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기(친구)

2017.10월 계양산 정기산행기 -용두팔

섬돌 2017. 10. 16. 10:40

*산 행 지  : 인천 계양산 해발 395m
*산행 일자: 2017년10월15일
*참석인원 :  이용복,김영진,김재원,송재혁,이승배, 최인규,김재영,정승수,김광묵,김용회, 김규일,송필만,이동관,이재민,김준태,
이구용,유광수,강홍렬,이권우,박기철, 이규완9,이문로,김태선,김세봉,이장원, 윤우섭,이 웅,이문호,김상현,유희우, 박준호( 31명 )


오늘은 어떤 표정으로 반가운 인사들을 나눌까 설레는 마음 가득 안고 마을 버스를 기다리는 내내

아파트 지붕위로 파랗게 열린 10월의 하늘 창 가에 그리운 친구들 얼굴을 하나 둘 그려본다.

9시 38분  인천공항 철도를 이용하여 계양역에 도착하니 벌써 많은 친구들이 반갑게 맞아 준다.

어쩌면 나처럼 모두들 그리움 어깨에 메고 역 앞을 서성이는 듯 하다. 

그리고 마주친 눈 빛에 반짝반짝 반가움이 빛나고 덥석 잡은 손에서는 친구의 따뜻한 마음이 고스란히 전해진다.


우리가 고등학교를 졸업한지도 어언 40년.

각기 살아 온 모습은 달라도 털털한 마음하나 갖고 멋지게 살아 낸 그대들의 너털 웃음이 언제나 반갑다.

한결같이 맑고 웃음이 넘쳐나는 만남!

뒤돌아 서면 왠지 그리워 지는......그 웃음들이 우리 삶의 활력이 아닐까 싶다. 


부득이한 사정으로 참석치 못한 친구들을 빼고 31명 모두가 계양역을 출발하여 아라뱃길을 따라 거널어 목상교를 거쳐 계양산으로

산행을 시작하는 것으로 출발!

상현이와 승배 웅이는 다리가 불편하여 부득이 버스를 이용하기로 하고, 작은 시골의 신작로를 연상하게 하는 소로를 따라 걸음을 옮긴다.


누런 들녁과 추수가 끝난 논밭위로 멀리 오늘 우리가 올라야 할 계양산의 부드럽고 고운 능선이 가을 하늘을 이고 섰다.

여인네의 젖무텀처럼 볼록한 산세가 오늘 산행에 활력을 넣어 주지나 않을까 상상하며 입가에 미소를 띄운다. 

좁은 인도 양편으로는 꽃나무 가지들이 무성한 길을 따라 서로 가까이 이야기 꽃을 나누며 걷는다 .

소근소근 사내들의 수다에 조용했던 길이 부산하다.


이 동네는 시간이 더디게 가는가 보다.

길가에 꽃들이 계절을 잊은듯.......

귀를 쫑긋 엿듣는 가을 민들레 꽃

키높이 보다 울창한 싸리꽃

보랏빛 고운 웃음 함초롬 드리운 쑥부쟁이 꽃

길 건너편에는 빨간 장미꽃이 담장을 예쁘게 수놓고 있었다.


도로 밑 터널을 지나 우린 아라뱃길로 발걸음을 옮긴다.

뱃길을 따라 자전거 도로와 산책로가 잘 가꾸어진 곳!

풀내음도 맡아보고 잔디밭길도 걸어 본다.

때로는 싱그러운 가을 내음을 두팔벌려 호흡하며.....

묽게 물든 단풍 너머 파란 하늘을 품어도 본다.



가던 길을 멈추어 선다

그리곤 천천이 뒤따라오는 친구를 기다린다.


하나 둘.......

다함께 다시 하나가 된다.

마음이 하나일 때 우린 웃는다.

맑은 하늘처럼


빠알간 고추 잠자리 한마리

춤을 춘다.

(참고로, 동관의 부탁에 따라 사진 여러장 중 자신이 잘 나온 사진만 골라서 보세요.ㅋㅋ)




꽃밭가득 반짝반짝.

행복가득 반짝반짝.


하얀 꽃

노란 꽃

나비들도 너울너울

억새둪도 덩실덩실


부자된 발걸음은 산뜻산뜻

걸음 걸음이 즐거운 꽃길.






잠시 멍췄다 가자!

오늘 추억하나 남기고 가자.

이 좋은 자연의 아름다움에 젖었다 가자.







아치형 다리가 멋진 목상교를 배역으로 를 배경으로 경인아라뱃길을 담아 보았다.

그 다리위에서 동서로 길게 뻗은 수로도 함께.....



드디어 오늘 본격적인 산행의 시작점이 될 목상동 입구에 다다랗다.

목상동(木霜洞)은 원래 소나무 숲이 울창하여 옛날 이름은 나무소리[]라고 하였다가 뒤에

그 뜻이 나무서리로 변하여 목상리가 되었다고 할 만큼 들머리부터 소나무 군락이 울창하다.



솔내음 가득한 숲 그늘에서 오랜만에 산행에 나온 문호와 산악자전거를 즐겨타는 준태가 어깨를 나란히 카메라 앵글에 시선을 맞추었다.

뒤이어 무릎이 약하다고 우는 소리 잘하는 우섭이도 함께......ㅋㅋ

(그러면서도 연휴에 북한산 올랐다고 사진 자랑 많은 우섭의 애교(?)섞인 엄살이 좋은 건 왜일까???)


뒤이어 후미대장 세봉이와 딸 시집보내려고 마음 착잡해서일까 처음 산행에 동행한 이구용친구와 오랜만에 동네 뒷산이라며

참석한 유광수도 함께 사진을 짝었다.

