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사

11월 제1사단 11연대 3대대 일월성 부대 방문

섬돌 2009. 11. 23. 22:58

 일시: 2009년 11월 22일(일)  09:00~13:00

 인원 : 정률스님,박동성, 김주선, 하경훈, 정영수, 정상옥부부와 남매, 정승수(10명)

 준비물; 잔치국수

 법회 참석 장병 수  ; 102 명

 

 오늘은 포근한 날씨인데도 전방의 날씨는 서울보다 춥다.

 다들 겨울옷을 단단히 차려입고 일월성 부대를 찾았다.

 오늘 김장을 한다며 어제저녁 늦게까지 배추를 절여놓고 온 동성부부의 정성이 대단하기만 하다.

 지난달까지는 야외의 그늘에서 법회를 가졌는데, 기온이 떨어져 더 이상 바깥에서 법회를 볼 수

없게 되었다.

 

 언덕위의 아담한 교회 건물이 부럽기까지하다.

 언제나 우리장병들에게도 번듯한 법당에서 법회를 볼 수 있을련지......

 

 오늘은 구내식당을 빌어 법회를 갖고 있지만, 여느때와 마찬가지로 전체 장병의 반 이상이 법회를

참석한다고 하니 마음은 뿌듯하기만 하다.

 

 오늘은 스님께서 옛날 당신이 몹시 아파서 죽음 앞까지 갔었을 때의 이야기를 빌어 부처님의 가피와

기도로 오늘의 자신이 있음을 알기 쉽게 불교 교리와 함께 설명해 주신다.

 몇 몇 장병들은 대민 봉사를 나가 다들 참석하지 못했지만 다들 열심히 귀담아 듣는다.

 

 시간이 지나며 피곤에 지쳐 졸고 있는 장병들도 있다.....ㅋㅋ

그래.....

설법을 들으며 편안히 잠들 수 있음도 다 부처님 뜻이려니.....ㅋㅋ

 

 스님의 설법에 이어 대한 불교 조계종 전 회장을 지냈던 정상옥 법우가 장병들을 위해 몇마디 거든다.

 군 생활을 하면서 법당으로 오게 된 인연도 중요하지만, 우리가 함께 부처님 법을 배우겠다고 마음

먹었다면 제대하기 전에 꼭 한가지 왜 불교를 믿어야 하고.....

 어떤 자세로 부처님 법을 따라 배우며 살아갈지 얻어서 나갔으면 좋겠다는 간곡한 바램을 말해

주었다.

 옛날 내가 논산 훈련소에 입영하여 처음 내 발로 군 법당을 찾았을 때가 스쳐지나간다.

 정다운 스님이 군종법사로 설법을 하셨는데.....

 진정한 불자가 되려면 " 학처럼 잠자고, 돼지처럼 먹고, 소처럼 일하라."고 하신 그 말 속에

뿌리를 잊지말고 건강한 몸으로 부지런히 살아가라는 속 뜻을 새기며, 불교에 입문하게 된 동기가

되었던 자신!

 이들 중에도 나처럼 우리의 이런 봉사와 포교 활동이 어떤 계기가 될 수 있음을 믿는다.

 

 법당에서 설법을 하고 있는 동안 야외의 법우들은 장병들을 위해 잔치국수를 열심히 준비하고 있다.

 밤새 준비한 지단들을 분배하기 좋게 정리해 놓고.....

 장병들에게 맛있는 잔치국수를 주기위해 밤새 우려 낸 육수를 따뜻하게 다시 데워 보온 통에 넣는다.

 

 장병들의 먹거리를 위해 손수 마련한 보온통과 커다란 들통들이 장병150명 이상을 충분히 먹이고도

남음이 있어 일하기에 한결 쉽다.

 법회가 끝나고, 드디어 잔치국수를 먹는 시간!

 줄을 선 장병들의 수가 점점 늘어간다.

 법당이 없어 식당을 빌어 설법을 하니 주변의 막사에서 장병들이 하나둘 모여든다.

 보잘 것없는 잔치 국수라고 할 수도 있지만, 밤새 육수를 잘 고아서 집에서 먹던 맛을 내려고 노력한

법우들의 정성에 모두들 맛있게 먹고........

 눈치 빠른 장병들은 내무반에 달려가 자신들의 식판을 들고와 한그릇씩을 더 담아간다.

 법회를 통하여 설법을 듣고 배우는 것도 중요하지만, 따뜻한 우리의 정성이 담긴 국 한그릇이 이들

에게 영원한 정으로 사랑으로 기억되어 준다면 이 또한 우리의 행복이다.

 

 정을 먹고....

 사랑을 먹고 간 이들이기에.....

 그들도 또한 베풀고 나눌 수 있는 이들이 되어 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