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 시 : 2018.09.16 일 날씨 흐리고 비.
산행장소 : 김포 문수산 (산림욕장 산책로 → 전망대 → 홍예문 → 중봉쉼터 → 정상 → 문수산성-북문방향 능선 → 북문 → 남문 :약 5kM)
참석인원 : 김석종, 김세봉, 김영진, 김재원, 김주형, 김형수, 박도식, 박종걸, 박준호, 박찬정, 백종대, 송필만, 윤우섭, 이구용,
이규완, 이동관, 이 웅, 이재민, 피갑원, 정승수 20명
벌써 10년이란 세월이 흘렀다.
2018년 30주년 때 종수네 앞마당에서 장어구이와 함께 점심을 먹고, 족구와 춤 노래가 어우러져 흥겹게 보냈던
추억이 주마등처럼 스친다.
부부동반을 했던 기수, 승칠, 경환 등......
햇살이 따갑게 내리쬐던 6월의 문수산! 온 산이 들썩일 만큼 웃음 가득했던 그리운 얼굴들......
오늘 우린 10년의 세월을 건너 그 때 걸었던 그 길을 더듬어 걸어보기로 했다.
오늘은 아침부터 잔뜩 찌뿌리던 하늘이 금방이라도 빗방울을 쏟아 부을 것 같다.
평화누리 길이라는 이름표를 달고 단정한 차림으로 산객을 맞는 문수산 입구!
가장 멀리 남양주에서 3시간30분을 지하철과 버스를 갈아타며 달려와 준 박준호와 박종걸이 김재원회장과 함께 친구들을
맞아 주고 있었다.
가을의 정취를 느끼며 오를 산행의 즐거움도 좋지만, 친구를 위한 따뜻한 마음과 배려를 대할 수 있어 더욱 기다려지는 용두팔 산헹
대중교통과 각자의 차들을 이용해 모인 오늘의 친구들.
많은 얼굴들이 바뀌었지만 용두팔의 기상은 변함이 없는 듯 하다.
오늘은 산행을 하면서 어떤 마음들을 담아갈까?
각자 등산 장비를 점검하고 산행 준비를 한다.
출발 전 안전산행을 위해 높지 않은 산일지라도 서로 챙겨주며 간단히 담소를 나눈다.
드디어 출발!
맨 앞에 김재원회장이 답사했던 코스를 따라 오른다.
송림이 우거진 숲길을 따라 꼬불꼬불 산객들을 위해 길을 열어 주었다.
호젓한 산길로 접어들면 모두들 말들이 적어진다.
흐린 날에는 나무들도 햇살 따라 퍼득이던 잎새를 누그러 뜨린 채 숙연해 지는 듯 하다.
여름 내 집어 삼킬 듯한 무더위를 수많은 밤 별을 헤며 견디었더니.....
여기저기 쑤신 관절에 늙은 나무들의 한숨 소리도 들리는 듯 하다.
그들과 벗되어 걷는다.
이런 날에는 한걸음 한걸음 조심스럽게 떼어놓는다.
산행 때 마다 후미에서 열심히 따라오르던 웅이와 우섭이 오늘은 맨 앞에서 친구들을 이끌고 있다
마치 그동안의 설움을 토해내듯.....
한결 밝아 보이는 우섭이는 발걸음을 따라 찬정이도 열심히 따라 오른다.
재원이와 종대는 연인(?)처럼 속닥속닥.....
뭔 이야기를 그리도 잼나게 하며 오르는지......
오늘 처음 용두팔 산악회에 얼굴을 내민 피갑원도 뒤처지 않기위해 열심히 발걸믕을 떼어 놓는다.
얼마 전 봉와직염으로 병원에 입원했었음에도 불구하고 일용회 박도식과 피갑원을 데리고 오늘 산행에 참석했다.
아직 100% 회복되지도 않았음에도 내색하지 않고 열심히 따라오른다.
용두팔 히말라야 산 트래킹을 위해 최근 아침 운동까지 박차를 가하는 김영진이도 석종이와 함께 담소를 나누며 걷는다.
