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사

목우재-제1사단 11,12연대 법회를 다녀와서

섬돌 2008. 8. 11. 11:14

 늦잠을 즐겨야 할 일요일 아침!

부지런을 떨며 더 자겠다는 아들을 깨워 아침을 챙겨 먹고 집을 나섰다.

그런데 아차!

LPG 차량인데 자유로를 타면 충전소가 없음을 뒤늦게 알아차린 것이다.

서둘러 제일 가까운 곳으로 방향을 틀어 충전을 마치고 약속장소인 자유로 휴게소에 도착하니

이미 도착한 김주선부부, 이은순 가족, 그리고 정형옥 가족이 고개를 쭉 내밀고 입구쪽을 향하여

누군가를 열심히 찾고 있었다.

ㅋㅋ.... 이미 출구 쪽으로 와있는데...


약20분 정도 늦게 출발하여 제1사단 12연대 무선사에 도착한 일행은 서둘러 열무김치를 3팀으

로 나누어 싣고, 충절사와 백학사로 부지런히 출발을 했다.


모두가 내 실수로 늦어진 20분을 벌충하기위해 아침부터 구슬땀을 흘린다.

 

아이들은 무선사에 남겨두고.....


경훈과 형옥법우 내외는 충절사로...

나와 아내 그리고 동성법우는 백성사로....

주선과 은순법우는 무선사에 남아 시원한 열무국수 보시와 법보시를 위해 헤어졌다.


첫 번째 이산가족이 생겼다.

ㅠ,ㅠ


충절사에서는 김금옥법우님의 설법으로...

백성사에서는 칠불통계와 십선 십악에 대하여....

무선사에서는 군종법사스님의 설법이 있었고.....

(타 부대는 함께 하지 못해 이후 생략)


뒤이어 땀범벅이 된 동성법우가 얼음물에 시원한 열무국수를 들고 법회가 끝난 백성사

법당으로 들어왔다.


 연대장 내외와 약 30~40명 안팎의 장병들과 시원한 국수를 먹으며 잠시 담소도 나누었고,

뒤따라 나온 연대장 내외가 음식물 식기세척장에까지 다가와 아내에게도 정중히 인사를 하며

고마움을 표한다.

 

 이렇듯 주고받는 조그만 인사가  모든 고생을 잊게 할 수 있음이다.


 부지런히 설거지를 하고 무선사에 돌아오니, 시간은 오후1시를 넘어서고 있었고..다른 팀들은

이미 오전 일과를 마치고 에어컨 바람에 오수를 즐기는 사람도 있었다.


에궁~~ 우리도 빨랑 끝냈어야했나?!

그래도 여름철 별미 열무국수를 먹기위해 찾아온 장병에게...

혹여 불교에 대한 조그만 관심을 갖고 온 사병에게도....

또한 불교의 신행을 위해 달려 온 이들 모두와 함께....

 

 이들이 앞으로 한국 불교를 짊어지고 가야 할 신진동력이 될 수 있다는 희망을 가지고

내가 알고 있는 불교교리에 대하여 하나라도 더 나누고 싶은 욕심이 있었기에 즐겁고 기쁜

마음으로 할 수 있었다.


 졸리면 자라..

 마음편히 잘 수 있음도 행복이리라...

 부처님 법음 안에서 꾸벅일 수 있다면.....

 꿈속에서도 열반적정의 세계를 거닐고 있지 않았을까?


 초롱초롱한 눈빛에서는 불교의 희망을 엿 볼 수 있음이리라.

  오후2시.

 부회장님과 김금옥법우 그리고 그 가족들은 추석 명절 보시를 위해 사단 법사님을 뵈러

떠나고....

 주선법우내외와 나는 백학대대 법당으로....

 아이들과 다른 식구들은 도라산 전망대 법당으로 새로운 얼음을 채워서 출발하였다.


 작렬하는 태양으로 아스팔트가 이글대며 열기를 품어내지만, 임진강의 물살은 도도히

여름 한가운데를 따라 서해로 시원함을 실어 나른다.


 임진각 평화의 다리를 지나 개성으로 향한 쭉 뻗은 도로를 달려 녹음이 우거진 숲 길을

접어드니 마음이 여유로워 진다.


 이곳이 어찌 이북과 대치하고 있는 최전방이란 말인가?

 

 새들도 자유로이 날아들고...

 구름도 바람도 한가롭기만 여느 들녘과 다름이 없다.


 간간히 여름 한낮의 태양을 이고 총부리를 움켜쥔 채 국방의 의무를 다하는 젊은 초병들의

모습이 스칠 때면 마음이 안쓰러웠다.


 백학대대 법당에선 초병을 나갔다 온 장병들이 3시가 되어서야 하나 둘 찾아들었고...

 10명이 둘러앉아 단촐한 법회를 가질 수 있었다.

 

 지치고 힘들었을 텐데도 모두가 촐망촐망한 눈빛으로 함께 해 주어 덧없이 기뻤다.


 손수 목탁도 치고 죽비도 때려가며 어설픈 진행을 했지만.......

 오늘은 오랜만에 백성사와 백학대대에서 손수 목탁을 치며 반야심경과 법회를 집도 할 수 있는

자리를 만들어 준 목우재에게도 감사를 드린다.


이렇듯 오늘의 목우재 1사단 11,12 연대 법회는 모두 마무리되고.....

 


 돌아오는 길에는 부회장님의 보시로 갈릴리농원이라는 장어집에서 맛있는 저녁공양과

땀 흘렸지만 행복했던 오늘 하루에 대한 서로의 마음들을 나눌 수 있어 좋았다.


 비록 몸은 고달픈 하루였겠지만, 모두가 각자의 위치에서 봉사나 보시라기보다는 자신

스스로에게 행복과 위안과 기쁨을 안고 돌아 갈 수 있었던 시간이기도 했으리라.


그 마음 하나 변함없이 하루하루를 엮어 갈 수 있기를 바라며.........

오늘 공덕으로 모두가 평안하시길 기원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