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 요 벙 개
오늘 어느 하늘 아래 벙개가 칠까
보고 싶고 그리운 얼굴
어둠이 물드는 초저녁
허름한 선술집
옹기종기 모여 앉은
서민들의 눈빛 너무 정겨워
뿌연 담배연기에 인생을 싣고
우리의 삶을 엮어서 간다.
밤은 깊어만 가고
우리의 세상사도 둥글어 가고
꺾이는 술 잔 마다에
우리의 시름도 함께 꺾이었으면...
이 풍진세상을 탓하여 무엇하리
고독한 인생을 곰씹어 무엇하리
울고 웃으며 받아든 술잔마다
우리의 애환도 함께 떠있고
술도 마시고 세상도 마시고
우린 취한 듯 모두가 하나가 되네.
오늘은 꼭 벙개를 치려했건만
안개없는 벙개가 무슨 소용이랴
이리 저리 궁리한들 뾰족한 생각 없어
담주 월요일 날 월래 한잔 해보자구여.
너와 나 우리 모두 모일 수 있는 곳
늦은 일곱시 반이면 모두가 무방하리니
오늘따라 왜 이리도 술 생각이 그리워
을지로의 빈대떡이 마냥 그리워......^^
-섬 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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