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기(친구)

용두팔 수리산 등산

섬돌 2006. 11. 21. 15:41
 

일    시 : 2006년11월19일(일)이른10시

산 행 지 : 안양 수리산

산행코스 : 안양3동- 관모봉 - 태을봉 - 병탑 -하산

일   행  :김성권, 임순만, 전시호, 성연욱, 김동욱, 김석종, 임계택, 정승수, 송재혁,

          김종권, 장흥기, 이이재, 김형수, 강석용 내외, 강명보, 정종수 내외, 윤치명,

          박찬정, 이장원, 김세봉, 이문호, 곽승호, 박기철, 유순두, 이규완, 김상현,

          신학재,백종대, 김영진, 최재헌, 이제만, 권승칠 (총34명)



친구를 만난다는 것은 참으로 행복한 일이다.


시끌벅적한 소리에 잠깬 태양이 빌딩 숲 사이로 눈 비비며 일어나 고개 내밀어 기웃거리는 일요일아침 안양역사!

  <안양역사 앞마당>


오랜만에 만나는 용두팔의 감동이 한사람 한 친구가 도착될 때 마다 역사 앞마당에 출렁인다.


장거리를 달려오는 친구들을 기다리려는 배려가 묻어 있기에 기다림을 또 다른 설레임으로

맞이하는 친구들의 모습들이 아름답다.

 <보고싶은 얼굴들을 기다리는 현장>


- 졸업 29년 가을 산행-


친구여!

지난 추억을 하나씩 가슴에 묻고

누군가를 그리워하며 살아온 나날.

오늘은 녀석이 나와 줬을까?

구름이 나고 지듯

가슴에 이는 너의 모습.


앞만 보고 달려온 무심한 세월

마음은 옛 그대로인데

숱 많던 머리는 오간데 없고

검은머리엔 서리가 내렸네! 그려


골진 주름의 깊이만큼

우리의 우정도 깊어 있음이

행복한 웃음에 묻어나고


친구여!

스물아홉 해 저녁노을 드리웠건만

오늘도 찾지 못한 너의 얼굴은

좀더 가슴 깊은 곳에 묻어 두어야겠다.

 


 

10시30분!

모두들 도착한 듯 인원을 확인하고 버스와 승용차에 나누어 타고 수리산으로 향했다.


수리산 초입에 석용이 가족과 정종수 부부가 기다리고 있었고, 30여명이 넘는 우리 일행은

11시가 되어서야 산행을 시작할 수 있었다.


거추장스러운 듯 옷을 벗어버린 굴참나무 군락 ! - 하나, 둘, 모두를 버리고 홀가분하게 빈 몸으로 겨울을 나는 나목 아래 -  우리들의 낙엽 밟는 소리가 가는 가을 아침을 일으켜 세우고 설잠 깬 아기 청설모가 놀란 눈으로 휘둥그레 주위를 살핀다.

미안한 마음으로 살금살금 발걸음을 옮긴다.

 

조금 더 오르자 이번엔 푸른 소나무 숲이 드리워져 있다. - 솔숲사이로 비집고 들어온 바람 이 구슬땀을 흘리며 산을 오르는 용들의 가슴에 솔 향을 안긴다.

네 내음을 맡으며 변함없이 푸른 너의 영혼 닮고 싶다는 꿈을 꾸며 오른다.

 

 <소나무 숲은 지나 잠시 휴식을....>

 

독수리가 할퀴고 간 듯 갈라진 작은 바위틈 밟고 한참을 오르다 보니 수리산의 제 2봉인 관모봉(冠帽峯426m-벼슬아치들이 쓰던 모자)에 올랐다.

산을 사랑하는 사람들이 이곳에 대한민국의 조국애를 그리며 태극기 게양대를 만들고 매일 태극기가 펄럭이도록 하고 있다.

북쪽으로는 연주암과 삼막사가 있는 관악산을 마주보고 있고, 동쪽으로는 청계산과 광교산을 벗 삼아  남쪽 그 아래로 아늑하게 안양시내가 둥지를 틀었다.

