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 행 일 시 :2018년 3월 18일 일요일 10시
장 소 : 수락산 물개바위 아래
참 석 인 원 : 강홍렬, 고영춘, 김상현, 김세봉, 김영진, 김용회, 김재영, 김재원, 김태선, 박기철, 박종걸, 박준호, 박찬정,
백종대, 송재혁, 송필만, 오진탁, 유순두, 이구용, 이권우, 이규완(9), 이동관, 이명철, 이문로, 이승배,
이장원, 이재민, 이제만, 임순만, 정승수, 최인규, 황기수 , 황재목, 정재민, 이동훈 (총 35명)
기나긴 겨울잠에서 깨어나는 생명의 소리를 들으며 아파트를 걸어 나왔다.
솜털 뽀송한 가녀린 가지마다에 생기가 발랄해 보인다.
발걸음도 가볍게 친구들을 만나러 가는 길!
겨우내 친구들은 어떻게 지냈을까?
궁금하기도 하고, 반갑게 맞아 줄 친구들 표정이 보고파 설레는 마음으로 발걸음을 옮긴다.
얘들아!
초로의 친구들이 변함없이 반겨준다.
마음이 언제나 청춘인 친구들의 힘찬 목청을 듣다보면 서로 따라 젊어지는 느낌이다.
한해 한해 서로의 안부를 물으며 ........
새로운 친구들의 얼굴을 대할 때면 보다 더 반갑고 고맙다.
올해는 인생의 제 2막을 시작해야 하는 많은 친구들에게 새롭게 다가오는 2018년의 봄이 아닐까 싶다.
몹시도 추웠던 지난겨울을 잘 나지 못하고 먼저 하늘나라로 간 친구들의 소식을 접하면서
더 열심히 남은 인생을 좋은 벗들과 함께 동행 하며 서로 감싸 안고 살아가야지....
함께 이해하며 멋지게 살아가야지 생각해 본다.
한 해 동안에 너희들은 얼마나 변했니?
무심코 살아가는 우리들.......
내 주변의 변화도 잘 느끼지 못하면서..... 숲 속 친구들 모습이 보고 싶다.
살이 오른 친구도, 아픈 병치레로 까칠해 진 친구도.......
새로 세 들어 사는 산새들의 지저귐으로 무료함을 달래는 키 큰 나무들의 미소도.....
산 너머 불어오는 봄바람에 바람난 버들강아지들의 웃음소리까지도 보고 싶고 듣고 싶은
그리움들이었다.
**수락산의 봄**
- 섬돌 -
솔숲 건너 하얀 미소
향기로 휘감고서
수락(水落)의 물소리 소곤소곤
밤낮으로 기도를 담아내면
잊었던 푸르른 동심
봄꿈으로 새록새록.
햇볕고운 날에는
고개 들어 널 반기리.
시산제를 올리러 오르는데......
화강암으로 반짝이는 수락산의 정경이 산신(山神)의 미소처럼 맞아주는 산행길.
솔 내음 가득이 법향으로 다가오는 산행길.....
겨우내 움추렸던 가슴을 펴고 다함께 오르는 마음이 고딩시절 소풍길처럼 한결같이
즐겁고 행복해 지는 산행길..... 나만이 느끼는 행복이었을까?
친구야!
건강이 받쳐주는 그날까지 우리 오늘처럼 반갑게 만나서 함께 걸어보자.
40여년을 함께하며 친구 간에 속상한 일, 화나는 일, 섭섭한 일들이 없었겠느냐마는 겨
우내 흰 눈으로 덮어주더니 봄날 바위틈 사이로 녹아내리는 물소리에서 산의 끈기와 용서를 본다.
넓은 가슴과 푸르른 마음, 따뜻한 눈빛의 산에서 자꾸 왜소해져 가는 자신을 바라보게 된다.
산에 오면 키 작은 나무가 되어 푸념도 뱉어보고,
햇살 좋은 날 깔깔 웃는 직박구리...곤줄박이 새들도 되고 싶다.
오늘은 그냥 살포시 속살 내민 산수유 노란 꽃망울이 되어 오가는 산객의 웃음소리도 엿듣고 싶다.
친구들과 두런두런 수다를 떨다보니 벌써 시산제를 올린 앞마당에 당도했다.
짊어지고 온 짐들은 벗어 놓고.......
잠시 땀을 식힌다.
앞서 온 임원들은 제수에 따를 술과 떡과 고기를 준비해 놓고 우릴 기다린다.
아직은 다소 미흡한 임원진들이기에 산아래에서 허겁지겁 부족한 제수용품을 사서 함께 오른 회장단과 전임총무님!
서로의 작은 마음들이 하나하나가 더해져 따뜻한 시산제를 올릴 수 있는 것이 아닐까 싶다.
화려하진 않지만 그래도 촛불을 켜고 향을 사르며 시산제 준비가 얼추 마쳐진듯 하다.
혹시 미흡한 것이 있는지 서로 살펴본다.
올해는 부지런히 오르다보니 친구들 개인 사진도 없다.
그냥 일거수 일투족을 담아 올 시산제를 기억해야 할 것 같다.
종교의 경계를 넘어........
산을 좋아하고 사랑하는 친구들의 경건하고 엄숙한 마음을 담아 한해의 안전한 산행과 건강한 산행을 기원하며.......
오늘의 마음 그대로 산을 아끼고 사랑하겠다는 약속의 시간을 함께 하는 시간!!!
