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 시 : 2017년 04월22일 (토요일) 09:00~
장 소 : 사당동 3번 출구- 양재 시민의숲 / 우면산 둘레길
인 원 : 1반 - 김광묵 , 2반 - 이동훈 , 3반 - 한상범
4반 - 김재원 이제만 강석용 이용복 김동욱 권승칠 김태수
5반 - 전용덕 임순만 김태선 김용회
6반 - 조병국 김상현 김영진 강홍렬 박찬정 이승배 정승수 이문호 박종범 김천석 김재영 김석종
7반 - 윤우섭 이문로 김형대 조현길 이장원 최재헌
8반 - 김상남 김무성 이범상 황재목 이경환 박기철
9반 - 황기수 이규완 이기선 김용범
10반 - 성연욱 백종대 김세봉 김정인
11반 - 김규일 전시호 박도식, 12반 - 윤치명 ( 4월 22 일 현재 50 명)
우리의 삶에서 가장 아름다운 고통이 그리움이라고 한다.
오늘 아침 그리운 친구들의 얼굴은 만난다는 설레임으로 사당동 3번 출구에서 지나는 사람들의 얼굴을 바라본다.
혹시나 못보고 지나칠까봐 여기저기 군데군데 모여 친구를 기다린다.
만나서 반갑다고 서로 인사도 나누며......
졸업 40주년 건강하게 살아줘서 고맙다고 그간 안녕을 물으며 등을 다독여 주기도 한다.
40년만에 처음 만났어도 학창시절 그때를 떠올리며 반갑게 맞아주는 친구가 바로 용두팔 아닐까?
'묵어야 장맛'이라고 친구도 오래되어야 그 맛이 나는가보다.
오늘 우리가 걸어야 하는 구간은 사당동 3번 출구를 시작으로 우면산 굽이굽이 둘레길을 걸어 양재 시민의 숲으로 내려서는 것이다.
초행길인 이곳은 어떤 모습으로 또 우릴 반길까?
궁금함과 설레임으로 산길을 오른다.
고요한 숲의 정령들을 깨우며 포근한 흙길을 따라 우리는 오름을 시작했다.
아스팔트와 콘크리트의 무뚝뚝한 길들을 빚겨 선 고즈넉한 산길 - 나뭇잎 사이로 봄 햇살이 따사롭게 내리쬐는 오솔길을
친구들과 담소하며 걷는 것이 얼마나 즐겁고 행복한지.......
산 아래 골방에서 담배를 피워물고 쓴 소주에 뻐끔 대며 낄낄대는 것보다 얼마나 시원하고 산뜻한가!
지저귀던 산새도 깜짝놀라 노랫소리를 멈추고, 친구들 웃음소리와 소근대는 정겨움이 숲길을 따라 오르는데....
쉬엄쉬엄 오르라고 길섶에 작은 나뭇가지들이 갸녀린 손을 뻗어 자꾸 발목을 잡는다.
연녹색 푸르름이 이제 막 새순으로 움트며 겨우내 움추렸던 숲에 생동감을 피워내고 있다.
고운 꿈이 여기저기 파릇파릇 곱게 눈뜨는 아침이 좋다.
어쩌면 너희들도 봄을 무척이나 그리워했나 보다.
간절한 그리움이 설레임으로 서둘러 피어나고 봄내음으로 온 산은 푸르게 푸르게 물들이고 있는가 보다.
오늘은 휴일이어서 모처럼 늦잠을 잘까 했더니........
총동창회 선배님들 산행에 떠지지 않는 눈을 비비고 일어나 여기저기 팻말을 붙여 놓은 재학생 후배님들의 정성이 눈에 든다.
그 어린 후배님들 덕분에 우린 정해진 코스로 편안한 산행을 즐길 수 있었다.
가끔 숲길을 벋어나 파란 하늘을 머리에 이고 능선에 서면 남태령 고개를 잇는 산자락을 따라 멀리 보이는 관악산과 빌딩숲들이 빼곡한 도심도
둘러 볼 수 있어서 좋다.
도심 속에서 솔향기 그윽한 산길을 쉬엄쉬엄 걸을 수 있어서 좋고....
풋풋한 흙내음 또한 구수하게 코끝에 닿아 좋다.
한걸음 내 발로 내 디딜 수 있을 때 친구들과 산길을 함께 걸을 수 있어서 더욱 좋고...
우리들의 삶에서 가장 젊은 날 - 오늘을 추억할 수 있는 웃음들이 있어서 좋다.
혼자보다 둘이 좋고......
둘보다 여럿이 함께 만들어 낸 웃음이 얼마나 아름답고 좋으냐!
좁은 산길을 돌아 나오면 넓게 트인 언덕길을 만나기도 하고....
앞서거니 뒷서거니 노닥대며 걷는 둘레길 - 서두름없이 쉬엄쉬엄 느끼며.... 공감하며 걸어서 좋다.
