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기(친구)

소요산 산행 <용두팔>

섬돌 2010. 11. 22. 10:01

일      시 :  2010.11.21 일요일

 

산행시간 : 10시 30분~ 17:30분 (점심 및 뒤풀이 포함)

산행코스 : 소요산: 일주문 ~ 하,중,상백운대 ~ 칼바위 ~ 나한대 ~ 의상대 ~ 공주봉 ~ 일주문

               A팀: 칼바위~일주문  B팀: Full course

 

동행산님 : 박찬정, 조병국, 김규일, 김성권, 백종대+어부인(김정인), 강석용, 김지영, 권승칠, 전시호, 김종권+어부인,
                이규완, 김세봉, 원창연, 이문호, 정승수, 김창덕 (18명)  뒤풀이 ; 성연욱

9시50분 소요산역!

연천에서 온 재영이와 문호, 창연이, 종대 부부와 성권이 나와 기다리고 있다.

10시15분 열차가 도착하고 일행17명들이 도착하였다.

 오늘 산행코스를 설명하는 병국!

다들 경청하여 듣고 있는데, 싸움터로 나서는 병사들처럼 스틱을 준비하는 규일과 종대부부!

(스틱 다 폈으면 이젠 말좀 들어줘라~~)

설명을 다 듣고 나니.....오늘 산행이 결코 만만치 않을 듯 싶다.

민주 산악궁 친구들은 벌써 자신들이 갈 길을 정한 듯 느긋하기만 하고.......(시호, 재영, 승칠)

친구들을 뒤로한 채 서둘러 발걸음을 소요산 자재암으로 내 달렸다.

자재암 나한전에 들려 108배를 마치고 나오니...

벌써 선발대는 하백운대를 향해 올라갔고, 민주 산악궁 친구들과 오늘 후미를 맡아 줄 세봉이 기다려 주고 있다.

 

얼마쯤 올랐을까?

조금전 나한전에 모자를 두고 온 것이 생각나 다시 뛰어내려갔다 오니......다리는 후들후들...숨을 할딱할딱~

 

 도저히 선두를 따라잡을 수 없을 것 같아 후미로 빠져 민주산악궁과 동행하겠다며 세봉을 앞으로 보냈다.

얼마쯤 오르니, 저 앞에 종권과 어부인이 가쁜 숨을 내쉬며 오르고 있다.

앞 뒤로 배낭을 둘러맨 종권!

그 옆에는 반팔차림의 어부인이 구슬땀을 흘리며 가파른 계단에 매달려 있다.

 

그런데도 꿋꿋히 한계단 한계단 걸어올라 드디어 하백운대!

후미 민주 산악궁 친구들까지 다 올라 온 뒤에야 다시 중 백운대로 발길을 옮기려는 친구들!

 "야 시호왔다. 출발하자~~"

물한모금 마시고 다시 출발이다.

 상 백운대에서 점심 보따리를 풀었다.

 연,포천 사령관들은 볶음밥을~~~~

찬정이는 순대국을~~

병국이는 신라면에.....성권은 너구리까지.......

진국 복분자를 준비해 온 창덕이 덕분에  에피타이저로 복분자 주를 마시고, 성권표 고량주로 주식을 삼으니

사방으로 옅게 깔린 연무에 마음은 선계를 오락가락~~

 

 주위가 온통 선남 선녀 뿐이다.

점심을 먹고 나니, 조금은 피로가 풀려 부지런히 선발대를 따라 나섰다.

신흥공비 돌격대장 규일을 필두로......

엄살쟁이 원장군이 거침없이 산위를 펄펄난다.

그 뒤를 종대와 어부인이 따르고......뒤에서 석용이 버팀목이 되어준다.

병국은 앞뒤로 종횡무진.

그들을 따라 헐레벌떡 올라서니.....이곳이 나한대!

나한대에서 잠시 한숨돌리고 물한모금 마시며 하늘을 본다.

예까지 달려오며 난 무엇을 보고 무엇을 느꼈는가?

허겁지겁 앞만보고 달려오지는 않았는지......

산행도 인생도 두루두루 살피며 가야 하는 것이거늘......

드디어 오늘 우리가 오를 수 있는 최고 높은 곳 - 의상대! (고작 587M)

높이로만 너무 얕잡아 보지마라.

산세가 몹시 거칠고 야성적이어서 달래가며 올라야 하는 산인 듯 싶다.

