망으로부터 벗어나 숨소리마저 고요히 수행하는 나목들!
발소리를 죽여가며 조심조심 걷는다.
벌써 내시묘역길로 접어들었다.
발가벗은 나뭇가지 사이로 북한산 능선들이 고개를 내밀고 섰다.
북한산성길로 올라서자 이내 땀이 난다
하나 둘 옷들을 벗어 배낭에 챙기며 잠시 쉬어간다.
막걸리 한사발에 우정이 쑥쑥 자라난다.ㅋㅋ
재원이 준비한 생률밤을 버무린 김칫 속과 버섯 갈비찜, 총각무와 싱싱한 굴 맛이 오감을 자극시킨다.
이른 아침부터 남편 친구들을 위해 이렇듯 정성을 가득이 담아 보낸을 고마워 하며 감사히 먹었다..
우정의 건배와 함께 우린 또 산행을 사작했다.
산너머 우이동 친구들도 지금쯤 산행을 시작하였을텐데......
만남은 언제나 사람의 마음을 설레게 한다.
어떤 표정들로 어떤 이야기를 주고 받으며 산행을 시작했을까?
내 몸안의 욕심들이 산길을 걸어 오를 때면 거친 호흡을 통해 몸 밖으로 토해낸다.
시원하고 맑은 산내음이 옴 몸 구석구석에서 새롭게 자리한다.
어느덧 중원문 입구에 다다랗다.
산행을 하며 북한산성의 역사도 담아 오른다.
비교적 완만한 지형의 북한산 계곡을 따라 오르는 오늘 산행은 오히려 트래킹 코스라고 해야할 만큼 걷기 좋은 곳이다.
골짜기에는 겨룰인데도 수량이 풍부해서 물 흐르는 소리가 걷는이들의 귀를 즐겁게 해 준다.
틈틈이 들려주는 석종이의 숲 해설가 다운 맨트가 무심코 오를 수 있는 북한산의 이곳 저곳에 대해 새삼 눈뜨게 만든다.
푸른 솔 뒤로 보일듯 말듯 노적봉이 여인네 젖무덤처럼 봉긋이 솟아있다.
슬쩍 눈 돌려 다시한번 바라다 본다.......역시 사내란????
내마음을 알아차렸는지 재원이 사진기를 빼앗아 사진을 찍어준다......
그런데 그 젖무덤은 어디로 갔노????ㅋㅋ
중성문을 지나 산영루 행궁지를 거쳐 오르면서 오늘같은 산행에 대해 감사한 마음이 자꾸들었다.
여기저기 기웃대다보면 저만큼 앞서가던 친구들이 묵묵히 기다려주고........
혹시나 무리할까 쉬엄쉬엄 걸어주는 배려 가득한 산행 - 사랑과 우정을 꼭꼭 가슴에 담아가며 오른다. 하나둘 퍼
친구들의 사랑이 얼음장도 녹이나보다..ㅋㅋ
매일 매일 수많은 산객의 발길에 채이고 짓밟히면서도 언제나 한결같이 포근한 가슴으로 산아래 아픈 영혼들을 보듬어 안아주는
산이 있어 좋다.
상채기가 나도 꾹꾹 눌러 참으며 새살이 돋기를 기다리는 산길
혹여 팔 비틀려 부러져도 울음 꾹꾹 눌러참고 새순을 바라는 나무들
억눌린 마음을 씻어 내리는 시원한 물소리
속 좁은 인간의 애증을 풀어주고 달래주려는듯 숲길 따라오르며 지저귀는 산새들의 합창소리.
오늘도 갚지 못할 사랑을 듬뿍 받으며 오른다.
고개들어 앞을보니 백운대 노적봉이요.
뒤돌아 보니 그곳에는 의상봉과 용형봉이 우뚝하다.
길가에는 서걱서걱 치적대는 갈대의 유혹이 발걸음을 잡아끈다.
이 아름다운 풍경을 어찌 작은 랜즈에 그려갈 수 있으랴.......
이 행복한 마음을 어찌 산너머 친구들에게 담아줄 수 있으랴.....
아무리 봐도 대동문 팻말은 보이지 않는데........
석종이는 10분만 오르면 대동문이란다,
조금 더 오르다 보니 옆길로 대동문 팻말이 보이기 시작했다 . 마음이 급해지고 발걸음들이 빨라지기 시작했다.
이심전심 그리움이 컸었나 보다.
먼저오른 석종이 문루에 있는 친구들을 향해 손을 흔들며 반가움을 표시한다.
벌써 간단한 식사들을 마치고 우릴 기다리고 있다.
산아래 정자에서 너무 많은 시간을 지체하는 바람에 늦어져 함께 먹거리를 나누어 먹지 못해 서운하고 미안했다.
(담부터는 안그럴께.......다들 미안해!!!)
이제야 모두가 함께 합체가 되어 완전체 - 용두팔이 되었다.
그래~~~~ 우린 함께해야 더욱 빛나고 아름답다는 것도 알았다.
뿔뿔이 흩어졌자가도 한곳으로 모일 수 있는 함! - 그 가장자리엔 사랑과 진한 정이 있음을 우린 말하지 않아도 안다.
언제나 신혼처럼 알콩달콩 예쁘게 살아가는 용회부부의 모습이 보기 좋다.
나이를 먹어가며 아픈 곳을 서로 어루만져주는 마음이 부럽다.
