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효첨의 아들이자 어변갑의 손자인 문정공 어세겸에 대한 일화이다.
그는 평상시 사소한 일에 구애받지 않는 성품으로, 재상으로 있을 때 아버님이 타계하셨다.
성종은 그가 연로하므로 상중이긴 하나 고기를 먹으라고 명하였다.
그가 손님들 앞에서 거리낌없이 고기를 먹자, 사람들이 적잖이 흉을 보았다.
그는"내가 고기를 먹을 수 없다는 것은 옳으나, 혼자만 있을 때는 고기를 먹고 남들이 보는데
서는 고기를 먹지 않은다는 것은 옳지 않은 일 같구려."
그당시 탁영 김일손도 초상을 치르느라고 지쳐서 몸이 쇠약해졌다.
너무 슬피울다가 혹여 자신의 생명을 잃을 까 생각되어, 남이 권하는 것을 기다리지 않고 닭을
잡아 먹은 뒤 말하였다.
"내가 한림에 있을 때 어느 한 재상이 고기를 먹은 잘못을 기록한 적이 있었는데, 오늘 내 자신이
그 잘못을 답습할 줄은 생각지 못하였구나."
<< 記聞叢話, 기문총화 >>
가을이 깊어가면서 누군가 그리워지는 요즘이다.
초록의 세상이 울긋불긋 물들어 가면 내 마음도 따라 오색으로 물들어 가는 듯 하다.
마음의 깊이가 짙어가는 것처럼......
이럴때면 문득 고향집 아버님 생각이 난다.
아내가 해주는 따뜻한 밥상에 맛있는 음식을 우리만 즐기고 있지는 않는지......
돌아가신 뒤 상중에 부모를 여윈 불효자로 고기를 먹지 않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살아 생전에
따뜻한 음식상 한번 더 차려드리지 못하는 불효는 어쩔꼬?
오늘은 아버님께 전화라도 드려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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