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기(친구)

목우재 북한산행(쪽두리봉-향로봉)

섬돌 2010. 7. 26. 12:22

일    시 : 2010년 7월 24일(토) 10시-14:30

장    소 : 독바위 - 쪽두리 봉 - 향로봉- 구기터널 - 녹번동 대림아파트

인    원 : 손병근, 조순엽, 박희숙, 박동성, 하경훈, 정승수 (찬조 : 정경자)

 

아침 하늘이 찌뿌두둥한데, 아내는 비가 올것같지 않다고 일반 모자를 챙겨줍니다.

등산가방에는 호박전과 계란말이를 정성껏 담아주며, 마중해 주었습니다.

그리고는 부지런히 지하철을 탔는데, 그안에서 조순엽법우님 내외를 만났습니다.

 주말이기 때문에 지하철 출발간격이 다소 늦어져 6분을 지각하여 도착하니, 이미 다른분들은 다 나와 계십니다.

 그런데, 정경자 법우님께서 맛있는 먹거리를 준비해 오시겠다고 하여 모두들 눈이 빠지도록 기다리고 있습니다.

 그리고 조순엽내외의 표정!

 등산화 밑창이 너덜너덜한 것을 이제사 눈치채신 듯 ......

 걱정보다는 재밌다는 표정을 지으시는 아내의 얄미운 미소가 야릇하네요.

 오늘 산행을 위하여 산행팀장의 직분을 다하시겠다고 어제 일본출장에서 귀국하신 하경훈 법우!

 오랜 해외 출장으로 심신이 노곤하신 듯.....

 내일 모레면 다시 또 일본으로~~

 그 뜻이 대단하기에 우린 모일 수 있는 것이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 

 혹여 빠진 것이 있나 점검해 보고.....ㅋㅋ (곡차만 잘 챙기면 만사 OK)

 정경자 법우님께서 가져다 주신 옥수수 2포대를 각자의 배낭들에 나누어 담습니다.

 드디어 산행 시작!

 빗방울이 떨어집니다.

 숲에 가리워진 하늘 때문에 다행이 다소의 비는 피할 수 있습니다.

 하늘이 어두워지며 빗방울이 굵어지고.....

나무 터널을 걷는 일행들은 여자들의 발걸음에 맞추어 쉬엄 쉬엄 오릅니다.

 

물기에 젖은 나뭇잎과 수풀들은 생동감이 넘치는 듯 푸르름이 짙습니다.

 함께 오르는 산행이지만.....

 나와의 싸움이 시작되었습니다.

 허지만, 싸움이 아니라 자연의 품에 안기어 초록의 숲에 동화되어가는 공부를 시작한 것입니다.

 때묻지 않은 숲의 정령들이 귓속에 사랑을 속삭입니다. 

 우린 아무말 없이 그들의 속삭임을 들어가며 묵묵히 산행을 계속합니다.

 산 중턱!

 거친 숨을 토해내며 오른 뒤에 마시는 물 맛이 꿀맛입니다.

 좀 전 지하철역에서 보았던 잠덜깬 모습들은 온데 간데 없이 얼굴엔 웃음꽃이 가득 피었습니다.

 산을 오르며 저아래 세상에서 쌓인 오염된 찌꺼기들을 모두 털어냈음이겠지요.

 얼굴도 한층 밝고 곱습니다.

 어딜가도 부부는 한몸인가 봅니다.

 꼭 떨어질 줄 모르고 곁을 지켜주니 말입니다.

 소리없이 내리는 이슬비에 밤새 쳐놓은 거미줄에는 온통 수정구슬만 가득합니다.

 솔잎 끝에도 맑은 이슬이 맺혀 있습니다.

 이슬방울을 통해 본 저편세상이 더욱 선명하게 보임은........

 아마도 때묻지 않은 순수 때문일겝니다.

 우리의 마음도 이와같아  맑고 깨끗하면 그 무엇도 받아 들일 수 있음을 우린 머리로만 압니다.

 언제쯤 가슴으로 받아들이고 이해하게 될까요?

 쪽두리 봉을 지나 향로봉으로 향하며, 뒤돌아본 정상엔 뒤늦게 오른 산객들의 모습들이 물안개로 가물거립니다.

 쇠 밧줄을 의지하며 암릉구간을 통과하는 박희숙 법우님과 여전히 부부 금실을 자랑하는 두분.