마치 어릴 적 친구들끼리 술레잡기하며 내달리던 야산처럼 친근하게 가슴을 내어 준 편안한 길이어서 좋다.
높게 솟은 나뭇가지 틈사이로 쏟아져 들어오는 아침 햇살이 눈부신 듯 노란 매화 꽃은 그늘에 몸을 숨기고,
하얀 싸리꽃은 미풍에 새하얀 웃음을 온 산에 흩날리고 있다.
꽃향기 그윽한 산길을 따라 우리도 웃음꽃 가득안고 걷는다.
우면산 중턱쯤에 작은 정자 하나 놓여 있고, 주변에는 운동기구들로 가득한 곳!
하나 둘 짊어 메고 온 배낭을 내려놓고 잠시 쉬어가기로 했다.
종대와 정인씨가 아침에 정성스럽게 만들어 온 낙지와 미나리 무침에 더덕주와 직접담근 포도주가 참지 못하고 배낭을 뛰쳐나와 여기저기
펄떡이더니 순식간에 종적을 감추어버리고, 언제나 친근한 막걸리와 소주가 그자리를 꽤차고 있다.
알록 달록 파프리카와 싱그러운 오이 ....그리고 다양한 안주들도 금새 동이나 버렸다.
어느새 우리가 총 동창회에서 맨 꼬래비에 남게 되었다.
그래도 모처럼 많은 친구들이 함께 했는데 그냥갈 순 없잖아~~~~~♡
연분홍 속살을 오롯이 드러 낸 꽃잎이 봄볕에 우릴 유혹한다.
아직도 탱글탱글한 꽃망울들이 풋풋한 사랑 가득 담은 채 예쁜 입술 내밀어 우리의 시선을 사로잡는다.
너희를 두고 가는 마음을 어쩌냐?
눈길 닿는데 마다 사랑스럽지 않은 것이 없는데.......
때로는 냉정한 마음으로 꼿꼿이 앞만보고 걸어야 한다.
마음에 사랑하나 담아가면 족하지 않을까?
뒤돌아 보지않고 걸으려고 했는데......
꽃무덤 가득한 여기는 뿌리칠 수가 없다.
비록 부부라지만 ......겁탈(?)인지 사랑인지........
표정을 유심히 보고 있자니 웃음이 절로난다.
언제 무슨일이 있었냐는 듯 능청스럽게(?) 표정을 짓는 부부의 모습이 너무 다정스러워 보기 좋다.
몇년 전 산사태로 인한 피해가 심했던 우면산은 그 때의 아픔을 딛고 이렇듯 새살이 돋고 있다.
우면산 - 소가 졸고 있다고 해서 붙여 진 이름처럼 느긋하고 편안한 산세에 오늘 산행을 하며 우리도 산을 닮아 가는 듯 하다.
앞서 간 친구들을 따라 부지런히 출발을 서두르는 친구들을 불러 세웠다.
하얀 싸리꽃 넝쿨 옆 꽃그늘아래 추억하나 담아가자고.........
길 옆으로 아직 지지않은 진달래 꽃들이 한창이다.
굳이 가시는 길 가에 뿌리지 않더라도 온 마음으로 즈려밟고 가야할 것만 같다.
은은한 실미소로 온 산 가득이 봄산을 불태우던 진달래여!
입안 가득이 너를 물고 망태기 가득 따서 비탈길 내달리며 봄노래 흥얼대던 어린 시절이 눈에 걸린다.
할머니가 만들어 주시던 질달래 꽃 화전을 호호 거리며 맛나게 먹던 그시절
파란 하늘에 걸린 구름처럼 자유로웠던 영혼이 그립다.
오늘도 푸른 하늘 ....
분홍빛 진달래는 그 때 그모습 그대로인데.......
내 어린시절 맑은 꿈들은 지금 어디를 헤메이고 있는지.......
문득 고개들어 호젓한 산길 팔각정을 올려다 본다.
북적이던 산객도 떠나고 고요가 깃든 곳에 맑은 햇살 하나 드리우면 난 그대로 멈추고 싶다.
어쩌면 고독한 여유를 즐기고 싶은 것은 아닐까?
내 안으로 영글어가는 고요를 만나고 싶어서 일까 싶다.
소나무 숲길을 따라 내려가 방향을 틀고 보니.......
앞서간 친구들이 절 뜨락에 옹기종기 모여 휴식을 취하고 있다.
머지않아 5월 부처님 오신날을 기리는 연등이 주렁주렁 중생들의 소원을 담아 밤하늘을 밝게 빛춰주겠지.
