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기(친구)

함백산 2018년 용두팔 신년산행기

섬돌 2018. 1. 22. 11:05

산행 일시 : 2018년01월 21일 일요일 날씨 맑음 06:50분 노원출발, 07:10 잠실운동장 6번출구 출발

산행 일정 :  만항재 출발 - 함백산 정상(1573m)- 헬기장 - 중함백 - 사거리 이정표 - 적조암 입구

참석 인원 : 강홍렬, 박준호, 송재혁(+1), 이동관(+1), 이문로, 이제만, 김규일, 김상현, 김세봉, 김영진, 김우중,

                김재원, 김종권 (+1), 박기철, 박찬정, 백종대, 송필만, 윤우섭, 이웅, 이장원, 이재민, 임순만, 정승수(+1)
                김석종, 오진탁 (총30명)

어슴푸레 회색의 도시에 아침이 밝아온다.

추위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서로 반갑게 맞이하며 아직 도착하지않은 버스를 기다리고 있는 친구들!

곧이어 버스가 도착하고.......

2018년 신임 회장 김재원이 신년인사와 더불어 오늘 산행에 대한 안전산행을 당부한다.

이어서 신임 총무 송재필이 인사를 하고 아직 부족한 것이 많지만 열심히 해 보겠다는 다짐을 한다

신임 산악대장으로는 그동안 백두대간과 용두팔 산악회를 오랫동안 함께 하던 이동관이 맡게되어 기대가 크다.

새벽잠을 설치고 나와서일까 버스가 서울을 벗어나기가 무섭게 하나 둘 무거운 눈꺼풀에 잠을 청한다.

젊은시절의 총기와 객기보다는 안정과 평온을 좋아하게 된 나이가 되었나 보다.


드디어 함백산이 멀리보이는 만항재 언덕 주차장에 도착했다.

많은 차량에서 쏟아져 나오는 등산객들로 주변은 금새 북새통이 되어 버렸다


오늘 우리가 걸어야 할 등산로는 남한강 지류의 상류에 속하는 만항재 (1330m)를 기점으로 1시간30분 정도를 걸어 올라 함백산 정상을

거쳐 중함백 샘터 사거리에서 적조암 방향으로 하산하는 코스를 정했다.



산아래 기온과 달리 매서운 바람과 찬공기로 살을 에이는 추위에 손가락이 금새 깨어질 듯 시렵다.

하나 둘~~~~!

언제나처럼 다함께 용두팔을 외치며 산행을 시작한다.


꽁꽁 동여 맨 등산복과 방한용품들로 눈만 빼꼼이 열고 일렬로 눈위를 걷기 시작했다

하얀 눈밭위로 펼쳐지는 울긋불긋한 행렬이 장관이다.


등산로를 조금만 벗어나도 발목이상 푹푹빠질 만큼 눈덮인 산에는 동심을 그리워한 발자국들이 여기저기 나뒹굴 뿐.......

하얀 눈바람들이 휘파람 소리를 내며 이리저리 몰려다닌다.

누군가는 성급한 걸음으로 ......

몇몇 친구들은 쉬엄쉬엄 .....

그래도 아무런 불평없이 기다려주는 마음들은 하나같이 따뜻하기만 하다.

멀리 함백산 정상이 눈에 들어 온다.

왼쪽으로는 임도와 맞 닿아 레이더 기지까지 연결 된다는 도로가 길게 누워있다.

저 정상에 있는 기지국에서는 밤마다 밤하늘 별들과 어떤 교신들을 주고 받을까?

어쩌면 ET가 자전거를 타고 둥근 달 너머 은하계로 날아 가다 쉬어가는 우주 정거장은 아닐까?

잠시 공상 영화를 그리며 걷는다.



하나 둘 ...모여들며 무리가 된다.

친구들과 함께 추억을 담아가고 싶은 마음일게다.


어느날 문득 오늘을 기억하며 사진한장 들춰볼 수 있다면 얼마나 행복할까?

남아있는 삶 중에 가장 젊은 오늘을 기억해 두려는 마음도 하나일 것이다.


사랑하는 아내와 예쁜 추억하나 담아가는 것도 좋겠지.....

듬직한 남편에 살포시 팔짱을 끼고 기대어 선 모습도 살갑다.