 

 참 우리 목우재 법우님들은 사진 찍는 것을 무척이나 쑥러서워 합니다.

 여기는 오도가도 못하는 외길이기에 제가 막아서서 이렇게 간신히 사진을 올립니다.

 그래서인지 표정들이 어떠신가요???

 바위틈에 뿌리를 두고 사시사철 푸르른 기개 바로세운 소나무...

 산등성 수풀사이로 고개내민 노오란 나리꽃도....

 제가 사진찍으려하니 멋진 포즈를 취해주는데 말입니다.

 드디어! 점심시간...

 현미밥에 흰쌀밥...그리고 인절미에 푸짐한 반찬들.....

 여느집 점심보다 풍성하고 맛있는 점심을 공기좋고 경치좋은 산 위에서 목우재 법우님들과 함께 할 수 있으니 더욱 맛있었었습니다.

 움매~~~

 지금보니 여기서도 두 손이 누구 손인지 금방 알겠네요...

 오나가나 닭살 부부임이 틀림없을 겝니다.

 어떠세요!

 군침이 돌지는 않는지요?

 모처럼 산위에서 모두가 생막걸리 한잔으로 목을 축이고 있습니다.

 막걸리 맛처럼 구수한 입담도 한순배 돌아가구요......^^*

 이런 즐거움을 다음 산행에서는 더 많은 법우님들도 느꼈으면 좋겠습니다.

 운무가 걷히고 드러나는 북한산의 속살들!

 파노라마처럼 펼쳐지는 장관을 이 작은 카메라에 담을 수 없슴이 안타깝습니다.

 이 사진은 아주 정직한 사진입니다.

 이전 사진은 삭제 하였습니다.( 윗사진과 지금사진을 보시면 박희숙 법우님과 박동성 법우님의 얼굴이 겹치는(?) 부분 때문에 19세 이상관람불가)

 그래서 그 때 다들 웃는 모습도 담았었지요.

 이젠 아예 저멀리 사정권밖으로 물러나 있는 희숙 법우님!

 이리웃고 저리 웃으며 짐을 챙겨 오후 법회를 위해 하산을 해야만 합니다.

 이곳 갈림길에서 저희는 구기터널 쪽을 택해서 하산을 시작했습니다.

 내려갈 때는 모든 수고를 산위에 두고 감인지......

 다들 가속도가 붙습니다.

 얼마를 내려와서....

 잠시 족욕을 즐기기 위해 야트막한 곳에 자리를 잡습니다. 

 이끼낀 바위틈으로 세차게 계곡물이 쏟아져 내립니다.

 잠시 발을 담갔을 뿐인데........

 모든 피곤이 다 가시는 듯 시원합니다.

 그런데, 그 때 법회에 먼저 도착하신 법우들에게서 전화가 옵니다.

 파란 두건의 가가멜처럼 빨간 두건을 둘러쓴 경훈법우의 해맑은 웃음이 보기 좋습니다.

 좀더 발담그고 쉬고 싶었지만......서둘러 짐을 챙기고 오후 법회를 위해 내려가야만 합니다.

 오늘 산행을 마치기 전에 마지막으로 맘껏 사진이라도 찍어 드려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우리가 늙어가며 부부가 이렇듯 함께 웃으며 건강한 모습으로 산행을 함께 할 수 있음을 배워야겠지요.

 요기는 여차저차해서 부득이 싱글족이 된 사람들만 모아 한 컷!

 그래도 표정들은 다들 밝습니다.

 내일 군법당에 가기위해 준비했다는 동성표 열무김치를 안주삼아 맛있는 막걸리로 목을 축이고 출발!!!!

 내려오다보니 길을 잘못들어 엉뚱한 곳으로 하산을 하게 되었습니다.

 그 바람에 부지런히 뛰어 내리다보니 목이 탑니다.

 아니 마음이 타는 것이겠지요....

 띄엄 띄엄 뒤따라오는 법우님들을 남겨두고.....

 이대로 가면 도저히 법회시간을 맞출 수 없어 작전을 짰읍니다.

 손병근 법우님께서 여자법우들과 천천히 내려오고.....

 떨거지(?)들은 무조건 뛰기로하였습니다. 

 헐레벌떡 뛰어 내려온 곳이 바로 녹번역!

 오늘 산행은 조금은 서두른감도 있지만.....

 중간중간 즐거웠던 시간들은 또하나의 추억으로 각자의 마음에 예쁘게 간직되어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