부처님 당시 난다라는 가난한 여인이 어렵게 모은 전재산 동전 두닢으로 부처님게 연등 공양을 올리게 되었는데......밤이 깊어 바람이 불고
시간이 흘러 모든 호화로운 등불이 다 꺼져도 그 여인의 불빛만 꺼지지 않고 빛남에 제자들이 입으로 불어 끄려고 하였으나, 꺼지지 않자
부처님은 "아서라. 그 등불은 꺼지지 않을 것이다. 왜냐하면 온 정성을 바쳐 커다란 서원으로 밝힌 등불이기 때문이며, 그 여인은 수미등광
여래가 될것이다."라는 유래에서 초파일이면 밝히는 등불들!!!
우리 모두의 욕심이 아닌 정성으로 어둠을 밝히는 밝은 등불이 올해는 더 더욱 봄 밤을 밝히고 우리들 마음의 어둠을 밝혔으면 좋겠다.
먼 산이 아니더라도 온갖 꽃들로 가득한 길!
우리들 마음도 어쩜 이와 다르지 않을 듯 싶다.
돌이켜 내 안을 들여다 보면 그 곳에 보물이 가득한데.......
혹여 먼곳에서 보석을 찾아 헤매이고 있지는 않았는지......
탐욕으로 가리워진 내 마음 저 밑둥에 아직 피워내지 못한 향기 가득한 꽃망울을 왜 찾지 않았는지.....
그래도 가끔 그 향내로 내가 평안해 질 수 있음을 알 때 흐뭇해 진다.
죽는 날까지 지지 않을 꽃봉우리 하나 - 어쩜 그 꽃을 활짝 꽃피울 수 있다는 희망하나 붙잡고 지금도 열심히 살고 있는지 모른다.
아직도 가야 할 길이 멀다.
어떤 길을 가게 될지.......
어떤 친구들을 만나 어울리며 갈지.....
걸으면서 알아가듯 살아가며 배워가는 것이 우리들 인생인 듯 싶다.
크고 작은 나무들과 잡풀들 모두가 엉킨 듯 질서있게 숲을 이루며 산다.
분노와 욕설로 찌든 산아래 이야기들은 먼 나라 이야기일 듯 싶다.
화해와 용서가 어우러져 숲은 언제나 맑은 향기로 가득하다.
산은 삶의 스승인 듯 싶다.
이제 우면산 산행길 꿑지점에 도달했다.
마치 우리들 삶처럼 어린시절을 추억하게끔 팻말이 가득하다.
철부지들을 위해 이리 저리 편안케 가는 길을 가르쳐 주었던 기억들이 마치 저 팻말처럼 정형화 된 삶을 강요하지는 않았는지....
그래서일까 다들 나름대로의 살의 이정표를 따라 건강하게 잘 살아 낸 것 같다.
그리고 새로운 남은 삶을 위해 잠시 쉬어 가야한다.
오늘 함께 걸은 산길에서 우린 서로 많은 걸 듣고 보고 배우며 걸었던 것 같다.
함께해서 외롭지 않게 걸을 수 있다는 것을 알기에 앞으로 더 자주 더 많이 함께 내보이며 같이 걸어갔으면 좋겠다.
우리가 함께 걷는 그길이 봄햇살 가득한 꽃길 같았으면 좋겠다.
도로 표지가 정확히 표기된 길처럼 방황하지 않고 곧게 나아갔으면 좋겠다.
서로 말벗삼아 외롭지 않게 걸어갔으면 좋겠다.
맑은 시냇가에 드리워진 푸른 하늘처럼 싱그러웠으면 좋겠다
쭉쭉 뻗은 메타스퀘어 숲길처럼 건강하고 힘차게 살아갔으면 좋겠다.
그 가운데 우리 함께 둘러앉아 밥한끼 할 수 있는 행복을 누렸으면 좋겠다.
사심없는 웃음들로 양재 시민의 숲이 가득한 것처럼 어느 산 어느 골짜기에서도 우리의 웃음과 행복이 가득했으면 얼마나 좋을까?
일년 12달 매월 만난다고해도 우리 서로 만나고 함께 할 날이 얼마쯤일까?
오늘의 화이팅이 언제나 함께하길 소원하며.......
함께하지 못한 용두팔 친구들에게도 건강한 우리의 함성이 들렸으면 좋겠다.
이 함성이 용두팔 40주년과 나아가 100년까지 함께하기를 바래본다.
이젠 헤어져야 할 시간 ....
김상현 부회장과 백종대 부부가 수산시장으로 헤어짐이 아쉬운 친구들을 불러 모았다.
덕분에 진한 우정을 확인하며 함께 할 수 있어 좋았다.
만나면 헤어지기 싫은 친구들!
어느날 문득, 오늘을 기억해 내고 싶다면....
그 시절 그 얼굴들이 다시 보고 싶다면......
그리움으로 반짝이는 밤하늘처럼 어둠 속에서 아파하지 말고, 한 걸음 떼어보자.
사진 속 흑백사진처럼 추억이 아닌 현실에서 우리 함께 웃으며 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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