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고지신-나를 돌아보며

말에도 향기가 있다

섬돌 2007. 4. 4. 09:40

          

   재상인 원인손이 삼주  이정보에게 문안인사를 가서의 일이다.

 

  " 徐明天(서명천), 李敏坤(이민곤), 金載人(김재인)의 이름에는 천지인 삼재가 다

갖추어져 있는데,

땅(地:땅지)이 변해서 땅(坤:땅곤)이 되었습니다. 그런데 이에 대구(對句 :상대할 글귀)

가 어렵습니다"

 

 그말을 들은 이정보 왈

 

  " 魏昌祖(위창조), 崔益南(최익남), 元仁孫(원인손)의 이름에는 할아비 아들 손자

삼대가 다 들어 있는데,  아들 (子:아들 자)이 변하여 사내(男:사내 남)가 되었다네 "

 

                          << 記聞叢話 (기문총화) >>

 

  조선 영조때 문신들로 요즘처럼 팍팍한 세상에 얼마나 재치가 넘치는 말들인가!

 

  아마도 요즘 아이들은 이런말을 쓰면 말꼬리잡고 늘어진다던지....

  썰렁하다고 핀잔을 먹을게 틀림없다.

 

  그러나 말에는 상대가 있고 또 그에 맞는 대구(말댓구라도 좋다)가 예쁘고 아름다워야

 말에도 향기가 나고 웃음을 담을 수 있을게다.

 

 여보게!

 오늘 아침은 이 글귀하나 담고 가세나.

 

 " 성 안내는 그얼굴이    참다운 공양구요,

   부드러운 말 한마디    미묘한 향이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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