 북쪽의 제일봉(태을봉-488m)을 제외하곤 바람에 하늘거리는 다홍치마처럼 아직도 붉게 물든 산허리가 사내들의 마음에 불을 지핀다.

 속이 탄다.

 배낭에 넣어둔 막걸리를 꺼내어 벌컥벌컥 들이킨다.

 뒤늦게 도착한 민주산악회장 시호도 속이 탔던지 한 대접을 숨도 안 쉬고 마셨다.

 

 <관모봉에서>

 석종이가 주변 산과 시내를 가로지르는 도로들에 대해서 설명하고 나자 성권이의 풍수지리학적 설명을 들으며 우린 태을봉으로 향했다.

 조금 지나자 양 갈레길이 나타났고 일행은 자신의 근기에 따라 험한 코스와 쉬운 코스를 택해 정상을 향해 발걸음을 옮겼다.

 석용아들 명보도 슬그머니 아빠 뒤꽁무니로 빠져 우리일행에 합류했다.

 흘러가는 구름도 보아가며 바람소리에 귀 기울 릴 여유를 찾아보고 싶은 용두팔의 로맨티스트들- 그들을 일컬어 민주산악요원들이라 한다…….ㅋㅋ

 나이어린 명보도 우리 쪽으로 붙는걸 보니 멋을 아는 녀석인 듯 하다.

 <사잇길로 빠진 민주산악회원들의 달콤한 휴식>


 그렇지만 울퉁불퉁한 바위처럼 잘 다듬어진 아랫도리 근육파 사나이들의 산 사랑과 애정

 - 언제나 선 굵은 삶을 추구하는 용두팔의 터프가이들 - 소위 용두팔의 선봉대 정예부대라 한다…….(아부//무서버~~)


오후 1시가 되어서야 우리 모두는 태을봉 정상에 도달할 수 있었다.

커다란 독수리가 내려앉는 형상을 한 봉우리이라는 뜻에서 태을봉이라 이름 지어졌다는 이곳에서 맑은 공기를 들이켜 본다.

마음이 맑아진다.

기분은 이미 하늘과 맞닿아 있다.

얼굴은 수리산 내음과 하나 된 술기운으로 붉게 물들었다.

친구에 취하고, 맑은 공기에 취하고, 술기운에 취하니 .......

여기에 장기판만 깔아 놓으면 신선이 따로 없음이다.

 <태을봉 정상에서>


오늘은 늦게 오르기 시작한 산행으로 정상에서 잠시 머문 후 하산을 서둘러야만 했다.

배꼽시계는 이미 머리 꼭대기에서 온몸으로 허기를 탓하는 신호를 보내고 있다.

얼마를 달려 내려왔을까?

마치 마이산 탑사를 옮겨다 놓은 듯 두개의 돌탑을 정성스럽게 쌓아올린 병탑 근처에

점심을 먹을 장소를 잡았다.

 빨갛게 물든 아름드리 단풍이 위용을 자랑하며 우릴 맞는다.

 온몸으로 외로움을 숨긴 채 고운 빛 가득 안고 다가서는 단풍에 우리도 마음을 빼앗겨

 버렸다.

 마음착한 용두팔 일행은 그들과 벗 삼아 추억을 담아내기로 했다.

 

 <병탑에서 단풍을 벗삼아>


 이젠 점심시간이다.

 학창시절 젓가락 두개만 달랑 들고 점심시간 전 체육시간이면 이 도시락 저 도시락 계란부침에 맛있는 반찬만 훔쳐 먹던 추억의 사내들이 오늘도 기웃거린다.

웃음꽃이 핀다.

 <점심시간은 즐거워>

 언제나처럼 용두팔 산악회의 모든 건강을 책임지려는 듯 배낭 가득히 먹거리를 챙겨오는 임순만대장과 강석용내외가 오늘도 푸짐한 한상을 준비했다.