다소곳이 손을 모으고 마음의 다짐을 한다.
산악인 선서도 하고......
산악회장님 회장님 인삿말과 본회 황재목 회장의 축사도 함께 듣는다.
분향강신 : 김재원 회장이 초헌관으로 향을 사르고 산신을 모시는 예를 올린다.
촛불을 점화한 후 향을 피우고 술잔에 술을 반잔 다라 땅에 붓고 삼배를 한다.
이어서 단기 4351년 무술년 3월 18일 강신문 낭독... 용두팔 산악회 회원 일동의 무사 산행을 도와 주십사 정성으로 제물을 마련하였사오니,
산신령님께서는 우리 인간세상에 왕림하시어 흠향하소서 ....
참신 : 다같이 삼배로 산신을 맞이하고....
초헌 : 산신께 첫잔을 올리는 산악회장
이어서, 세봉이가 축문을 읽고 우리 용두팔 친구들은 무릅을 꿇어 함께 향을 올린다.
아헌 : 이동관 대장이 두번째 잔을 올린다.
종헌 : 세번 째 잔을 올리고.......
산악회장과 본회회장 순으로 헌작이 시작되었다.
그리고 용두팔 산악회의 오늘이 있도록 힘써 준 역대 회장단들이 주축인 고문단들의 헌작을 하였고......
현 산악회 임원인 이동관 대장, 김세봉대장, 김영진 감사, 송필만 총무의 헌작
지긋이 지켜보는 태선과 상현의 모습이 앵글에 잡혔다.
임순만, 이제만, 이문로 전임 총무 대장들의 순서에 이어......
본회 김상현 부회장이 헌작을 올린다.
이어서 1반 2반 3반 대표...
4반 5반 6반 대표
7반 8반 9반........
산신재배 : 모두가 3번 절을 하고...
소 지 : 축문을 태워 하늘로 올려 보냈다. 이로써 올해의 시산제가 끝나고 .....
맛깔나는 김치와 편육 ..... 올 한해도 모든 가정의 화목과 행복이 함께 하길 바라며. 막걸리로 음복을 했다.
몇년 째 늘 같은 장소에서 하게 되는 시산제이다보니 다소 밋밋한 생각도 드는 친구들도 있었지마, 이도 힘들고 높아서 못오는 친구들도
있고, 어렵게 함께한 친구들도 있으니 이에 만족해야 하지 않을까 싶다.
높지않은 지형에 쉬엄쉬엄 오를 수 있어 산보겸 간편한 옷차림으로 칮을 수 있어 더 많은 친구들을 불러 모으기에 좋은 장소가 아닌가
싶다.
다만, 너무 싱거운 산행으로 시산제 느낌이 나지 않는 친구들을 위해 내년부터는 미리 시산제 시간을 정해놓고 1,2부로 나뉘어
먼저 산행을 하고 싶은 친구들에 대한 배려도 해 보는 것이 어떨까 싶다.
하산길 혹시나 옆길로 새는 친구들이 있을까 노파심에 기다려 주는 친구들.......
벽운식당으로 옮겨 닭백숙과 닭 볶음탕으로 점심식사를 하며, 오늘 만남을 즐긴다.
용두팔 단합을 위한 황기수 전임 회자의 축배제의와 현 김재원회자의 '다함께~' 합창(?) 떼창까지 함께부르며.....
즐겁고 흥겨운 점심시간을 가질 수 있었다.
헤어져야 할 시간!
수락산 역 앞에서 아직도 아쉬움이 남는지......
서로 어깨동무를 하고 헤어짐을 망설이고 있다.
아무래도 이대로 헤어지기에는 서로 아쉬움이 많아 작은 빈대떡 집으로 자리를 옮겨.....
온갖 수다로 시간가는줄을 모른다.
자주 만나도 하고 싶은 말 들어 줄 말들이 왜이리도 많은지........
영원한 반바지!
멋진 단짝!
행복해 하는 그들의 표정에 나이가 어디에 붙었는지?
천진스러운 모습이 보기 좋다.
잠시 고민에 잠긴 백종대!
그
는
무
엇
을
고
민
하
고
있
을
까
?
고민이 미소로......
미소가 함박 웃음으로.....
그가 친구들을 위해 몸보시를 했다.
머리에 선명하게 찍힌 입술자욱!!!!
누구의 입술이 그다지도 요염한지........
알고 싶은 친구들아 산으로 와라!
너희들이 원한다면 언제든 숨겨진 모자를 벗고 희생하겠다는 종대의 의지(?)에서......
친구를 향한 뜨거운 그리움이 뚝뚝 묻어난다.
이젠 정말 각자 집으로 가자!
철부지 어린 아이들처럼 길거리를 방황하지 말고......
그려!
그냥은 죽어도 못가지.........
한큐 한큐에 탄식과 환호를 내 뱉으며 여기저기 웃음꽃들로 가득한 당구장!
예전보다 많이 건전하게 당구를 즐기는 친구들의 모습에서 젊잖고 멋지게 익어가는 친구들의 모습을 읽는다.
다음 산행에서는 또 어떤 친구가 숨겨 둔 미소를 내보이며 우리에게 다가올지.......
아직도 추위가 가시지 않은 봄 날!
겨우내 꽁꽁 동여맨 빗장 하나 풀어 재치고 반갑게 찾아와 줄 봄꽃처럼 너의 미소도 그렇게 빛날 수 있음을 .......
친구야!
자신들이 그 꽃이 될 수 있다는 걸 잊지말았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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