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기(친구)

용두팔 검봉산 산행기 180715

섬돌 2018. 7. 16. 10:07

산 행  일  시 : 2018.07.15 일 맑음

산 행  장  소 : 강촌역 - 강선봉 - 검봉산 - 문배마을 - 구곡폭포 - 강촌역

참     석    자 : 강홍렬, 김규일, 김상현, 김세봉, 김영진, 김용회, 김재원, 김주형, 박기철, 박준호, 박찬정, 송재혁, 송필만,

                     유순두, 윤우섭, 이규완(9), 이동관, 이동훈, 이문로, 이   웅, 이장원, 이재민, 임순만, 정승수, 한동진, 황기수 이상26명


짜증을 낼만도 한데......

더위에 잠못이루고 아침일찍 남편의 도시락을 위해 따뜻한 밥에 정성(?)스럽게 반찬을 담아주는 아내의 마중을 받으며....

2달만에 반가운 친구들을 만난다는 들뜬 마음으로 아파트를 빠져나와 띄엄띄엄 오는 마을 버스와 경의선 지하철을 이용하여

용산역에 도착하니 새벽잠이 없으신지 이미 어르시네들께서 나와 기다리신다.


친구들을 위해 지난 밤 상남이와 웅이가 예약해 둔 용산 - 춘천 itx 청춘열차에 몸을 싣고 차창가로 스치는 한강을

거슬러 레일 위를 미끄러져 가는 고속 열차에 몸을 맞기니 이 또한 묘한 즐거움과 안락함에 친구의 배려가 고맙다.


가족의 사랑과 친구들의 우정이 어우러져 오늘 하루의 산행여행도 행복하리란 믿음으로......


삶은 누군가에게 사랑을 나누어 주는 기쁨과 그로 인해 받는 행복한 마음들이 많아질 때 더욱 더 우리의 삶이 여유로워지는게

아닐까 .....생각에 잠기는 동안 하나 둘 역을 지날 때마다 순만, 기수, 홍렬, 동훈 등......반가운 친구들이 올라탄다.


청춘열차를 타고 달리다보니 우리의 마음도 청춘인 듯 젊어지는 기분이다.



앞서 온 친구들이 역전 카페에 모여 모닝 커피에 아침부터 찌는 더위를 식히고 있다.

막연히 누군가를 기다린다는 것이 몹시 인내를 요구하지만, 친구들과 함께 하는 산행에서만큼은 다들 반갑게 기다려주고 기쁘게 맞아주니

얼마나 마음 따뜻한 일이냐!


파란 잉크빛 하늘에 가을 풍경처럼 두둥실 뭉게구름이 떠간다.

지각생 하나도 없이 다함께 오늘 하루도 안전하고 즐겁게 산행할 것을 외치며 .......

출발!!!


출발과 동시에 선두는 벌써 저만큼 달아나 버리고......

막걸리 두탁배기 사서 부지런히 따라오르다 보니.  후미에 오늘 처음 산행에서 만난 김주형과 윤우섭...후미대장 김세봉이

여유롭게 걸어오른다.

앞서갈 사람은 서둘러 가고......

세상구경 다 하면서 느긋한 마음을 가진 친구들은 푸르른 고구마 밭 아래 졸졸 소리내며 흐르는 개울에 눈인사도 하며....

비탈산을 일구어 가지런히 심어놓은 콩밭 두렁에도 따뜻한 눈빛하나 던지며 걷는다.  

무성한 칡넝쿨들이 산 언덕 빼미를 빼곡이 덮으며 밭고랑 한낮 더위를 식혀 주는 듯하다. 


예전의 모습과는 사뭇다르게 많이 건실해진 다리근육을 자랑하 듯 우섭이 치고 올라온다.

쓰잘데 없이 장단지 근육만 튼튼한 준호는 오늘도 시작부터 서서히 뒤처지고......



그러면 어떠냐?

검봉산 강선봉 들머리에 서니 모두가 만나 한줄로 작은 비탈길을 올라야 하거늘.......

빼곡이 우거진 수풀사이로 간신히 한명이 올라 설 수 있는 좁다란 산길을 따라 시작해야 하는 산행!


벌써부터 더위에 품어내는 숲의 향기가 코끝을 자극한다.

가파른 산길에 다리는 힘들고 숨은 차오르지만 정신은 맑아지고 마음은 싱그러워진다.