용두팔의 스타일리스트 재민이와 완벽주의를 추구하는 규완이....그 뒤로 도식이도 후미에서 열심히 발걸음을 옮기고 있다.
요즘들어 산행의 묘미를 알아가는 듯.......
빠짐없이 참석하며 구슬땀을 쏟아내는 두친구!
커다란 덩치에 애교섞인 투정을 뱉어 낼 때면 어찌나 순진하고 귀여운지......
친구란 받아주며 함께 웃어 줄 수 있어 더욱 더 만남이 기다려 지는가 보다.
동작구민 백종대도 히말라야 트래킹을 위해 스피드를 올리고....
당구장에서의 승부로 한치의 양보도 없는 앙숙(?) 재원이와 은밀한 동행은 얼마나 오래갈지.....
사랑의 손모양은 무엇을 의미하는 걸까?
뒤에서 비웃듯 빙긋이 웃고 선 종대는 어떤 의미를 내포하고 있는걸까?
드디어 일욯회 갑원이와 석종이 조우를 하고......
규완이와 재민이는 여유만만한 포즈로 산행을 즐기고 있는 듯하다.
장항선팀의 박종걸과 김영진, 등산대장 이동관도 제각각의 포즈로 인증샷을 남기고 훌훌 앞팀을 따라 올라가고...
섬세한 글 감각과 꼼꼼한 살림으로 용두팔 산악회를 알차게 꾸려가는 송필만 그리고 이구용이도 짝을 이루고...
뒤따라 오른 김주형과 박도식의 표정에서는 힘들어 하는 모습이 가득하다.
웃는게 웃는게 아니야~~~~♥
드디어 맨 후미팀이 올라왔다.
10여년 전 전시황을 황제로 민주 산악궁을 창시했던 김형수와 남양주 신흥세력가 박준호와 함께 호흡을 맞추며 오른 김세봉 후미대장.
끝까지 뒤를 받쳐주는 그대들이 있어 한결 평안한 등산을 즐길 수 있어서 좋다.
이제 땀 한바가지 흘리고 나니, 몸도 풀렸고......
목마름은 시원한 인삼 막걸리로 씻어내니 새로이 힘이 솟는 듯하다.
산허리에 올라서니 산아래 강화군과 김포군을 가로지르는 해협 -염하강 줄기와 누렇게 익어가는 김포 평양의 벼이삭들이
한눈에 들어온다.
강화도 마이산의 모습이 멀리 흐릿하게 보이고 강화대교 건너편에 작은 진강산의 모습이 올망졸망 시골집 앞산처럼 정겹다.
조금 더 오르니 염하강 (김포해협)을 한눈에 볼 수 있는 조망대를 마련하여 오가는 산객들의 쉼터로 아름다운 경치를 볼 수
있도록 넉넉한 자리를 제공해 주고 있었다.
너나 할 것없이 다들 땀을 식히면 잠시 달콤한 휴식을 취한다.
개구장이 처럼 천진한 표정을 짓는 재원이와 모처럼 인증샷을 남기고 싶었던 내모습.....그리고 동관이까지....
밀물로 바닷물 가득한 염하강의 모습을 배경으로 자취를 남긴다.
분홍빛 싸리꽃 가득한 산길
이름모를 야생화들이 앞다투어 알록달록 가을산을 수 놓았다.
꽃향 그윽한 풀섶
얼굴을 가까이 대고 꽃내음을 쫓는다.
문득 바라봐 주고 웃어주는 이가 있어
비바람 폭염을 뚫고 묵묵히 꽃을 피운다.
어쩜 평생 눈길 한번 받지 못한 채
시들어 버릴 꽃
그래도 그들도 하루하루가 진솔했을게다.
때 묻지 않은 미소도
슬픈 눈물도 담아내며
한 시절을 열심히 살아 냈을 게다.
마치 우리들 삶처럼......
그들 안에서 나를 본다.
산 중턱을 올라서니 팔각정 중봉쉼터가 나오고.....
이곳에서는 한강과 임진강 건너 북한땅까지도 조망할 수 있는 곳이다.
몇년 전 백두대간 팀들은 한남정맥을 뛰었던 그날이 생각난 듯....찬정이 회상한다
청명한 가을 날씨에는 북한 송악산까지 또렷이 보인다는 문수산성.