 

 <학창시절 도시락 꺼내먹은 사람은 누구?>

 

 사업이 어렵다며 언제나 산행할 때마다 양주 한 병씩을 준비하겠다는 학재.  -  잘 보고 학습해서 다음산행에 보탬이 되겠다는 종수 내외. - 라면8개를 사와서도 친구들을 챙겨주느라 뒤늦게야 어렵사리 맛을 보는 성권.- 손수 담근 인삼주에 양주를 준비하고 중국에서 날아온

재혁. - 칵테일 잔과 레드와인을 준비한 종권. 그 외에도 나름대로 많은 먹거리로 우리의 눈과 코와 입을 즐겁게 해 해준 친구들과 그의 아내들에게 감사(맘속으로만)를 드리며 맛있는 점심을 마쳤다.

모두들 용두팔에대한 사랑이 지극하다.

그래서 나는 용두팔 산악회를 사랑한다.

 <배부르고 등 따실때의 표정들>


 배부르고 등 따시면 졸리운데........

 아들이 카이스트에 합격해서 한턱을 쏘겠다고 다짐하고(?) 나온 순만이의 간곡한 사정(?)을 뿌리치지 못한 우리 일행은 서둘러 산을 내려와 안양 역으로 향했다.

 늦게 도착한 재헌이와 제만이 합류한 2부 파티에서는 숨 헐떡이고 오를 산이 없기에 느긋한 심정으로 회포를 풀며 술잔을 기울였다.

 <순만의 간곡한 부탁?으로 모인 즐거운 저녁시간>

 

언제 소식을 들었는지 부산에서 달려온 제만. 무릅 고장으로 달려온 재헌!-역쉬 귀신이다.

명보에게는 요즘 아이답지 않게 (협박에 못이겨 따라왔다고 어릿광은 부리지만)부모를 따라 열심히 산행을 하는 뜻을 높이 사 현장모금 장학금 전달식도 가졌다.

 <명보에게 장학금 전달식>


또한 폭탄주를 만드는 법을 배우기 위해 연거푸 석잔을 들이킨 재혁. - 그 옆에 보고 있던 성권이 나서며 그도 두 잔을 연거푸 마셔야만 했다.

안에 들어있는 소주잔을 조각배처럼 띄워야만 하는데 실패하면 만드는 사람이 벌주로 먹어야 한다는 법칙을 만들어 온 이재 때문이다.

(이재야! 이런 것 개발하지 말고 좋은 정책 많이 만들거래이~~~)

허지만 그로인해 우린 한바탕 웃을 수 있었고.......

술기운이 오르는 만큼 우정도 깊어가고 안양의 밤거리도 뜨겁게 달아올랐다.

 

 <밤의 열기는 뜨거워만 가고...>

 

좀 더 같이 있고 싶어 하는 친구들을 뒤로하고 서둘러 갈 길을 재촉한 우리 일행은 못내 아쉬워하는 친구들의 마음을 가슴에 묻고 내일을 위해 어둠 속으로 사라져 갔다.

내일 아침에 술에서 깨어나면 그냥 가준 우리에게 눈물나게 고마움을 느끼며 속 깊은 친구라고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울 것이라고  믿으며........


친구들아! 

모두들 잘 들어가고 건강한 아침들 맞이했겠지????

건강해야 우린 또 만날 수 있는 고야....ㅋㅋㅋ


용두팔! 영원하라.

용두팔! 하나가 되자.

 <여긴 완죤히 단풍이 각양각색이네...ㅋㅋ>


뱀발: 일용회 친구들은 절대로 화정동에서 신하호와 만나 생굴에 쇠주3병+을지로 골뱅이        에 맥주 각500CC씩 하고 헤어지지 않았음?!?!?!

'산행기(친구)' 카테고리의 다른 글

용두팔 인왕산  (0) 2006.12.20
용두팔 인왕산 산행기  (0) 2006.12.19
아름다운 반란! 북한산행  (0) 2006.10.02
겨울산행 -관악산(비젼교무)  (0) 2006.09.19
용두팔 청계산에 오르다  (0) 2006.09.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