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 시 : 2017년 3월 19일 (일) 맑음
장 소 : 수락산
참석인원 : 강석용,강홍렬,고영춘,김규일,김문성, 김상현,김세봉,김영진,김용회,김재영,김재원,김태선,박 돈,박기철,박준호,
박찬정,백종대,송재혁,송필만,유순두,윤우섭,이권우,이규완9,이동훈,이문로,이문호,이승배,이용복,이장원,이재민,
이제만,임순만,정승수,조병국,최인규,황기수,박종걸,권승칠,이기선,성연욱 총40명
기나긴 겨울의 강을 건너 하늘거리며 따스한 햇살이 우리의 마음을 파고 드는 아침이다.
잠긴 자물쇠를 풀듯 꽁꽁 동여매었던 옷고름을 풀어 헤치고 봄마중을 나와 설레는 그리움으로 누군가를 기다리는 행복한 아침!
친구들의 표정에서 반가움들을 느낀다.
올해의 수락산 시산제는 정상에 오르지 않고, 어제 저녁 제(祭)를 올리기에 좋은 장소를 물색하여 텐트를 치고 밤을 지샌
집행부의 노력으로 바로 시산제 장소로 가기로 했다.
나뭇가지 사이로 싱그러운 소망을 가득담아 파랗게 열린 하늘이 언듯언듯 보이는 산길을 걸어 오른다.
아직도 참선중인 나목들의 침묵의 기운을 받으며.....
맑은 영혼들이 내쉬는 숨소리를 따라 오르는 길.
겨우내 묵은 장아찌처럼 찐한 이야기들이 새끼줄처럼 줄지어 펼쳐지는데.......
아마도 옷 색깔만큼이나 다양하고 맛깔나는 이야기들로 여기 저기 웃음꽃들이 가득하다.
어찌 짧은 시간에 힘들고 고단한 삶을 다 털어 낼 수 있으랴...
그래도 풀풀 풀어헤치며 푸르고 신선한 산내음으로 심장에 활력을 불어 넣는다.
아득히 몇천년을 버티고 지킨 정상의 바위로부터 타고 내리는 정기와 꼬불꼬불 골짜기를 휘감아 내리는 바람과 물소리.....
깊은 숨 들이키며 숨겨진 산이야기들에 귀 기울여 오르다보면 우리도 어느새 산의 일부가 된다.
아직은 조금 이르지만.....
쿵쾅대며 지하 수맥으로부터 부지런히 물을 길어 나르는 나무들의 부산함을 느낀다.
성큼 성큼 다가오는 봄내음을 코끝에서부터 온몸으로 느끼며 오르다보니 발걸음도 가볍다.
염불사 앞에서 잠시 쉬면서 오늘 시산제에 쓸 떡과 과일들을 기다린다.
오늘따라 다들 정숙하게 올곧게 서있다.
한해의 안녕과 건강을 기원하기 위한 바램때문일까?
그새 땀방울들이 송글송금 맺히고.....
어느새 두터운 옷가지들은 배낭에 넣어 버렸다.
이제 떡과 술 그리고 모든 제수를 챙겨 줄줄이 따라 오른다.
무거운 떡은 처음에 순두가 짊어지고 오라고...이어서 동훈이와 규일이......
서로 무거운 떡을 들고 가겠다는 따뜻한 배려의마음들을 바라보며 친구들의 아름다운 향기에 젖어든다.
누구나 쉽게 낼 수 있는 마음일 수도 있겠지만, 선뜻 실천하지 못하는 게 우리들 중생들의 모습아닐까?
난 뒤따르며 부끄러운 마음 하나 감추고, 고마움과 사랑하나를 배워간다.
아픈 무릎때문에 높은 돌계단을 오르기가 여간 힘든게 아니다.
그런데 나보다 더 아픈 우섭이도 오늘 시산제를 보기 위해 이 길을 올랐을게다.
시큰시큰한 무릎통증을 견디며 젊은 날은 우리를 떠올려 본다.
팔팔하게 뛰어 오르던 산길이 이토록 힘들 줄이야.......
그래도 오늘이 내일보다 젊다는 위안을 갖고 보다 젊을 때 마음착한 친구들과 많이 오르고 많이 느끼며 많이 배우고 싶다.