사방으로 강과 바다.....그리고 산과 들판이 어우러져 경치가 빼어 난 자태를 자랑하는 문수산.
그 품에 안겨 여유를 즐기는 친구들의 표정이 마냥 행복해 보인다.
우리네 산행은 느림의 미학과 여유로운 시간 속에서 많이 보고 느끼며 그 안에 녹아들어야 한다.
발아래 작은 풀포기 하나.
상처난 나무뿌리까지 따뜻한 눈빛 나누며 조심스럽게 걸어야 한다.
산 생명에 대한 따뜻한 나눔이 결국 나를 기쁘게 한다.
하나가 모여 둘이되고 우리가 되듯......
자연앞에 겸손함을 배우는 것도 나를 행복하게 하는 소중한 요소 중 하나이다.
성벽길을 따라 오른다.
조상님들의 피와 땀으로 만들어 진 성벽을 그 후손들은 그저 유산쯤으로 생각하고 걸어 오른다.
조선 숙종 20년 에 축성하였고 병인양요 때 격전지였던 이 곳! - 우린 탁트인 조망을 감상하며 묵묵히 걷는다.
아픈 역사를 뒤로한 채 아름다운 주변 경관에 빠져 자꾸 뒤돌아 보며 오른다.
드디어 정상이 눈앞에 있다.
하나 둘 앞서거니 뒷서거니 친구들이 정상 성루를 향해 마지막 걸음을 떼어 놓는다.
드디어 문수산 정상 376m.
고도는 그리 높지 않지만 서해는 지대나 낮아 오르는 길은 꽤나 가파르고 높다.
누가 빠졌을까? 숨은 그림 찾기라도 해야 할 듯 싶다.
다 찍은 듯 싶으면 누군가 달려온다. ㅋㅋㅋㅋㅋ
사진을 잘 찍지는 못했지만 내 얼굴이 어떤 사진이 제일 잘 나왔을까? 다들 골라보는 재미도 쏠쏠할 듯 싶다.
잠시 망루를 들려 김포 시내 방향과 주변 경치를 둘러보고 점심을 먹기위해 자리를 옮겼다.
등산 회원사랑이 가득한 재원이 오삼쭈꾸미 볶음에 산삼주까지 준비해 오고, 찬정이표 골뱅이 무침, 그리고 오리 훈제에 라면과
베이커리.....그리고 각종 맛난 음식들이 쏟아져 나왔다.
친구들을 위해 준비한 싱싱한 청포도며.....
산행에서의 점심시간은 친구들의 사랑이 하나 둘 배낭에서 꺼내어질 때 마다 행복감은 자꾸자꾸 배가되어 간다.
이번 산행에서도 다들 배불리 점심을 마치고 북문을 향해 능선을 따라 하산을 시작했다.
문수산은 강이 솟아올라 산을 이루었다고 한다.
그래서 인지 너덜길이 많아 특히 하산 길에는 조심해야 한다.
자꾸 미끌어지는 친구들이 하나 둘 눈에 들어온다.
경치에 정신을 빼앗겨 발을 헛 디딜 수 있어 더욱 조심스럽다.
그래도 다들 큰 사고없이 북문으로 하산하여 남문으로 돌아왔다.
길가에는 추수를 기다리는 채소와 각종 열매들이 풍성하게 영글어 가고....
우리들 산행도 오늘처럼 항상 안전하고 느긋하게 진행되길 기대해 본다.
펄펄뛰는 서해의 왕새우를 소금구이로 해서 오늘 산행에 대한 회포를 푼다.
싱싱한 새우구이로 입맛을 돋구며, 소주 한잔을 기울인다.
맥주와 남은 인삼 막걸리까지.
다음 산행은 가을여행으로 오대산을 차량대절하여 출발한단다.
선착순으로 추린다고하니 괜히 마음이 급해지는 것 같다.
단풍이 물들어가는 오대산에서 어떤 반가운 얼굴들을 만날 수 있을까?
우리도 가을 단풍처럼 예쁘게 익어가는 친구들이길 바래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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