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 시 : 2014년 1월 19일(일요일)
장 소 : 소백산 어의곡 탐방지원센타-비로봉(정상)-주목군락지-천동계곡
인 원 : 김규일, 박찬정, 박 돈, 박병준, 송재혁부부, 황기수, 김세봉, 조병국, 이문로, 이승배+종서, 박종범,
김성권, 이동관부부, 김상현, 이제만부부, 심재길. 정승수, 심응선, 김재원, 이장원, 김창덕, 고영춘,
권승칠, 김종권부부+준수, 김태선, 이규완부부(32명)
겨울나무
간절한 그리움은 속이 다 시린 상고대가 되고
밤새 울다 지친 나무는 백발이 하얗구나.
상념의 잎들 떨구고 오롯이 앉았거늘
휘~
휙
휘파람 소리 동짓달 기나긴 밤
숨소리 가다듬고 한 밤을 찾아 헤매어도
진여의 울림은 막막하기만 한데
그대는 아는가?
그리움은 무념이 되고
울음은 무상으로 움트고 있음을.- 섬돌생각
2014년 새해를 맞아 찾은 처음찾은 용두팔의 소백산행.
오랜만에 많은 친구들의 웃음띈 얼굴을 대하니 서로가 반갑고 기쁘고 즐겁다.
우리나라 18번째 국립공원이며 경상도, 강원도, 충청도 3도를 품은 민족의 영산인 소백산에서 수려한 기(氣)를
받아 모두가 강건하고 행복하기를 염원하며 어의곡 들머리로 들어섰다.
언어의 마술사 기수가 옆에 있다면......
"오늘은 재길이 참석했으니 재(제)길따라 샛길로 빠지지 않고 안전 산행들 하자!" 외쳤을꺼야.
"용두팔 - 소백의 품에 안기다."
이제 시작인데, 어느새 골을 타고 내리는 시원한 바람 내음과 나무들의 입김이 코끝을 간지럽힌다.
숲의 상큼한 반김에 눈을 감고 잠시 긴 호흡으로 화답해 본다.
뽀드득 뽀드득 눈길 밞는 소릴 들으며 마음은 자꾸자꾸 동심으로 돌아가고.......
정담어린 친구들의 웃음소리 들으며 걷다보면 겨우내 쌓였던 터럭을 하나 둘 털어내며 덩달아 여여로워 지는
마음.
친구들과 함께하는 산행은 묵언의 발걸음 속에서도 서로 의지가 되어서 좋다.
지금 떼고있는 발걸음 하나하나에 건강이 쌓여져서........
먼 훗날 오늘을 회상하며 건강한 모습으로 서로의 호흡소릴 들으며 함께 할 수 있었음 좋겠다.
졸업 후 처음 용두팔을 찾은 재원!
기수가 말한 것 처럼 "오늘은 용두팔 산악회에 좋은 재원이 하나 더 늘어나서 좋다."
오늘의 초발심 -앞으로도 오늘처럼 늘 함께하는 친구가 되었으면 싶다.
산행을 하며 처음 맞는 쉼터?
얼마 오르지도 않았는데 벌써 등뒤로 땀이 차기시작했다.
각자들 옷가지를 간편히 고쳐입고 물한모금 마실 새도 없이 다시 출발이다.
그리고 이때까지만해도 성권이 친구들의 건강을 위해 준비해온 '불개미주" 술 한잔이 나에게도 돌아올 줄만
알았는데........
그래도 친구를 위한 착한 마음 하나- 모두가 그런 마음으로 함께 하는 산행이기에 언제나 마음이 따뜻해지는 모임.
격의 없이 함께 할 수 친구가 언제나 손만 뻗으면 옆에 있다는 것이 좋다.
언제나 한결같은 재혁내외!
부부는 닮아간다고 하지 않았던가. - 예나 지금이나 볼수록 예쁘게 닮아가는 부부의 모습이 아름답다
때론 남편의 과음으로 알콩달콩 부부싸움하는 모습도 - 서로에게 애정이 뚝뚝 묻어나는 것 같아 보기 좋다.
식을 줄 모르는 동관의 부부사랑도 빠뜨릴 수 없다.
언제나 연애하듯 서로를 아껴주며 함께하는 부부- 짊어진 배낭의 무게만큼 아내의 사랑도 묵직할 것 같다.
