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 시 :2010년9월25일 토 10:00~19:30
장 소 : 관악산 (안양 관양중학교 앞- 산림욕장- 전망대 - 국기봉 - KBS 송신소- 연주대 - 지도바위- 관음사국기봉- 사당역)
인 원 : 박찬정, 김규일, 심응선, 이정근, 곽형근, 정승수
하늘이 파랗다.
맑고 투명한 마음처럼 푸르른 하늘이 손잡을 만큼 가까이 와 있다.
우리의 본래 마음자리처럼 때 묻지 않은 하늘이 따라 걷는다.
풀섶에선 가을을 재촉하는 풀벌레 울음소리....
나무위엔 마지막 통곡을 피워내는 매미의 애끓는 절규.
그 한가운데를 걸어 오른다.
우린 늘 시간의 중심에서 태연한 척 산길을 오르는 나그네들이다.
비켜갈 수 없다면 즐기며 가자!
오늘 이길은 초행 길이기에.....
어디로 어떻게 가야할 지 알 수 없지만, 그 길에대해 걱정하고 두려워 하지만 말고 친구와 더불어 걸어가 보자.
힘든 친구가 있거든 쉬었다 가자.
땀이 나거든 약수터에 들러 세수도 하며 가자.
어느 고갯마루쯤에서는 아이스크림도 먹어가며...
농담 따먹기도 해보고....
각자가 살아온 길들을 이야기하며 맞장구도 쳐보자.
이럴땐 내 이야기보다는 친구의 이야기를 귀 기울여 더 많이 들어주자.
자기 할말만 많은 세상.
나만 잘났다고 내세우는 세상.
담담히 친구의 추억속 이야기를 함께 웃어주고 담아주며 말 벗이 되어줘 보자.
친구들의 말이 따뜻하지 않더냐.
그들을 만나면 마음이 포근해지질 않더냐.
메마른 마음에 단비처럼 촉촉한 행복감을 맛보고 싶다면.......
파란 하늘이 활짝 열린 날.
마음 넉넉한 숲이 기다리고 있는 곳으로 달려 나가보자.
오랜만에 만난 친구의 두터운 손을 통하여 서로의 따뜻한 체온도 느껴 보자.
살아온 길들은 다르지만 가끔 하나의 목표를 향해 함게 호흡하며 걸어보는 것도 나쁘지 않을 듯 싶다.
한북정맥이면 어떻고....
관악산이면 어떻냐.
산은 생각이 다른 친구도 하나로 만들어 주는 것 같아 좋다.
빨리가고 싶은 친구가 있거든 불러세워 막걸리 한사발 권하여 보고....
술 못하는 친구가 있거든 규일이 배낭 속 과일이라도 하나 꺼내주며 쉬어가게 하자.
처음 산행을 한다는 정근이 같은 친구에겐 간혹 산에 대해서 조심할 것 (한눈 팔면 안됨???)도 가르쳐 주며......
다독 다독 ....
멋진 친구 또하나 만들어 보는 것도 좋지 않더냐.
일봉, 이봉, 삼봉......팔봉이 눈아래 있다 한들...
우리가 땀 흘리며 오른 국기봉이 저 밑에 있다 한들........
하늘에 뭉개구름은 속절없이 피었다 지고....
나그네 발걸음은 무거워져만 간다.
그래도 앞에서 안내해 주고 .....
뒤에서 지켜봐 주는 친구가 있어 덜 힘들지 않더냐.
팔다리가 아프고, 온몸이 욱신대도.....
함께 땀 흘리며 오르는 길.
헐떡이며 토해내는 호흡 속에서 잃어버렸던 젊음이 꿈틀댐도 느껴지지 않더냐.
모든 고통은 여기에 떨쳐버리고....
모든 걱정도 여기에 내려놔 버리고...
저 높은 이상을 향하여 크게 심호흡 한번 해보자.
친구야!
오른만큼 또 내려가야 하겠지만, 내리막길은 올랐던 길보다는 쉬울꺼야.
허지만 쉬운만큼 더욱 조심 조심 내려가자.
조그만 돌부리 하나에도 큰 상처를 입을 수 있거든.
우리 인생도 많이 닮아 있음을 배운다.
조금 전까지만 해도 녹음 우거진 숲길을 걸었는데.....
온통 푸르고 싱그러움 뿐이었는데......
벌써 저만큼 황혼이 붉게 물들어 온다.
어둠의 잎이 온 산을 검게 물들일지라도.......
우리 푸르고 젊게 살자.
산아래 빼곡한 빌딩 숲으로 내려 설지라도 산마음처럼 넓고 깊게 호흡하며 여유롭게 살아보자.
언제나 뒤에서 든든히 지켜봐주는 크고 높은 산을 생각하며 밝고 건강하게 살아가 보자.
친구야! 힘들고 어려울 때면 베낭하나 메고 우리 산에서 만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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