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 시 :2014년 9월27일 (토) 날씨 맑음
장 소 : 유명산
인 원 : 김진익, 김규일, 김태선, 김세봉, 권승칠, 임순만, 오진탁, 최재헌, 정승수 (8명)
가을을 타는 남자들
신록의 여름이 성숙해져가는 가을의 초입. - 용두팔 유명산 입구에 서다.
서늘한 산공기를 맞으며 화이팅을 외쳐본다.
촌각을 다투며 바쁘게 살아온 일상을 잠시 내려놓고 오늘은 마음껏 놀며 쉬며 산행을 할 수 있으리라는 기대를 안고....
그러나 그 기대와 바램은 산행을 시작하자마자 꿈이었음을..........
산귀신과 산도사들을 따라오르며 온몸으로 절규하며 흐느끼며 따라 오른다....ㅋㅋㅋ
더이상 따라 오를 수 없을만큼 가쁜 숨을 들이켤때 쯤, 쉬어가자는 말이 천상의 소리처럼 내 귓전을 때리는 순간 온 몸이 전율하며
행복을 느낀다.
갓 잡아올린 유명산 잣 막걸리 한 잔으로 목을 축이고.......
진탁이 준비해 온 찹쌀 떡과 과일로 허기진 배도 채우니 얼굴에 화색이 돌고 산아래 두고 온 친구들의 안부도 궁금해 진다.
걸죽한 막럴리 한사발에 텁텁한 웃음 담고 우린 또 산행을 준비한다.
산아래 남은 진익과 태선이 차디 찬 계곡에 발담그고 웃고 있지만 아우성치며 알알이 일어나는 세포들의 절규를 어찌 참아낼 수
있으랴!
이내 햇빛 따뜻한 바위에 올라 막걸리 한사발로 속을 달랜다.
얘들아! 안주는 잘 챙겨먹고 있는겨???
예우를 갖춰 유명산 정상에 고수님들 사진을 먼저 찍어 드리고........
단촐하지만 힘찬 용두팔의 기상을 담아 본다.
산에 올랐으니 정상주를 한잔(?) 으로 산행의 즐거움을 나누는 것 또한 행복이다.
하산길을 위해 간단히 목을 축이는 것은 필수!
갈대와 가을 남자!
웃음가에도 가을이 뚝뚝 묻어난다.
중년의 사내들이기에 더욱더 가을이 시린 듯 느껴진다.
스치는 바람결에도 출렁이는 갈대숲처럼 흔들리는 마음이여
유명산 고개마루를 넘던 햇님도 잠시 멈추어 서서
우리네 어깨를 토닥여 준다.
낙엽 내음을 껴안고 가을 한가운데로 온 몸을 던진다.
어느새 우린 모두가 가을 남자가 되어버렸다.
목청껏 울어대던 매미의 울음소리를 여름내 들으며 영글어 가던 참나무- 밤하늘 달빛 맞으며 후두둑 떨어져 내린 도토리들로
수두룩한 숲!
제 양식을 앗아가는 손길을 애타게 바라보는 다람쥐들의 눈빛과 손이 닳도록 연신 빌어보는 애처로움을 아는지........
중년의 여인들은 연신 앞춤에 도토리를 주어담기에 여념이 없다, ㅠㅠ
여치울음소리 인기척이 끊긴 호젓한 산길을 가득 채우고 있다.
숨죽이고 가던 길을 잠시 멈추어 서다.
가을 숲 속에서 나를 내려놓고 생명의 소리를 듣는다는 것이 얼마나 행복한 것인지........
맑고 아름다운 향기가 노래가 된다.
그리움은 붉은 미소가 된다.
잠시 계곡에 앉다.
발 담그고 피곤을 풀어본다. 가을이 물 속에서도 느껴진다.
푸르름 가득담은 소를 배경삼아 포즈를 취한 진탁!
진탁과 세봉이서니 완죤 동양철학의 앙상블??? ㅋㅋㅋ
호젓한 산행을 하다보니 오늘따라 나도 사진을 많이 찍게 되었다.
바위 계곡 틈으로 바쁜 걸음을 재촉하는 물소리
왔던 길을 더듬으며 잠시 숨고르는 동안 푸른 하늘과 숲을 품는다.
산객의 발소리를 들으며 종종걸음으로 따라내려온 계곡 물
산위 갈대의 울음소리도......
노송의 한숨소리도.....
가는 세월을 한숨짓는 매미을 절규도.....
어느것하나 소홀함없이 담아내며 흐른다.
가을이 더딘 발걸음으로 자꾸 내 뒤를 따라 내려온다.
군데군데 눈길을 사로잡는 붉은 단풍들........
양지바른 절벽바위에 붙어 성급히 붉게 물든 단풍 - 고된 삶속에 치열하게 살아 남은 아름다움이어서 더욱 아름답다.
진- 오진탁
선- 김세봉
썩소 - 승수
가을빛 가득담아 내린 물이 가득해서 좋다.
저멀리 가을 하늘과 가을 산이 한폭의 산수화처럼 드리워진 계곡 한가운데 서 있어서 좋다.
가던 길을 멈추어 서서 나를 반조해 볼 수 있어서 좋다.
이름 모를 꽃이어도 네가 선 자리에서 주위에 향기를 나눠줄 수 있어서 좋다.
음지에서 자라도 굽힘없이 꼿꼿이 등 세우고 사는 자신있는 모습도 좋다.
세상 수근거림도 꿀꺽 삼키고 콸콸 소리내어 울분을 토해내는 울음소리 또한 좋다.
가을은 살의 세월만큼 모두를 담아내고 안아 줄수 있는 여유가 있어서 좋다.
우리의 삶도 이를 닮아서 좋다.
우리의 산행은 이렇듯 끝나고 총 동창회 행사가 시작되었다.
수많은 행운권 추첨이 있었는데........
끝내 용두팔 친구들의 이름은 불리워지지 않고.........ㅠㅠ
오늘 산행의 끝은 교가를 끝으로 모든 행사를 마무리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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