굳이 말하지 않아도 눈빛으로 하나가 되어가는 부부들의 모습이 보기 좋다.
소백의 추위마저도 잠재워버린 친구들의 우정......그리고 사랑.
친구에게 나누어 줄 음식하나 ....과일 한조각이라도 정성껏 준비해 오는 마음.
누구랄 것도 없이 배낭 속 마다에 어떤 사랑을 담아왔을까?
어쩌면 연애하는 마음으로 상대의 사랑을 확인해 보고 싶은 심정으로 친구의 배낭 속이 궁금해지고 설레는 마음.
이것이 나만의 짝사랑이 아니었음 좋겠다.
어지럽게 밟혀진 눈 밭 너머 고운 순백의 숲을 바라본다.
내 마음이다.
얽히고 섫힌 발자욱이 지금의 삶이다.
허지만
가끔은 눈앞의 현실보다 파라다이스를 꿈꾼다.
반짝이는 햇살이 눈부시다.
삶은 단절이 아니라 하나로 이어진 인연의 끈같은 것.
나는 오늘 좋은 인연을 발자욱을 남기고 싶다.
욕쟁이로 돌아온 찬정이와 겨울 독사....심심(심응선, 심재길)하지만 그래도 새로운 재원이 하나 들어 왔으니
함께 사진이라도 찍고 가자!
처음 산행인데도 따뜻하게 맞아주는 친구들이 있는 산악회 - 용두팔 산악회.
30년이 지나만 어떻고.......산행을 조금 못하면 어떠리!
우리가 한 동문이라는 둥지에서 만났기에 언제 어느장소에서 만나도 금새 하나가 될 수 있음이리라.
"우리가 남이가?"
발가벗은 나목사이로 멀리 소백의 수려한 자태가 눈에 든다.
웅장하면서도 너그러움을 품은 산.
푸르른 하늘이 맞닿은 부드러운 능선길
차가운 듯 포근함이 느껴져서 자꾸 멈추어서서 주변을 보게 된다.
초딩때 보고 오늘 중학교 2학년이 되어 아빠보다 훌쩍 커버린 승배와 아들 종서!
부자간의 정이 늘 오늘만 같기를 .......
이리기웃 저리 기웃 마음껏 소백의 정취에 빠져 오르다 보니.......
어느덧 점심시간이 되었다.
모처럼 전투식량 마파두부와 각자가 준비해온 밑반찬으로 간단히 점심식사를 마쳤다.
아직까지도 쉬엄쉬엄 부부애를 나누며 오르고 있을 종권 부부는 눈에 띄지 않는데.......후미대장 세봉이는 뭥미?
배들이 불렀는지 산행을 독촉하는 친구들 땜에........
서둘러 배낭을 챙기고 다시 산행을 준비한다
빠뜨린 물건들은 없는지 서로 챙겨주며 출발!
이 사진에 대해서는 어떻게 찍었는지 비몽사몽!
병국이의 손에 쥔것은 무엇일까?
손을 내민 병국의 손은 마치 예수 그리스도의 손길같기도 하고.......
너그러운 자비의 화신 관세음 보살의 손길 같기도 하고.......
재길~~
이시간 이후로 하산하여 버스에 도착할 때 까지 우린 그의 그림자도 밟을 수 없었다.
조금전까지만 해도 아름답고 황홀하기만 했던 백설과 즐겁기만 했던 산행이 고통과 좌절로 바뀔 줄이야!!!
그대는 보이는가!
절규하듯 울부짖는 한마리의 외로운 늑대(?)를.......
한 켠에서 또 한마리가 널부러져 있다.
그동안의 운동부족으로 다리에 쥐가 나서 포효하고 있는 재길과..........그리고 나(안보이지? ㅋㅋ)
고통스러워하는 친구에세 "야옹~ 야옹~" 고양이로 쥐를 잡아야 한다며 약을 올리는 성권이가 왜 그리도
얄밉던지......(이 웬쑤 두고 보자!!!)
이젠 후미 종권부부도 우릴 앞지르고......
세봉이 우리를 케어하기위해 빙긋이 웃으며 기다려 준다.(미안혀~~~~)
그래!
미안한 것은 미안한 것이고.......
이 아름다운 풍광을 어찌 두고 갈 수 있으랴.
