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 시 : 2009년 12월20일(일) 10:00~ 17:00
장 소 : 북한산 그린파크 호텔 앞 - 용덕사 - 영봉 - 개나리산장
인 원 : 강석용,권승칠,김규일,김문성,김상현,김석종,김성권, 김성기,김세봉,김종권,김창덕,김태선,
박기철,박찬정,백종대,송재혁, 오진탁(+1),유광수, 이명철, 이장원,이제만,이종영, 조병국,
정승수,탁윤효,황기수, 신하호, 김영진, (29명)
한장 한장이 모여 멋진 담장을 이루듯.....
한마음 한마음 이 모여 용두팔이 빛을 발할 수 있슴을 생각한다.
잎새 진 겨울산의 고적함을 달래듯 염불소리가 도도히 계곡 구석구석을 어루만져주는데,
나이어린 솔가지도 귀를 쫑긋이 엿듣고 있는듯 하다.
그 길을 따라 오르는 오솔길,,,,
친구들의 건강한 웃음이 묻어 난다.
파릇 파릇 꿈이 영글던 때도 있었고.....
푸르른 젊음 가득한 적도 있었지.
엊그젠 울긋불긋 그리움도 담았었는데.....
지금은 그 모두를 떨구고 비운 채 찬란한 겨울을 맞는 나목!
이렇듯 비움으로 해서 또다른 꿈을 꿀 수 있음을 나무들은 나이테 만큼은 알 것이다.
우리도 나이를 먹을수록 자꾸 비우는 연습을 해야 할텐데.......
비운 그 자리엔 사랑을 심어야 겠다.
그리고 곰삭은 묶은 김치처럼 함께한 시간만큼 진한 속내를 건져내야만 한다.
아내이던.....
친구이던......
산행을 마치고 집에오는 길 버스 안 방송에서 흘러 나오는 말,
" 어른이 되어 간다는 것이 무어냐고 묻는 자식에게......어른이 되어간다는 것은 배려를 알아간다는 것이다."
라는 말을 듣는 순간 마음이 시려오는 것은 왜일까?
배려라는 것은 남의 잘못이나 단점까지도 덮어주고 보살펴 주는 것이 아닌가!
이렇듯 쉬고 있는 친구들의 모습에 그리운 친구들의 웃음 띈 얼굴들이 자꾸 겹쳐진다.
마음 속 나이테가 쌓일수록 그리움도 쌓여가는가 보다.
멀리 우이봉(?)도 함께 조망해보고...
늘푸른 소나무 숲길 거닐며 수다도 떨어보고 싶다.
온갖 풍파 다 겪고 선 노송처럼 .....
수년 후 우리의 모습도 늠름하고 멋진모습으로 현재처럼 굳게 뿌리내려졌으면 좋겠다.
눈 앞에 인수봉이 어서 오라 손짓하고...
나 홀로 삐죽히 자란 나무들의 주검앞에.....
키 작은 나무들이 부둥켜 혹독한 겨울을 나는 모습에서 하나로 뭉쳐지는 용두팔의 모습도 그려본다.
바위 끝에 매달린 채 척박한 삶을 지탱해 가는 소나무의 끈기도 함께 보고...
푸르른 하늘을 이고 선 삼각산의 기세도 함께 느끼고...
인수봉을 뒤로두고 영봉에서 어깨동무도 하고....
친구들을 보고싶어 구파발에서 출발 북한산을 넘어 온 이들의 정성도 공유하며....
"잠시 무거운 짐 내려 놓은 자 이리로 오라!"
자연스러운 장면도 담아 보고....
나름 폼잡고 있는 친구들을 물끄러미 내려다 보는 창덕의 속내가 무엇일까? 담아도 보고....
이렇듯 모여앉아 다함께 포즈를 취한 뒤,
"눈오는 날 우린 영봉에서 해봤다."며 박장대소하는 황기수의 넉살에 뭘 해봤는데 뜬금없이 물어보는
자신이 부끄럽기도 한데...
주섬주섬 닭 모이 쪼 듯, 따끈한 정종과 대포한잔 주고 받으며 구룡포 과메기에 모여드는 친구들 자리에
그대 함께하지 못한 친구들의 모습이 자꾸 밟힌다.
힘없는 자(?)들은 두손 주머니에 찔러넣고 먼데 산을 바라다 본다....ㅋㅋ
고개 뻘쭘히 내밀고 .....어찌 한점 얻어먹을 수 있으려나???
그래도 여기저기 정성껏 쌈을 싸서 불쌍한 중생 몫까지 챙겨주는 오진탁교수의 베품에 가슴이 뭉클!!! ^^*
지나가는 길손이 입 내밀어 한점 함께 하기를 원하니....
용두팔의 정많은 친구(?)가 벌떡 일어나 한점 쌓아 입에 넣어준다.
성권의 표정이 참 얄궂다....^^*
이 한순간, 한 표정들의 아기자기한 모습들을 만나고 싶지 않느냐????
어느덧 하산길!
정기총회길로 향하는데.....
철이른 목련이 꽃망울을 봉긋히 내밀고 있다.
참 철없어 보이는 목련을 뒤로하고.....
개나리 산장으로 오르는 바쁜 걸음을 떼는 건각들!
길가에 도선사 일주문(?)인듯 한 돌 기둥에 자비무적 - 사랑하고 애틋한 마음으로 모두를 감싸면 적이 없다
는 글귀가 눈에 든다.
문득 중용에서인가 본듯한 글귀 한소절.....
' 이세상에 악한 사람은 없다. 다만 나와 생각이 다른 사람이 있을 뿐이다.'란 생각이 문득 머리를 스친다.
그래 세상은 서로 다른 생각을 가진사람들이 어우렁 더우렁 ...울고 웃으며 살아가는것이려니....
개나리 산장 문앞에 도착하니, 돌담위로 고즈넉히 내려앉은 햇볕이 정겹다.
겨울 가뭄에 갈증을 느낀 늙은 거북은 구부정한 허리로 인사를 하고....
오늘 우리의 총회에서 모든 친구들의 염원대로 용두팔 모두의 안전산행, 만사형통 ....
무궁발전을 돌탑에 기원도 해 본다.
오늘 문득 소식없던 친구가 보내준 편지가 도착해 있지 않을까 우체통도 열어본다.
그리움만 묻어 날 뿐........
빠알간 공중전화 박스로 달려가 전화라도 해볼까???
애증의 그리움이 얽히고 섥혀 '잭과 콩나무'처럼 하늘에 닿을듯 솟았구나.
언젠가부터 산행기가 아닌 그리움으로 채색되어가는 마음 오늘도 어쩔수가 없다.
조용한 외침이 공허한 메아리로 돌아오지 않았으면......
오늘도 ....내일도 .....
두눈 부릅뜬 하루방처럼 그대 친구들을 기다리련다.
어깨동무하고 더 굵고 강직한 용두팔의 친구들로 함께 하기를 소원해 보며.......
우리의 선서와 약속을 담아......
보다 힘찬 내일을 함께 하자는 구호소리가 북한산 기슭에 울려퍼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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