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가생활

창원 성주사를 다녀와서...

섬돌 2011. 2. 14. 12:55

 

불모산 성주사 - 커다란 바위에 세겨진 성주사 팻말이 고요히 절 어구를 지키고 섰다.

인적이 없는 사잇길로 찬 겨울바람이 인다.

모든 세속의 인연을 끊고 수행하는 나목들의 울림이 들리는 듯 하다.

 바람 끝으로 봄기운이 느껴진다.

 새로운 인연이 꿈틀대는 소리를 엿듣다보니.....

봄이 한웅큼 내 가슴속으로 들어와 버렸다.

양지바른 곳으로부터 속삭이며 일어나는 봄향에 잠시 쉬었다 간들 어떠리.....

사잇길 돌아드니 푸르른 하늘 성주사 산자락에 내려앉아 청아함이 절터에 가득하다.

 죽은 부처는 어디에 있으며....

 산 동승은 어디에 있느뇨?

 때 묻지 않은 그대 참마음이 부처요.

 정성으로 합장함에 온세상이 법당인 것을......

 동종에는 세상 모든 중생을 다 건지려는 간절한 마음을 담았을까?

지장전에는 모든 지옥중생 제도하려는 지장보살의 간절한 원력이 실렸을까?

아무래도 세속중생에게는 먹고사는 일이 제일이라 공양간이 눈에 띈다.- 원주실(오담관)

 공양간 옆으로 길게 설법전이 들어서 산아래 사람들을 불러 모으고..

신라 흥덕왕10년(835년)세워진 성주사 대웅전은 임진왜란 때 소실되 없어진 것을 숙종7(1581년)에 다시 중건하였다고

한다.

처음 성주사를 지을 때 바닷가 근처라 왜구들의 침범이 잦았는데, 그 때 무염국사가 지리산에서 내려와 왜구를 물리침

으로써 흥덕왕이 터와 노비를 내려 이 절을 지었다고 한는데.....

중건당시 곰이 나타난 절을 지을 목재를 하룻밤새에 옮겨다 놓았다는 전설에서 곰절이라고도 한단다.

 이곳 사찰의 대웅전에 들르니 중부지방에서 보는 부처님상과 다르게 얼굴이 갸름하고 길게 생긴 것이 인상적이다.

대웅전 왼편으로 아미타 부처님과 산신령, 독각을 모신 삼성각이 위치해 있으며,

오른편에는 영산전이 위치해 있는데, 이곳은 대부분 영산회상도가 모셔져 있으나, 이곳은 지장전 불상을 연상케 했다.

이곳은 설법전 실내로 가지런히 깔아논 방석과....

천장에 매달린 각각보체들의 염원들이 가슴뭉클하게 한다.

설법당 전면에는 아미타부처님과 보살님....그리고 천백억 화신을 상징하는 듯 수많은 불상들로 가득하다.

 석양으로 지는 햇살이 문풍지를 어루만지며 설법전을 기웃대는데......

난 그곳에서 잠시 합장하고 머리를 숙였다.

고요와 적막이 흐르는 가운데 온 세상 부처님이 내 곁에 함께 하는 듯, 마음이 설렌다.

설법전에서 3배를 하고 내려서니 분수대에 품어나오는 두줄기 물방울이 고요를 깨고 있다.

깨어나라....

깨어나라....

마음속 속박을 깨고 자유로워져라.

 

작은 울림은 커다란 함성이 되어 파고든다.

 가지런한 삶에서 일탈을 꿈꾸려는 것이 아니다.

세상 모든 침묵을 뒤집어 쓰고 있음도 아니다.

오롯이 솟아오른 돌탑처럼

일심으로 바램을 향해 정진하라는 이름이다.

진해 앞바다 너머로 석양이 진다.

모든 상념을 비워낸 자리 - 노을빛이 참 곱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