근육이 끊어질듯 아픈 고통도 사진을 찍을 때만큼은 잠시 잊자!
산행은 고행일지라도 사진은 영원히 남는 증거인것이여~~~
이렇듯 살갑게 사진도 찍어가며...... 아픔도 달래가며......
때론 느긋하게 걷는 산행도 나름 여유가 있어 싫지 않다.
능선을 따라 이어진 총천연색으 인간띠들이 장관을 이루고 있다.
저 정상이 우리가 오를 비로봉!
비로는 불경의 비로자나불에서 따온 것으로 인간의 때묻지 않는 본성(진여당체)를 뜻한다.
정상에 선 모두의 마음에 본래의 마음 하나를 찾아 갈 수 있기를 바래본다.
재길아!
가끔은 서로 아파 늦게 가다보니 이렇듯 마음껏 사진을 찍을 수 있는 것 아니겠냐?
우리네 인생도 나쁜 것이 있으면 좋은 것도 생기는 법이여!!
근심걱정 내려놓고 우리 웃으며 살자!
누군가 그러더라.
"행복해서 웃는 것이 아니라, 자꾸 웃다보니 행복해 지더라."고
어느덧 오늘 산행의 꼬래비들이 비로봉 정상에 섰다.
다들 서로를 위로하며 기록을 남긴다.(ㅋㅋ 이렇게 사진만 보면 절대 낙오자도 느림보도 아닌겨~~우린!!!)
앞서 간 친구들은 비로봉 정상에서 요로코롬 단체사진도 찍고 갔다는 전설만 풍문에 들었는데.......
영춘이의 너그러운 마음이 문자로 사진을 실어 보내 주었네. 그랴.(내가 이런 사진을 부러워 할 줄이야ㅠㅠ)
그래도 절대 비굴하거나 슬퍼하지 않고......더욱 더 자연을 만끽하며 볼 것은 다 보고......
느낄 것은 더 느껴가며 우리만의 속도로 어깨선을 따라 요염하게 속살 보여주는 비로봉의 아름다움에 심취해
보기도 했다.
앞서가며 혹여 내리막길에서도 아내가 뒤쳐지지는 않을까 한발짝 띄어 놓을 때마다 뒤돌아 보는 종권!
앞에는 남푠이......뒤에는 듬직한 아들 준수가......
"누군 행복하것수~~~~ㅋㅋㅋ)
이러다가 다음 산행에서는 다들 뒤처지는 것 아녀???
천동계곡을 향해 산허리를 비켜 드니 주목군락이 앞을 가로막는다.
여기저기 기기묘묘한 나무들이 제각기 자태를 뽐내며 산객을 유혹하는데.......
마음약한 우리가 어찌 그냥 지나칠수 있으랴.
제일 젊은 준수가 함께 포즈도 취해보고......
"이봐 젊은이! 저리 좀 비켜봐!! 나도 한몫 껴주게나~~"
아무 불평없이 자리를 내어주는 준수의 마음도, 변함없는 마음으로 받아주는 주목도.....
가지말라고 잡아끄는 주목들의 간절함을 뿌리치려니 마음이 아프다.
"그래 나 지금 떠나도 마음속 너를 간직하마."
사진으로나마 담아둬야만 할 것 같다.
그들과 아쉬운 작별인사를 나누고 내려서다보니........
이젠 비스듬한 내리막길이 시작된다.
키큰 낙엽송 군락지도 지난다.
아픈 다리도 견딜만큼 하다.
얼마를 내려섰을까?
못내 우리가 걱정되었던지 친구들이 기다려주고 있다.
이런것이 사나이 우정이요, 친구들의 사랑 아닐까?
다음 산행에서는 보다 더 건강한 모습, 건강한 웃음으로 함께 해야겠다는 다짐을 해 본다.
아무리 하는 일이 많아도 앞으로는 건강을 최우선에 두고 살아야겠다.
건강한 심신을 갖고 있어야 건강한 친구들과 함께 오랫동안 만날 수 있으리란 생각에........
뒷풀이를 하며 황기수가 외친 "위하여! 껄껄껄"한말을 마음에 담아둔다
" 보다 베풀고 살껄, 보다 용서하며 살껄, 보다 재미있게 살껄 "
친구들아! 우리 보다 재미있게 살자~~~~
졸졸졸 얼음장 밑으로 따뜻한 마음이 흐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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