엊저녁 별빛을 친구삼아 술잔을 기우리며 지낸 재원과 재혁 ....그리고 병국 .
오늘의 행사를 위해 추운 밤 - 술 한잔에 몸을 녹이며 지샜을 그대들이 있어 우린 또 오늘 편안히 시산제를 지낼 수 있지 않느냐!
따뚯한 말 한마디 보다 퉁명스레 술 많이 먹지 말라고 인사를 했지만 ........
마음속으로는 너희들의 노고에 다들 감사하고 있었을 게다.
짊어지고 올라 온 배낭은 정자에 벗어두고....
제수상을 차릴동안 다들 잠시 쉬며 땀을 식히고 있다.
이럴때 보면 사뭇 철부지 아이같은 표정을 짓는 장원이.....
마음은 늘 청춘이다.
아니 친구와 함께 하는 순간은 고등학교 시절 그대로인 듯 하다.
한쪽에서는 부지런히 제수상을 차리고 시산제 준비에 바쁘다.
한켠에서는 오늘 식순 및 절차 때문에 뭔가 열심히 숙의하는 모습도 잡힌다.
따뜻한 햇살아래 옹기종기 모여앉아 한담을 즐기는 것도 좋다.
다투지 않고 들어주는 모습도 보기 좋다.
처음 온 친구라고 구박하지 않아서 좋고....
오랜만에 찾아 줬다고 두손 벌려 맞아줘서 좋다.
이야기가 재미없어도 손뼉치며 웃어주는 친구들이 있어 어깨를 편다.
어느덧 준비가 모두 끝나고......
하나 둘 제단 앞으로 모여들며 나란히 줄 마춰섰다.
순국선열님들께 묵념을 시작으로 시제가 시작되었다.
왁자지껄 떠들던 모습은 사라지고 모두 경건한 마음으로 고개를 숙였다.
깜빡 잊고 오늘 행사자료를 두고 온 사건으로 말미암아 스마트폰에 저장된 글을 읽으려 하니.......
에고 에고~~~~~
이젠 눈이 어두워 글씨가 보이질 않네 그려~~~ㅠㅠ
우여곡절 끝에 대독을 하고.....
친구니까 다를 이해해 주며, 그렇게 행사는 진행되었다.
산악인의 선서. 자연보호 헌장으로 이어졌고...
분향강신 및 강신문 낭독도 마쳤다
이어서 다같이 재배로 산신을 맞는 참신의 예를 올리고 있다.
황기수 회장의 초헌을 시작으로....
시산제문을 낭독하는 독축과 아헌으로 잔을 올리고 음복을 한다.
다소 어수선하게 진행되었지만.....
종헌이 꿑나고, 전직회장단들로 이루어진 고문단의 헌작을 시작으로
전현직 산악대장 들이 술잔을 올린다.
뒤를 이어 전현직 총무단이 술잔을 받아 절을 올리고......
1반친구들이 자리를 잡았다.
오늘 산악회를 처음 찾아 멀리 대천에서 올라온 박종걸이 술잔을 올리며 신고식을 하고 뒤로는 최인규, 이재민, 송필만이 나란히 섰다
재민이도 오늘 처음 산행에 참석했다고 한다.
오늘 가져온 마음 그대로 잊지 않고 다음 산행에도 마음에 담아오길 기대해 본다.
이어서 2반 이동훈, 박돈, 권우가 솔잔을 받아 올린다.
3,4,5반은 합동으로 유순두, 이제만, 김용회, 강석용이 뒤에 섰고, 태선이 무릎을 꿇고 술잔을 받고 있다.
앞으로 날씨가 더 포근해지면 많은 친구들이 함께 하길 기원하며.......
이어서 6반에서는 강홍렬이 무릎을 술잔을 올리고 두줄로 서서 함께 헌작!
뒷줄에는 고영춘, 이문호, 김재영, 이승배, 박찬정, 정승수, 조병국.....밤샘하고 내려간 상현이는 꿈속에서 ㅋㅋ
7반은 박기철, 이문로, 이장원, 윤우섭이 함께했다.
