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기(친구)

용화산 산행기(용두팔)

섬돌 2009. 10. 19. 11:18

일        시: 2009년 10월 18일 (일)

산행 코스 : 큰고개 - 용화산 정상(878M) - 불알바위 - 안부 - 고탄령 - 절터(사여령) - 휴양림 - 산장

참석 인원 :  강석용부부 , 김상현, 김성권과 아들, 이제만부부,  정재민, 조병국, 곽형근, 김규일부부

                 김문성부부,  김세봉, 김종권부부, 박찬정, 백종대, 송재혁부부, 유광수, 이문호,  이장원부부

                 이한열부부 , 탁윤효,  황기수,   정승수, 
                 춘천;  신강현부부, 오재득부부, 오진탁부부와 아들 (총37명) -한진섭

                                                                                                                           

  밤새 달라진 바람의 감촉에 깜짝놀란 산들이 바지런하게 울긋불긋 가을옷을 갈아입고 있다.

산 정상으로부터 가을이 곱게 물들어 산어귀까지도 소리없이 내려앉아 산객을 맞는 용화산 큰고개마루.

 

 다들 안전산행을 위해 재민을 따라 열심히 스트레칭을 하고 기념사진도 찍는다.

 

 이제사 가을 전령이 막 착을 한 듯 한 들머리 입구로 들어서자마자 깍아지른 절벽에 당황하는 어부인들을

앞장서 자상하게 인도하는 춘천의 가이드 오샘(오재득)이 있어 안심들이 되는 모양이다.

 

 암릉을 비켜선 가을 볕이 온 숲을 헤집고 내려와 여기저기 꾸벅이며 졸고있는 나뭇잎들이 정겹고 귀여워

보인다.

 

 올라서는 자리마다 고개를 바짝들고 선 바위들이 또 우릴 막아서지만........

 그래도 한 켠으로 길을 내어주는 아량과 포용을 갖춘 산!

 그 산을 오르며 내 주장과 내 것만 옳다는 아집을 껍질을 벗어 낸다.

 흐르는 땀은 내 마음속의 티끌을 털어 냄이리라. 

 

 그렇게 땀흘려 올라선 바위!

 한열(?)이 거쳐온 저 아랫길을 내려다 본다.

 살아온 자신의 어제를 돌이켜 보듯.....

 

 노송아래 지친 심신을 내려놓고 사진한장 찍을 수 있는 여유도 부려보고....

 모처럼 아내와 첫 용두팔 산행을한 문성이 부부의 아릿다운 사랑도 함께 담아본다.

 

 깍아지른 암벽위로도 가을빛이 완연하다.

 숲길마다에는 사각사각 낙엽이 밟는 소리와 함께 온 숲 가득 도토리들이 영글어 후두둑 떨어지는 소리로

가득하다.

 우린 그길을 따라 걸으며 가을을 닮아간다.

 

 고운 햇살아래 활짝 웃는 어부인들의 마음은 어느새 가을 단풍이 되어있었다.

 흑두건을 두른 일광(종대)도 온몸으로 가을 산을 품었다.

 두손 곱게 모은 재득의 아내의 다소곳함이 가을 산과 어우러져 둘만의 사랑이 더욱  애틋하게 느껴짐은

나만의 생각일까???

 보이는 것마다 아름다움이요, 행복이요, 꿈같은 산행........^^*

 늘 오늘처럼  행복한 나날이었으면 좋겠다.

 

 계곡을 타고내리는 오색찬연한 가을 빛을 어찌 다 주어 담으랴!

 내 마음도 따라 온산을 따라 춤추며 노닌다.

 

 친구여!

 붉게 물든 단풍나무 숲으로 가을 산행이어 좋지 않더냐.

 숲 속 가득 주홍빛 그리움이 떠돌고....

 그 너머 알 수없는 고독이 숨쉬는 곳.

 다가올 이별의 애틋함으로 더욱 붉게 타오르는 산.

 나무들도 어쩜  온 몸으로 사랑을 토해내는 듯 하다.

 

 온 산이 사랑이 되고 시가 된다.

 

 가을은 남성의 계절인 듯 싶다.

 중우한 가을 남자 - 제만과 병국

 그의 눈빛에도 가을 빛이 가득하다. 어쩜 우리들의 자화상일 수도 있음이여!

 

  아내들의 사랑을 풀어 내는 시간!

  떡불고기, 홍어회, 골뱅이무침, 닭볶음탕, 계란말이에 다양한 음식들이 쉼없이 배낭에서 쏟아져 나온다.

  장수막걸리에 춘천 막걸리, 고창 복분자 주까지 어울리니, 풍성한 먹거리로 밥먹을 시간이 없어 모두가

행복가득한 점심을 먹었다.