언제나 한결같은 동관 부부의 사랑에 추위를 녹인다.


싱글이면 어떻냐! 재원아~~

집에 두고 온 아내에게 멋진 포즈 하나 남겨 보내 줘도 좋을 듯 싶다.


양주골 친구들끼리도 함께........


함께 오겠다던 용회는 아픈 어부인을 홀로 두고 약속을 지키려 참여했는데......

그래서일까 산행 내내 얼굴에 근심이 가득해 보였다.

오늘 함백산의 정기를 가득 담아 전달해 줬으면 좋겠다.

아침마다 용두팔 산악회 밴드에 백종대의 펌글에 웅~~~~웅~~~대는 웅이와 그 친구들


후미대장 김세봉을 축으로 걸음이 느린 친구들의 모습도 활기차 보인다.


쉬엄 쉬엄 만항재로부터 2.1km를 트래킹하 듯 걸었다.

조금만 걸어 오르렴 함백산 정상에 오를 수 있다.

완만한 경사로 누구나 함께 걸을 수 있는 눈꽃 산행지 - 함백산


눈이 내린지 오래되어 상고대나 가지마다 핀 눈꽃들을 볼 수 없었지만..........

울창한 잡목들 사이로 하얀 속살을 내보이며 자태를 뽐내는 자작나무의 도도함이며....

눈밭에 뿌리를 박고 고행의 겨울을 나는 나목들의 침묵에서 숙연해 나를 들여다 볼 수도 있어 좋은 산행.

거친 숨소리를 내뱉으며 마음의 때를 토해내는 것도 산행의 묘미가 아닐런지.......

눈부시도록 푸르른 에머랄드 빛 하늘과 맞닿은 겨울 산!

경계의 선위에 별빛이 쏟아져 내리고

오선지위에 춤추는 음표처럼 바람에 흔들리는 잔나무들의 춤사위

마음으로 다가와 안기는 선율

고요가 바다를 이룬다.

눈 뜬 그곳을 날으는 나는 누구인가?


걸음이 느려 혹여 민폐가 되지 않을까 걱정하던 아내는 부지런히 혼자 예까지 걸어왔다.

고맙고 마음착한 그녀 덕분에 나는 이리저리 눈밭을 뛰노는 고라니처럼 친구들 사진을 찍을 수 있었다.

이제 잠시 쉬었다 가자!

친구들 생각에 중국에서부터 준비해온 제만이의 장어포와 꼴뚜기 포를 안주삼아 순만이 준비해 온 겨우살이 주와 일산에서 담아 온 석종이

막걸리등으로 입가심을 하며 추위를 녹인다.

아니 땀을 식히며 마지막 깔딱고개를 오를 준비를 한다.

자! 이제 다시 오르는 거다.

박준호 뒤로 규일이...순만이...다들 따라 오른다.





얼마쯤 올랐을까?

뒤돌아 보니 아스라이 펼쳐지는 산맥과 골짜기들.......

높은 산 깊은 골- 수많은 길손들이 길을 내어 외로움을 달랜다.

고독한 영혼들이 하얀 눈밭 가득이 웅웅대는 겨울날에는 더더욱 시린 마음을 달래기 위해 누군가 필요하다.

눈맑은 사슴이어도 좋다.

껑충껑충 이나무 저나무 기웃대는 빨간 눈 산토끼면 어떻냐.

앙증맞은 다람쥐 청솔모여도 좋다.

말 벗이 되어주고 서로가 하나 되어 줄 수 있는 길 하나.....  

소통하며 어울어지는 그 길에 내가....우리가 서 있다.


친구야! 우리 남은 인생도 서로에게 길이 되어 주는 작은 마음하나 길손이 되었음 좋겠다.



위로 오를수록 삭풍에 겸손하게 몸을 낮춘 나무들

시린 마음을 서로 부둥켜 안으며

봄을 기다리는 기도들로 가득한 능선

혹여 그들에게 상채기가 나지 않을까 조심조심 발걸음을 옮긴다.


곁을 내어준 친구들과 함께 힘차게 오르는 겨울 산행

함께하는 이가 있어 힘들지 않은 산행

그 길가에는 예쁜 웃음 꽃들도 가득해서 좋다.