솔햘기 그윽한 소나무 숲길을 지나면서 떡갈나무 숲이 울창하게 햇살을 막아준다.

그동안 못다 한 이야기 보따리들을 풀어 헤치며 도란도란 말벗과 함께 걷는 산행길.

오르막 길을 따라 오르다 보면 힘도 들지만, 내리막길이 있어 쉬엄쉬엄 걸을 수 있는 길.

선두에 걷는 김규일이 성큼성큼 발걸음을 떼어 놓으면 뒤따르는 병사들은 헐떡헐떡 손사래를 흔들며 쉬어가자 소리치며 따르는....

어제 먹은 술독을 토해내듯 거친 숨소리와 송글송글 맺히는 땀방울이 기분좋게 느껴지는 우리들 산행!



발걸음이 빠르다고 투덜대는 친구들을 기다려 주는 마음이 있어 또 웃고 넘어갈 수 있는 용두팔 산행!

생긴 것은 장군감인데 거북이 걸음 때문에 맨 뒤에서 구슬땀을 흘리는 광묵이만 보이면 또 출발이다.ㅋㅋ


숲속 구석구석을 깊이 파고 드는 햇살을 머리에 이고 또 앞으로 전진이다.

여인네 품안처럼 부드럽고 갸냘프게만 느껴진 계양산의 속살은 의외로 단단한 근육질과 남성미가 느껴질 만큼 우락부락

거칠다.

이쯤에서 남양주 강홍렬대감이 준비해 온 잘 숙성된 홍어에 소곡주......그리고 막걸리로 출출함을 달랜다.

코끝을 때리는 홍어의 암모니아 내음이 침샘을 자극한다.

그 냄새가 싫다며 멀리 떨어져 구경만 하는 재원이 왜 측은해 보이는 걸까???

담에는 꼭 한점 입에 넣어줘야쥐~~~~♥

자! 이제 또 출발!

음주산행은 위험하지만.........

친구들과 나누어 마시는 곡차 한잔은 보약같이 힘을 실어준다.

술 못하는 희우는 빼고~~~~~

다들 배낭은 잘 매었는지?  혹시 빠뜨린 물품들은 없는지?

서로 돌봐주며 산길을 걷는다는 것!

발에 채이는 돌부리 하나, 상채기 난 나무 뿌리 하나에도 눈길이 가고 마음이 가는 산길.

어떤이는 아무 생각없이 걷기도 한다.

마음을 내려놓고 걷는 것일게다.

그동안 살면서 이고지고 살아왔다면........

산행길에서만큼은 하나 둘 내려놓으며..... 몸속 노폐물도 모두 다 내 보내며....

홀가분하게 걷는 것일게다.

이제 이곳부터 계양산 정상까지는 0.9km

내어줄 듯 내어줄 듯 쉽게 허락하지 않는 정상!

이젠 끈기가 필요하다.

자신과의 싸움에서 지치지 않고 쉬엄쉬엄 달래며 오르는 법을 배운다. 

드디어 열린 하늘이 우리 머리위에 있다.

산아래 드넓은 김포의 들녁과 아파트 단지들이 눈에 들어온다.

강건너 우리집도 손끝에 잡힐 듯 하다. 

북쪽으로 송악산이 보이고 개성공단이 보인다고 너스레를 떠는 동관과 재혁의 농담에.....블라디보스톡도 보인다는 준호!

뻥들이 계양산을 뒤흔든다.

서쪽으로는 저멀리 아라뱃길이 끝나는 서해바다와 크고 작은 섬들이 아스라이 보인다.


송전탑에서 정상까지는 이제 얼마 남지 않았다.

오늘은 인천시에서 복원작업으로 인해 계양산 정상을 허락하지 않는다.

우린 정상허리를 돌아 오늘의 목적지에 도달할 수 있었다.

그대들과 함께여서 즐겁고 신나게 오를 수 있었던 계양산!

서로 격려하며 뭉쳤다.


점심으로는 언제나처럼 각자 정성껏 준비해온 음식들이 차려지고......

서로 나누어 먹어가며 , 이재민, 김재원, 윤우섭 외 많은 친구들이 가져온 이과두주(?), 고급와인, 머루주, 소곡주, 동동주등.....

매운 족발, 홍어회, 오리고기, 맛난 반찬과 과일등.......

친구들을 위한 정이 여기저기 듬뿍듬뿍 가득한 점심시간!

맛난 점심을 마치고 하산길에 우린 또 다음 주 자녀 결혼식에 부른 축가 연습까지 입을 맞추어 보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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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젠 먼저들 내려가도 무섭지 않다.

갈테면 가라지~~~

하산길 달콤한 휴식에 다들 느긋하기만 하다.



오늘 산행의 끝이 보인다.

계양산을 넘어 산아래 휴식터에서 잠시 숨을 돌리고 음식점으로 가기로 했다.


오늘 산행과 마무리 음식점 예약과 준비까지 힘써 준 김재원 등산 대장과 뒤에서 챙겨주느라 고생한 이용복 총무의 노고에

 다들 감사하며.....

즐거운 추억 하나 또 만들지 않았나 싶다.

추억은 쌓아두는 것이 아니라, 새롭게 만들어 갈 때 더 소중하고 아름답지 않을까?


오늘 모인 친구들!

다음 40주년 기념식에 다들 참석해서 빛나는 추억하나 또 만들어 볼 수 있기를 기원한다.

오늘 모두모두 고맙다.

너희들이 있어 행복하다.

자주자주 만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