서화담 양봉래와 매월당이 자주 소요하였다고 하였는데.......아무래도 축지법을 썼던지, 산아래에서 소요하였을 듯 싶다.

의상봉 정상에서 규일과 창덕....그리고 차기 공비 우선 선발 규완이 함께했다.

조금은 거만(?)한 포즈로~~

이젠 모두 모여봐!

너희들 따라가며 사진 찍어주기도 쉽지않아~~~

더 이상 공비들의 추적은 힘들듯하여 앞세워 보내고.......

 

홀로 유유자적 산길을 따라 내려선다.

싱그럽고 무성했던 여름날의 푸르름도....

못다 이룬 사랑으로 타오르던 붉은 정열도.....

이젠 모두 던져버린 채, 그리움으로 울부짖는 울음소리 온 산을 윙윙 떠돈다. 

그 길목 - 벌거숭이 나목들의 곁에 묵언으로 수행하는 스님처럼 작 은 돌탑이 가부좌를 틀고 앉아 함께 겨울을

날 준비를 한다.

작은 돌맹이 하나 하나에 따뜻한 마음이 쌓여져 올 겨울도 시린 마음들을 달래 주겠지?

그래도 삶과 죽음이 엄연히 상존하는 숲.

동안거를 준비하는 동승들처럼 어린 나무들은 고요히 숨죽인 채 여기 저기를 기웃대며 눈치를 살핀다.

치열한 자기와의 싸움에 이겨낸 자만이 깨달음의 희열을 얻듯이.......

찬란한 봄을 화두로 긴긴 겨울을 이겨 내야만 한다.

너로 인해 가졌던 온갖 희열과 고통도 지나고 보니 그리움으로 남는다.

바스락 바스락........

이젠 너희들의 소근대는 소리에 귀 기울이며, 너희들의 체온을 발끝으로 느끼며.......

우린 시리도록 차가운 가슴으로  새로운 꿈을 꾸고 있다.

나목들의 눈빛이 햇빛에 반짝인다.

나무들과 눈인사를 나누며 지나다보니, 하산을 준비하는 민주산악궁 황제 전시호와 연천 지역사령관 김재영, 그리고

딸부자집 깍두기 권승칠이 내려갈 샘터 길목에 섰다.

 

기다렸다 배웅을 해야하지만.....

앞서 간 친구들을 따라 발길을 옮겼다.

 가도 가도 앞서간 공비들을 따라 잡을 수가 없다.

 휘적휘적~

 호젓한 산길을 걷노라니, 저 만큼에서 마른 나뭇가지 사이로 공주봉이 모습을 내보인다.

 애틋한 정감을 불러 세우는 것이 아마도 가을 산이 보여주는 또다른 운치가 아닐까? 

온 길을 뒤돌아 보니, 어릴 적 시골집 누렁소처럼 낮잠을 즐기는 듯  길게 누운 의상봉과 산자락에 정이 간다.

 드디어! 오늘의 마지막 봉우리 - 공주봉.

신라 시대 원효대사와 하룻밤 인연으로 설총을 나은 요석공주의 애틋한 사랑이야기가 이직도 소요산 이곳 저곳에

가을 날 까치밥으로 남겨놓은 홍시처럼 여기 저기 주렁주렁 .......

오가는 산객들의 눈과 마음을 달콤하게 녹여준다. 

공주봉에 하나둘 쌓여진 돌탑!

원효가 보고플 때마다 하나씩 쌓아 올린 사랑의 흔적은 아니었을까?

지나는 길손은

애닮은 마음 무너져 내린 돌탑에 돌 하나를 더 얹힌다.

민주 산악궁 팀을 중간에 마중하고 뛰따라 온 산악회장 - 박찬정!

꾸준한 산행 덕분에 무척이나 건실한 다리를 가지고 앞뒤로 챙겨주는 그의 텁텁함이 막걸리를 닮았음일까?

가까이 할수록 달콤한 향에 풍기는 듯 하다.

 남은 막걸리 한병을 꺼내 선발대와 지금 막 도착한 찬정이 나누어 먹고서도.....

얼마를 더 기다렸는데도 후미는 보이지 않고.....

성질급한 정인언니와 창연 엉아는 빨리 가자고 보채고 있다.

 

그러거나 말거나.....

남은 배하나 꺼내어 열심히 깍아 두루 두루 맛보게 해주는 문호의 자상함이며.....

마지막까지 남겨놓은 쵸콜렛 과자를 나누어주며 피곤해하는 친구들에게 힘을 북돋아주는 신흥 공비대장 김규일.