 

 드디어 용화산 정상!

 용두팔(龍二八)이 용화산 (龍華山)에서 만났다. ...

 세봉아! 그렇다고 용용 죽겠지(쌍용 산악회-용산고 주변의 용산고 출신 산악회)는 아니다 .

 

 용화(龍華)라 함은 어쩌면 불교의 용화세계에서 따온 이름이 아닐까 싶다.

 미래세상의 부처 미륵보살이 온 세상 -  모든 이들이 최상의 도(道)를 얻게 되어 온갖 번뇌가 없어지고

눈과 마음이 맑아 지는 이상향과도 같은 세계를 뜻함이다.

 

 그 정상에 용두팔이 섰으니, 모두의 마음에도 맑고 깨끗한 청정심으로 가득하였으리라.

 

 우리가 밟아온 길도 되돌아 보고...

 발아래 펼쳐진 멋진 장광도 내려보고...

 저 멀리 산넘어 춘천호까지도 마음껏 감상하며....

 또 가야할 고탄령 길도 눈에 넣어 둔다.

 

 이 손이 뉘 손이냐?

 보드라운 손 종대의 내미는 손길에 매료되어 다잡은 손을 놓아 주지 않았다는 모 동문의 아내가 있었다는

뒷 담화 때문에 한참을 웃었던 그 바위터인가???( 종대가 얘기 해봐라~~)

 

어부인들을 다 올려주고 뒤늦게 차례를 기다려 오르는 강석용대감과 송재혁장군.

 

이런 길을 두고 첩첩 산중이 아니라 첩첩 암릉이라 해야하나?

다 오르고 나니,  한명밖에 오르 내릴 수밖에 없는 일명 불알바위에 병목현상이 벌어졌다.

때 마침 불어오는 산바람에 다리는 휘청~~~~

깍아지른 절벽아래를 내려다 보닌 오금이 저려온다.

 

그래도 모두가 무사 귀착을 하였나 확인들을 하고 안도의 표정을 짓는다.

 

 

 고탄령 고갯마루에 잠시 여장을 풀고, 남겨 둔 양주와 막걸리로 목을 축인 일행은 양통으로 하산을 시작하고,

재민을 필두로 대여섯명이 사여령으로해서 하산을 하겠다고 갈라섰다.

 

 잠시 망설이다가 사여령길에 한열이 어부인이 따라 붙는 것을 보고 나도 그길을 택했다.

 

 그런데, 그것은 오늘 나의 산행일지에서 가장 큰 실수였음을 한 고개를 넘고서야 바로 알았다.

 정재민, 조병국,이한열과 그의 아내, 이문호, 유광수 - 이들은 공비수준을 넘어 바람이었다.

 산길을 달려갔는지...

 날아갔는지....

 축지법을 쓰는 그들을 따라 내려오는 산등성엔 원시림을 방불케 할 만큼 우거진 초목들이 서로 살을 맞대어

살아가고 있다.

 

오랜 세월 함께한 친구처럼 ..... 애인처럼.....

살갑게 서로를 의지하며 말벗이 되어 주기도 한다.

 

산에 들때마다 산을 닮아야겠다는 다짐을 해보지만 그도 쉽지만은 않은데....그것이 인생인가 보다.

 

용화산 휴양림을 끼고 앞서 도착한 산장앞!

오늘 산행의 종착점에는 지는 태양을 부여잡은 하얀 갈대 꽃들이 바람따라 교태를 부리고 섰다.

심술난 바람이 머릿채를 들고 흔드니, 이내 풀풀 머리풀고 흩어져버리는 갈대꽃.

서걱대는 갈대들의 울음소리가 계곡을 타고 내린다. 

용화산의 가을은 그렇게 깊어만 간다.

 

 

 

 이제 오늘의 하이라이트!

 춘천동문 오진탁,오재득, 신강현, 신형욱 친구들이 마련해 논 춘천 닭갈비 파티가 우릴 기다리고 있음이다.

 호반의 도시 춘천- 소양강 처녀상을 끼고 시내로 접어들어 남촌 식당에 푸짐하게 장만해 놓은 친구들의

우정에 모두들 마냥 즐겁기만 하다.

 

 골목이 떠나가라고 교가도 불러보고.....용두팔도 외쳐본다.

 

 그것도 모자라 잠실에 도착할 때까지 내내 두꺼비를 잡아가며.....

 잠실운동장에서 까지도,

 "남산에 씩씩한~~♬♬  .....하나가 되자~~♪♪."

 2009 년 10월 산행은 어둠과 함께 또 우리의 가슴에 또하나의 추억으로 묻혀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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