이곳 저곳 기웃대다보니 또 후미와 만나게 되었다.

산행도 인생처럼 늦게 걸을수록 많이 보고 많이 생각할 수 있는 것이 아닐럴지.........


함백산 정상에 다달을수록 많은 인파들로 오름이 늦어진다.




드디어 함백산 정상이다.

해발 1572.9M - 실제로 우리가 걸어 오른 높이는 채 300M도 되지 않지만 완만한 산행길로 정상까지 약 3Km이상을 걸어 올랐다.


정상에서 바라 본 동서남북!

어느 산이나 정상에서 바라보는 주변 경관은 오르지 않고는 느낄 수 없는 감동이다.

작은 카메라 렌즈에 어찌 그 짜릿한 감동과 산의 기운.....나무들의 숨결... 그리고 온몸으로 느껴지는 바람의 깊이를 어찌 다 표현할 수 있을까?


그냥 한참을 멍 때린다.

그것이 산에 대한 예의이며 기도일 수 있겠다.

그리고 숙연한 감사도 빼놓을 수 없다.

<임순만 전 대장>

<김규일 고문>


<윤우섭>

<김세봉 후미대장>

죽은 주목나무 고사목 뒤로 오투리조트 스키장이 내려다 보이는 멋진 장소에서 친구들 각각의 기념사진도 찍고....


이런저런 사연 담아 죽어서도 천년을 간다는 고사목들의 당당함이 여기저기 함백을 지키는 장승처럼 서 있다.


아들과 멋진 추억하나 남겨줬으면 좋겠다는 심정으로 불러 세웠는데.....

종권이 아들이 오늘은 멋지게 기억해 주었으면 좋겠다.


<이동관 대장>

<김우중>

오늘은 서먹했지만 다음에는 보다 더 친근하게 다가갈 수 있기를 바래보며......

우중이도 불러 세웠다.

조금씩 다가서려는 마음이 만나 우리 용두팔이 되지 않았던가!

조금씩 손 내밀어 보다 더 멋지고 아름다운 용두팔로 거듭나기를 바래본다.


앞서간 이들이 내 놓은 길을 따라 미끄러져 내려가는 세봉....

난 그뒤를 동심이 되어 웃고 떠들며 따라 내려간다.



어떤 사진이 가장 마음에 들까?

너무 얼굴이 선명하게 나와 싫어하는 요즘 아이들처럼 혹여 실망하는 것은 아닐테지.....

그래도 듬직한 아들과 함께 겨울 산을 오를 수 있다는 것만큼 좋은 선물이 어디 있을까?

사랑하는 아들과 오늘 함께 했던 마음 영원히 간직하고 살아가길 기원한다.


그 늠름한 종권이 아들이 답례로 사진을 찍어 주겠단다.

너도 얼굴 크게 찍었으니 쌤쌤이당. ㅋㅋ



봄이 되어야 다 녹을 것 같은 눈덮인 함백산의 정기가 가득한 산등성.


문득 필만이 올려놓은 함백산을 다시 생각하게 한다.

오래 전에는 ‘크고 밝은 산’이라는 '대박산'이라고 불리워졌다고도 하는 함백산.

그럼에도 불구하고 6M나 낮은 태백산에 그 명성을 양보한 채 시샘하지 않고 묵묵히 태백의 한 모퉁이를 지키는 산!


이 산아래는 우리나라 5대 적멸보궁중 하나인 정암사가 있다는 걸 아는 등산객이 얼마나 될까?

양산통도사, 오대산 상원사, 설안산 봉정암, 사자산 법흥산과  테벡산(함백산) 정암사는 1500여년 전 자장율사에 의해 창건된

부처님의 진신사리를 모신 불자들의 보궁이 자리하고 있는 곳이기도 하다.


그래서 일까- 고요와 적막 한가운데 생기가 가득하다.


우리는 그 기를 온몸으로 받으며 걷는다.

모두들 마음이 부자가 된 듯하다.

각자가 준비한 푸짐한 점심과 간식들.....

취하지 않을 정도의 다양한 술들과 맛난 찌개들....

보온병마다 쏟아지는 그윽한 차와 음료들 -  늘 산행에서의 점심은 행복하다.


