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소 : 경기도 양주 -불곡산 산행 (맑음)
날짜 ; 2009.09.20 09:00~14:00 (중식포함)
동참자 : 곽형근, 김규일, 김상현, 김성권, 김세봉, 김지영, 김창덕, 박찬정, 송봉환, 송재혁,
유희우, 원창연, 이문호, 이장원, 이승배+2, 이제만, 정승수, 조병국, 황기수
강석용 (22명)
누부시도록 푸르른 9월의 하늘 - 품에 안긴 구름 한 점이 수줍은 듯 뿌리치고 달아난 텅 빈
허공으로 빨간 고추잠자리 한 마리 가을 볕 속으로 나를 유혹하는 아침.
코 끝에 찰랑이는 색바람을 마음껏 들이키며 무작정 누군가를 기다려 보는 것만으로 행복한
하루의 시작이다.
오랜만에 산길을 함께 걸을 수 있는 친구들을 만나는 것 또한 즐거운데.........
꼬불꼬불 산길을 돌아 설 때마다 새 길이 열리고, 바위와 나무들도 새로운 산객들을 뚫어
지게 바라다보고.........
그 길을 따라 오르며 주고받는 정담에 귀 쫑긋 엿듣는 듯 숨을 죽이는데, 어디선가 울어
대는 매미의 울음소리가 나뭇잎 사이를 뚫고 하늘높이 날아오른다.
불곡산의 아침은 그래서 더욱 부산하기만 하다.
빨리 걷자는 친구도 없고.....
못 걷는다고 힐난하는 친구도 없다.
산을 오르는 것이 아니라 산과 하나되어 호흡하며 동화되어간다고 해야 할 듯 싶다.
흐르는 땀을 연신 닦아내지만, 얼굴마다엔 산을 닮아 너그럽고 따뜻한 표정들이다.
쉬엄쉬엄 세상사는 얘기도 나눠가며, 그동안 당구에서 진 설움을 웃음으로 풀어내는 친구들의
여유로움도 보기 좋다.
갈대 꽃이 하늘을 찌를 듯 날을 세우고.....
늙은 노송은 언덕에 뿌리를 박고, 양주고을을 느긋이 내려다 보고 있다.
이곳은 내 땅이라며, 저멀리 도봉산과 오봉 그리고 사패산으로 설명하는 성권과 찬정...
거의 매주 만나서 밤새도록 당구에 막걸리로 다져진 이 둘은 아직도 할 말이 많이 남았나보다.
저멀리 상봉은 아마득한데, 그래도 함께하는 친구들이 곁에 있어 차고 오른다.
열심히 친구들 사진을 찍어 주느라, 사진한장 제대로 없는 포곡의 웃음도 담아보고...
"그동안 너희들이 있어 즐거웠다."는 원창연의 너스레가 유행어가 되어버렸다.
후미는 아직도 상봉이 아마득한데.....
벌써 선두는 정상에 올라 사방을 둘러보고 있다.
북쪽으로 천보산과 회암사지가 .....
동쪽으로 멀리 불암산이 잡힐듯....
서쪽으로는 저 저수지 넘어 고개를 넘어 감악산이 있고....
남쪽으로는 도봉과 오봉이 손에 잡힐 듯 하다.
불곡산 상봉에 올랐으니, 모여봐 친구들아~~~~
아빠가 어리다고 날 무시한다며 앞장서 걷던 승배 아들녀석도 친구랑 함께 포즈를 취하고.....
뒤이어 상투봉으로 오르는 길에 세봉선사와 함께..
드디어 상투봉에 지산이 오르고..
양주골 희우와 성권도 함께 어우러지고....
다른 친구들은 임꺽정봉으로 내려서기 전에 대책회의를 나누는 듯 하다.
"이젠 더이상 오를 곳이 없다."
다리를 후들거리며 끝까지 포기하지 않은 아이들이 자랑스럽다.
성권이가 무서워 양주벌에서 살지못하고 아마 이곳 불곡산에 임꺽정이 숨어 살았나 보다.
상봉-상투봉- 임꺽정 봉까지 세 봉우리에 올라선 모두의 얼굴이 상기되어 있다.
가을 볕이 따갑기 때문일게다.
이곳까지 오도록 내내 투덜대며 아웅다웅한 희우와 지영이도 함께....
"지영아! 담에는 희우 배낭좀 들어 줘라."
의정부 용두팔 산악총무가 오늘따라 빈손으로 계속 희우를 놀려먹고.....ㅋㅋㅋㅋ
담에는 무릅관절도 튼튼하다는 지영이 앞장서 준비한다고 약속(?)했으니, 희우는 화내지말고 담에는
즐겁게 빈손으로 와라~~~
오늘 즐산의 마지막 암릉 !
시원하게 웃어대는 지산의 표정에 오늘 등산도 모두의 마음이 담아있음이다.
다들 행복하고 즐거운 산행이 되었으리라 믿으며.....
친구들아!
이꽃처럼 뜨겁고 활기차게 살자....
그리고 건강하게 다시 만나자.
(오늘 산행기는 그냥 사진으로 대신한다....성의 없이 써서 미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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