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기(친구)

서울 성곽 산책을 마치고....

섬돌 2010. 6. 13. 22:14

 어제 저녁부터 비가 내린다.

처음으로 반창회 부부 산행을 갖기로 했는데.........

처음 반응과는 다르게 시간이 다가오며 하나 둘  바쁜 일상의 일들로 인원이 불투명해지고....비까지 내린다.

이 모임을 잘 가꾸어 보자던 권호도 갑자기 회사일로 바쁘다며, 친구들에게 나눠주라고 전날 우리회사에 까지  화장품을

챙겨주고는 함께 하지 못했다

 

밤새 빗줄기가 굵어지면서 내 마음에 함께 굵은 비가 내렸다.

 

아내에게조차 누가 나올 것이라는 말을 하지 않고 부부모임이니 비가와도 꼭 같이 가야 한다며 나서려는데.......

전날 승배  " 늘 보고싶은 친구. 하루가 기네....낼 보자"는  따뜻한 문자 하나에 희망을 걸었었는데..

창덕이 6반 반창회인데, "우리 부부도 가도 되냐"는 전화가 얼마나 고맙던지...... 

한성대 역에 도착하니, 종범이와 승배부부와 종수, 그리고 청덕이 부부.....박창현이 빗속에 기다리고 있다.

 

전날까지도 결정을 하지 못했던, 진혁부부는 감기몸살로....

회사일이 바쁜 권호와 계택,동철이와 찬정 그리고 병국과 상현 , 가정사로 연락한 윤효와 문호, 해외 출장중인 종규.

상중이었던 재인, 개인사정으로 참석치 못한 영소와 영진, 뒤늦게라도 참석하겠다고 아침 일찍 문자를 날려준 희유.

원주에서는 다른 산악회 모임으로 참석치 못한 아쉬움과 비로 인한 반창회 모임을 걱정해 전화를 준 봉환이.......

모두들 마음은 하나였음을 믿는다. 

 

연락하지 못한 친구들에게는 처음시도하는 야외 모임이었기에 부담을 주지 않으려고 전화를 하지 않았다.

 

그래도 우린 하나이고.....

다음 모임에는 더큰 만남으로 다가 올 것이라고 믿는다. (마음속으로 열렬히 응원해 줬겠지???)

비는 하염없이 쏟아지는데....

다들 비옷과 우산을 바쳐들고 혜화문을 시작으로 성북동길을 따라올라...와룡공원쪽으로 성벽을 끼고 오른다.

말머리 휴게소까지 부진런히 걸으면 10전에 도착하여, 가이드의 설명을 들으며 오를 수 있었지만......

약속대로 쉬엄쉬엄....

빗길을 연인처럼 오손도손 정겹게 걸어 오른다.

 

생기 가득한 아침의 숲길을 걷노라면, 온몸이 꿈틀대며 숲의 정기와 교감을 나누는듯 하다.

나도 자연의 일부가 된듯.........

 

 마치 큰아들을 돌보는 것처럼....

아님 엄마의 손길처럼 언제나 버팀목이 되어주는 창덕의 아내(?)

 나이를 먹어갈수록 아내에게 충실해야 한다며.....딸랑 딸랑....^^*

 주말이면 이곳 저곳 아내를위해 몸소 운전기사가 되어준다는 그의 애교섞인 말투(?)에 빙긋이 웃어주던 그의 아내.

 오늘도 문득 빗속을 함께 걷고 싶어 전화를 했다는 그의 자상함이 멋져 보인다.

 모처럼 아내와 함께 한 오늘 서울성곽 산책길!

 예전처럼 빠르진 않지만 맨 뒤에서 열심히 따라 올라줘서 너무도 고맙다.

 여기는 싱글(?)아닌 싱글 파!

말머리 휴게소까지는 승배가족이 함께 올랐는데.....

4월20일 부터 신분증이 없으면 그 누구도 산행을 할 수 없다기에.....

눈물의 이별을 나누고 승배아내와 아들은 삼청동 길을 따라 내려가 만나기로 했다.

 

아내에게 미안한 마음이 들었지만, 친구들과의 약속을 위해 아들과 함께 내려 보낸 승배는........

친구들을 배려하는 마음과 아내를 내려보낸 안스러뭄으로 산행 내내 걱정이 많았다.(고맙다...승배야!)

 손등엔 깁스를 하고 허리와 무릅이 좋지 않은데도 참석해준 종범의 따뜻한 마음도 고맙다.

 

 비는 더욱 세차게 쏟아부었지만.....

 숙정문을 지나 촛대바위와 청운대.....백악마루를 거쳐 오며....

 옛서울의 성문과 오늘의 서울 거리, 이곳 저곳에 대해 묻고  얘기하며 걷다보니 백사실 계곡과 석파정이 눈아래 보인다.

 

 빗속에 준비해온 과일도 제대로 먹지 못하고 마지막 휴게소에서 간식과 함께 나누어 먹을 수 있었다.

 

 빗속을 뚫고 창의문으로 내려선 일행들!

 이곳에서 비로소 준비해온 막걸리로 목을 축일 수 있었고......

 

 승배 아내가 기다리고 있는 경복궁역으로 이동했다. 

 

 다시 해후를 하게 된 승배의 얼굴에 화색이 돈다.

 그리고 뭘 그리도 수다를 많이 떠는지........

 듬직한 아들 종수는 엄마를 무사히 모시고 삼청동길을 향해 걸어내려왔데나......

 

 이렇듯 가족은 늘 함께 해야하고....

 함께 함으로써 행복한가보다.

 

 오늘 산행을 겸한 부부모임 반창회가 꼭 실패였다고 하기보다는 첫 단추를 끼웠을 뿐이고........

 다음 모임에서 보다 끈끈한 마음으로 멋진 반창회로 만들어져 갈 수 있으리란 희망도 보았다.

 

 함께하진 못했지만 마음으로 후원을 아끼지 않았던 친구들 모두에게 고맙다는 말을 하고 싶다.

 

담엔.....꼭 ....모두가 웃으며 만날 수 있기를 소원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