점심을 먹고 곧바로 하산을 위해 주목군락지늘 내려서 다시 중함백을 올라서야만 한다.

부른 배를 잠시 쉼터에서 가라 앉히고 가려나 보다.

갑자기 병목현상이 생겨 앞으로 전진할 수가 없다.

그래도 계획된 코스로 전진하기로 결정하고 진군을 시작했다.


반대편 두문동재 은대봉에서 올라오는 등산객들과 좁은 길을 나누어 교차하려고 하니 시간을 많이 빼았겼다.

그래도 맑은 공기와 푸르른 하늘이........

차가운 산바람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심장은 더 뜨겁게 븕은 피를 온 몸 가득이 실어 나른다.


중함백에 올라 잠시 주변 경치를 둘러보고 빼앗긴 시간을 만회하기 위해 서둘러 내려선다.

<이문로 >

<백종대>

(김세봉>


아무리 바빠도 때론 쉬어가야만 한다.

아름다운 경치로 어찌 지나칠 수 있을랴!

구비구비 오천년 이땅을 지켜낸 태백의 산맥들이 얼마나 멋지고 아름다우냐~~~~

드디어 적조암으로 내려서는 갈림길에서 나머지 친구들을 기다린다.

다들 모였는데 순만이를 비롯한 5명이 보이질 않는다.

혹시 지나쳐 간 것을 아닐테지.......


한참을 기다려 간신히 통화가 되고 우리보다 30분 넘게 앞서 내려간 친구들은 저아래 적조암 입구에서 버스를 기다리고 있단다.


<김규일>

<내 단짝>

<백종대>

<이동관>

바쁜 와중에도 느긋한 표정으로 저마다 멋진 포즈로 나를 부른다.

유난히도 이번 산행에슨 종대 규일 동관 등 몇몇 친구들 사진이 많다.

내가 게을러 다같이 평등하게 찍어주지 못한 친구들에게 괜시리 미안한 마음이 든다.


이제 정말 하산을 시작했다.

자꾸 뒤를 돌아보게 하는 산!

아쉬움이 자꾸 나를 불러세운다.

해는 중천을 넘어 벌써 서쪽하늘에 멀리 달아나 있다.

어둠의 입이 서쪽 산능선으로 부터 어둑어둑 그림자를 드리우고 있다.


드디어 적조암 입구 도로에 내려섰다.

이젠 버스가 오기만을 기다린다.

김재원회장이 아쉬운듯 태백산 막걸리 한사발씩을 돌린다.

함께 온 부인들에게는 맛 난 자연산 표고버섯도 한바구니씩 안겨준다.

따뜻한 친구의 정이 가득한 표고버섯 내음이 배낭에 가득하다.






우리를 태운 버스는 남원주 톨게이트를 지나 작은 메밀국수집에 우릴 내려 놓았다.

진탁이를 그냥 보낼 수 없어 다함께 원주의 음식점에서 저녁을 함께 하며 오늘 안전산행 즐거운 산행에 대한 회포를 풀기로 했다.


김재원 신임회장의 오늘 산행에 대한 감사인사와 더불어 앞으로 많은 동참과 애정을 부탁하며 건배 제의와 함께 .....

오늘도 힘찬 함성 " 두팔 두팔 용두팔~~~"

오늘 저녁 주안상은 본회 부회장을 역임했던 김상현이 한턱 쏜거다.

친구를 위해 아낌없이 거금을 내서 모두에게 배부른 저녁과 술을 제공한 그의 멋진 마음에 다들 박수로 화답했다.

박수로는 너무 빈약하지만..........마음이 따뜻해졌다.


이어서 신임 총무가 일어나 거듭 건배사를 제의하고 다음달 수원에 있는 광교산 산행에 많은 동참을 호소했다.

조금이라도 건강할 때 자주 보고 자주 걷고 자주 어울리길 소망하며.........


마지막으로 종대가 일어나 산악회를 위한 고언에도 다들 박수를 보냈다.

그런데 좋은 소리였는데 내가 취했나 보다.

뭔 말이었는지 댓글로 다시한번 해보라~~ㅋ


우리 용두팔 모두 팔팔하게!!!!

자주 볼 수 있기를 기원하며 홧 팅!!!!  또 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