우린는 나이를 먹어가는데........이 친구부부는 잘 익어가는 것 같다.
산길을 함께 내려가는 모습도 보기 좋다.(나도 다음에는 그래야쥐~~~~ㅋㅋ)
빙판길을 조심조섬 서로에게 안전을 걱정하며 하산을 시작했다.
짖굳은 동관이 V자를 그리며 앞장서 내려가고......
오랜만에 산에서 보는 명철이와 문로 뒤를 이어 신임 총무가 될 용복이 오늘은 무릅통증이 없는 듯 잘 내려오고 있다.
다리굵기가 내 허리만큼 튼튼한데......걷는데는 잼뱅이 같어....ㅋㅋ
총무 2년이면 백두를 뛰고도 남을겨!!!(서당개 3년이면 풍월을 읊는다고 했으니께ㅋㅋㅋ)
앞서가던 대장 제만이 뒤돌아서서 대원들이 잘 내려오는지 둘러본다.
역시 대장은 멋있어!!!
또다시 앞장서 발걸음을 옮기고.......
뒤따라오는 후미가 다른길로 들어서지나 않을까 기다려 주는 용복!
서로를 위해 마음을 내어 주는 친구들이 곁에 있어 산행을 할 때면 내 마음도 따라 넉넉해진다.
이젠 이 산을 뒤로하고 내려가야만 한다.
쓸쓸함이 내 등을 자꾸 잡아챈다.
모두 떨구고
풀풀 웃음 한자락 피워낼 줄 알았늗데......
내가 그리움이 커서일까?
뒤돌아 보면
그들 눈망울이 자꾸 내 가슴으로 파고 든다.
그래서 또 산을 찾는가 보다.
내가 그대를 배반할지라도 그대 그 눈빛으로 언제나 날 기다리고 있음을......
난 사랑에 빠졌다 보다.
알콩달콩 내여오는 용회 내외를 불러세워 놓고 양쪽 무릎에 벌침을 맞았다.
요즘들어 무릎 통증이 심해서 부탁했더니 손수 벌통을 메고 와 준 친구의 마음이 얼마나 고맙던지.......
술꾼(?) 재영이 웬일로 후미 막걸리 잔치를 뒤로한 채 홀로 산길을 내려온다.
내 배낭에 남아있던 소주는 잊은 채 석종이 넣어 둔 막걸리만 그리워 했던 나!
이 친구들이 내려서자마자 남은 소주가 순식간에 게눈 감추듯 없어지고 ......자존심 다 버린 채 마지막 한방울을 호짝대며 마시는
나의 모습이란........
그런 내 제스처에 다들 웃음도 지어보고....
오늘 처음 산행을 따라 나선 용두팔 새내기 박준호, 이정수 친구들에게 박수를 보내고 싶다.
우린 잠시 바쁘게 살았을 뿐 잊지 않고 있었음을 안다.
이렇듯 함께 뭉치면 금새 우리가 되는 것이 용두팔이다.
용기가 없었다면.......
우린 언제나 손 내밀어 함께할 마음이 되어 있다.
우리 "용두팔 친구 아이가!!!"
얼마쯤 내려오고 있는데.....
앞서가던 재원이 사진을 찍어달라며 기다리고 있다.
돌기둥에는 "常樂我淨(상락아정)'" 불교의 이상향이 새겨져 있다.
무릇 알듯 말듯 묘한 웃음을 흘기며 가는 그의 표정이 재미있다.
그래 부처의 세계는 걸림이 없어야 하느니라....
동심의 세계와 맞닿아 있겠거니........
산 속 깊이 할렐루야 기도원이 고풍스러운 한옥집으로 자리하고 있었다.
통성기도를 할 수 있는 곳(?) - 자연속에서 종교도 하나가 되는 듯 싶다.
도선사 계곡을 따라 흐르던 냇물이 작은 웅덩이에 멈춰서 푸른 하늘과 산자락을 가득이 담았다.
맑은 물속에 투영된 그림자.
우리의 마음이 맑다면 그 마음에 우리도 하늘을 담을 수 있으리라.
넉넉히 사랑도 담아낼 수 있으리라.
그런 마음으로 여기에 정기총회 장소를 삼았나????
음식이 나오기 전에 정기총회 식순에 준하여 행사가 이루어지고.......
2년간 고생한 이문로 총무의 감사해 증정과 황기수 회장님의 정성이 담긴 선물, 이승배 동문의 고마움의 정을 담은 선물증정....
신임 총무로 선출된 이용복을 위한 격려 박수와 각종 기 전달식.......
금년 한해 용두팔 산악회를 위해 물심양면으로 앞장서준 재원에게도 회장님의 선물증정.....
작지만 아름다운 용두팔정기총회가 아니었나 싶다.
이런저런 사유로 함께하지 못한 모든 친구들에게, 올해보다는 내년에는 한명이라도 더 많이 함께하는 정기총회로 발돋움 할 수 있도록
관심과 애정을 보내달라는 친구들의 간곡한 외침도 여기에 함께 담는다.
친구가 있어 나가는 용두팔이 아닌.....
내가 앞장서 나감으로써 더욱 빛나고 아름다운 용두팔로 거듭 날 수 있다는 마음으로 40주년에는 더욱 풍성하고 멋지게
만들어 보자는 약속과 다짐도 했다.
"친구야! 내탓 아이가?"
건강한 마음으로 우리 한결같은 마음으로 오래오래 같이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