나머지 8,9,10,11,12반 친구들을 대표해서 백종대가 헌작을 하고...
뒤로 김규일, 김세봉, 황기수, 이규완9, 박준호가 함께 했다.
끝으로, 회장님이 술잔을 올리고 다함께 종헌으로 오늘 시산제는 잘 마무리가 되었다.
다함께 합동사진을 찍기위해 모여 앉은 용두팔 친구들!
오늘 그마음 그대로 간직해 주었으면 싶다.
각자가 올린 기도는 달랐을지라도 한마음으로 용두팔 친구들의 안녕과 행복과 건강을 기원해 주었으리라......
서로에게 따듯한 눈빛하나.
정감어린 말투.
주체할 수 없는 스킨십까지......
보고 또 봐도 반가운 얼굴들.
오지 않을 것 같은 봄은 여지없이 찾아오고
동토의 땅에서 모든 터럭을 털어내고 침묵속에 고행을 견딘 나무들은 툭툭 깨달음이 열린 듯.....
여기저기 꽃망울을 터뜨린다.
고요히 자신을 들여다 보면 내 마음에도 아직 피지 못한 꽃망울이 저 밑둥에 움트고 있으리라.
산나무들에게 작년은 없다.
오직 오늘과 다가올 내일이 있을 뿐....
그들은 찬란하게 빛날 내일을 위해 하루하루 열심히 살아내고 있음을....우린 모두가 안다.
언제나 그자리에 보다 더 아름답게 지켜주며 자라나는 모습에 감사하고 고마울 뿐이다.
이제 우리 나이쯤 되어보니 굳이 말하지 않아도 마음으로 읽을 수 있지 않던가!
자연이 우리에게 주는 마음을 알아채 듯,
친구여!
우리의 마음도 같지 않을까?
어언 40년 세월 - 눈빛만 봐도 서로를 이해하고 알아 줄 나이가 되었을 것 같은데......
건강하자... 아니 건강하기 위해 .....
오늘보다 내일.....나아가 내년 그 이듬에 보다 더 성숙하고 아름답게 영글어가는 모습들로 보고싶다.
시산제를 마치고 삼삼오오 모여 음복을 한다.
음덕을 입어 모두가 기원한 일들이 성취되길 바라며.......
<재원이와 용회>
<홍령이와 영춘이>
<홍렬, 승수, 영춘>
<김재영, 이동훈, 이문호, 윤우섭, 이승배, 김태선, 임순만. - 사진들이 조금씩 다르네...ㅋㅋ
산행은 오르내리며 친구와 어울려 사진도 찍고 추억도 쌓아가는거다.
늘 고등학교 시절의 추억만 우려 먹을 것이 아니라......나이들어가며 함께 가졌던 시간들을 공유할 수 있다는 것이
행복아닐까?
멀 발치에서 그들의 다정한 모습만 봐도 마음 훈훈함을 갖는 것이 나만의 생각일까?
<김재영, 김재원>
<강석용, 백종대, 박종걸, 김영진>
우리 생에 가장 젊은 날!
오늘이 아름다운 까닭일게다.
서로에게 좋은 추억하나 나눠주고 갈 수 있는 산행 - 또 올해의 수락산 시산제 산행은 아렇듯 추억하나를 간직할 수 있었다.
고맙다, 친구들아~~♥
건강해서 고맙고, 얼굴한번 보여줘서 고맙고, 따뜻한 말 환한 웃음 나눌 수 있어서 고맙고, 다음을 약속해 줘서 정말 고맙다.
<황기수, 김규일>
<유순두, 박돈, 이승배>
<정승수, 김상현, 이동훈>
<이문호, 박찬정, 강홍렬, 고영춘>
<김태선, 이기선>
<박준호. 조병국, 이문로, 강석용, 김재영>
<윤우섭, 성연욱>
<이기선9. 김세봉>
<이재민, 송필만, 최인규, 박종걸, 김영진>
<김용회, 임순만, 김재원>
한사람 한사람 모두가 즐겁고 행복한 표정이 고맙다.
다음 만남에서는 술은 줄이고 웃음은 늘려가며 많이 웃고 떠들 수 있는 만남을 소원하며......
다들 잘들 들어갔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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