처음 함께 한 산행이지만 마라톤으로 단련된 체력으로 후미를 챙겨 올라왔던 규완이.

 

암튼 다들 도착할 때까지 기다려주는 친구들의 마음 씀씀이가 보기 좋다.

시호, 승칠, 재영이 빠진 15명의 용두팔 건각들이 마지막 공주봉에 모여 앉았다.

다들 소요산 전 코스를 완주하느라 힘들었지만 얼굴 마다에는 성취감과 행복감들로 충만해 보인다.

 

종권이 어부인께서도 초콜렛 봉지를 꺼내 지친 친구들에게 골고루 나누어주고....

드디어 하산길!

가을 산행은 측은지심을 배우며 걷는 길이 아닐까 싶다.

메마른 풀섶사이로 까칠한 가을바람이 할퀴고 지나간다.

한결같이 풀섶을 바라보는 눈길들이 애잔해 보인다.

우리가 올랐던 백운대와 나한봉 의상봉을 배경으로 포즈를 취하고 있는 포천지역사령관 강석용, 용두팔 어의 김종권

세봉서당 훈장 김세봉, 용두팔 전임회장 김성권.-어찌 찍다보니 짱짱한 어르신들만 다 모였네???

내려오는 길에 석용에게 너덜길에 대한 설명도 들어가며....

너덜길 주변으로 쌓아올린 돌탑들의 모습들도 담아 본다.

굴곡이 심하고 거친 삶에서 어딘가에 기대고 싶은 마음처럼 험난한 너덜길 주변으로 돌탑들의 소망이 여기 저기

쭈뼛쭈뼛 서 있다.

옛날같았으면 근접할 수 없을 만큼 깍아지른 산세가 마치 공주봉의 품위를 유지하고 있는 이유일까?

어찌보면 도도한 듯.......

어찌보면 애틋한 듯.......

사랑은 전설로 이어져 도도한 산봉우리 그윽한 눈빛으로 자재암을  내려 보고 섰다. 

 

산 아래 마지막 휴식을 취하며 너덜길을 내려오는 친구들의 안전 산행을 기다려 주는 일행들.

찬정이가 아껴둔 소주 한병을 꺼내어 힘들게 내려선 친구들에게 권한다.

땀흘리고 난 뒤 마시는 술한잔이 어찌 이리도 달까?

친구의 우정이 듬뿍 담겨 있음이리라. 

 오늘 산행의 백미!

 종대와 어부인 정인 여사가 정답게 산길을 내려간다.

 하루종일 친구처럼 ....

 오누이처럼.....

 애인처럼....

 알콩달콩 살갑게 애정을 표현하며 살아가는 부부의 모습이 참 보기 좋다.

 출근길에도 뽀뽀를 안해주면 절대 출근을 안한다는 종대! - 워! 워! 멋쟁이!!! 

 네 뒤에 서서 내려가는 나도 낼부터 함 해봐..ㅋㅋ

 오늘 산행을 마무리 하기위해 소요산 입구 좌판에 둘러앉았다.

 하루종일 어디가서 이렇듯 거침없이 웃어볼 수 있으랴.

 108배를 14분에 마친 이야기가 .....14분 동안에 108번으로 둔갑을 해도.

 점심시간 자리를 넓혀 앉자는 이야기가.....갑자기 "벌려"란 말로.

색계(色界) 와 욕계(欲界)를 아슬아슬 넘나드는 모든 친구들이 음담패설들이 온통 웃음꽃들로 온산을 풀풀 나아다녔다.

 

 한참을 즐기고 마시는데........

어디선가 귀에 익은 목소리 - 연욱이 스쿠터를 타고 소요산까지 찾아왔다.

다들 갈길이 멀고 전철 시간에 맞추려다보니 따뜻한 홍합국 한잔 대접해주지도 못한채 헤어져서 아쉬웠지만......

웃으며 또 배웅하는 그에게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

친구야! 고맙고.....또 고맙고...... 정말 고마웠다.(담에 원수갚음 함 해야쥐~~)

 용두팔의 연인(?)

 정인여사가 연욱의 터프(?)함에 안기어 살짝 한컷.- 설마 종대가 뒤에서 씩씩 대는 것은 아니겠지???

 애교많은 아내와 함께 늘 건강하게 사는 네가 부럽다.

 

 애고......

 난 오늘 집에가서 내가 아내에게 애교라도 부려 봐야겠다. 잘 될끄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