 도심속 소음이 멈춰진 곳 - 귓전에 가득한 여치소리에 계곡 물소리가 어우러져 숲의 심포니를 만들어 내고....

그 안에 나를 내려놓고 듣고 보고 느끼며 하나되는 소소하고도 확실한 행복(소확행) - 모든 영혼이 착해지는 듯하다. 

바람 한 점 없는 숲 속

35도를 넘어서는 무더위 속에 깍아지른 산길을 치고 올라간다는 것이 쉽지만은 않다.

나이를 먹을수록 지혜가 쌓인다고 하지 않던가!


용두팔 친구들도 쉬엄쉬엄 나뭇그늘에 앉아 쉬며 후미를 기다려 주는 여유와 간식거리를 나누어 먹는 여유도 더 많아진 것 같다.

여유가 많을수록 친구들의 웃음소리도 커지는 듯 하다.

산길에서 나누어 먹는 방울 도마토 하나에 우정은 키큰 나무들처럼 쑥쑥 자라고......

나도 잠시 헐떡이는 숨을 다독이며 아직 오르지 못한 친구들을 기다린다.

두달만에 오는 산행이어서 인지 무척 숨이차고 다리가 뻑적지근하다

초입의 지형은 가파르지만 육산이어서 푹신푹신한 발밑은 촉감이 좋다.

등뒤에 작은 배낭하난 둘러 매고  펄떡이는 숨소리를 눌러 참으며 뚝뚝 흘러내리는 땀방울를 훔치며 묵묵히 걷노라면

그 길위에서 나를 보게 된다.

어제의 모습도.....

오늘의 모습도.....

그리고 내일의 내 모습도 다 담고 걷고 있는 자신을 들여다 볼 수 있다.

산은 자꾸 나를 일깨워줘서 좋다.

날다람쥐처럼 산에가면 동에번쩍 서에 번쩍 전 상악대장 임순만이 같은 친구가 있는가하면, 오늘 처음 산행임에도 묵묵히

최선을 다해 따라오르는 한동진 같은 친구도 있다.

고등학교 시절 1학년 때 같은 반이었던 녀석을 환갑이 넘어서야 볼 수 있고 함께 땀흘리며 산행을 즐길 수 있는 시간을

허락해 준 것도 산이 있기 때문이 아니었을까?

언제나처럼 티내지 않고 곁을 내어주는 산에서 난 또 한뼘 더 자라고 익어간다.


두번째 쉼터!

삥 둘러앉아 오늘 산행에 대한 의견들을 듣는다.

히말라야 트래킹을 꿈꾸는 영진이를 비롯한 친구들의 열정과 무더위에 얼릉 하산해서 계곡에 발담고고 퐁당퐁달

물장구나 치며 놀다 가자는 친구들의 어릿냥까지.......

드디오 오늘 산행은 문배마을 근처에서 구곡폭포쪽을 방향을 틀어 하산하기로 결정이 났다.


우리나라 국개의원 나리들도 이처럼 화합과 타협의 정치로 나라살림이 펴졌으면 좋겠다.

다시 출발하여 200여 m를 오르다보니 양갈래길 ......

처음 온 주형이는 친구들에게 누가되고 싶지 않다며 어디론가 홀로 산행을 시작하였고...

왼쪽으로는 송전탑이 보이고 ....오른쪽으로는 강선봉으로 오르는 길이다.

선두에 선 백두 산행의 거장 규일이와 재혁이 강선봉까지도 오를 필요가 없다며 바로 문배마을로 가자며 앞장서 왼쪽길로 향했고.......

우리 일행은 부지런히 따라 내려가기 시작했다.

거의 500여 M를 내려갔을 무렵 웅성웅성????????

지금가지 산행은 아르바이트란다..

다시 송전탑가지 되돌아가야 한다나~~~~~~

가다 잘못가면 돌아가면 되지.....

야들이 오늘 주범이여!!! ㅋㅋㅋ


앞서간 죄밖에 더 있냐!!!!

그나마 후미그룹은 뭔 죄가 있는지 영문도 모른채....

투덜투덜 푸념소리가 푹푹 삼복더위를 더욱 뜨겁게 달군다.


이런 와중에도 최고 후미는 어데로 갔는지 소식이 없다.

부지런히 강선봉을 향하야 오르다보니 오히려 맨 후미팀은 제대로 알바없이 길을 걷고 있었다. ㅋㅋ

그려서 인생도 느리게 걷는게 좋다는 소린가벼!!!!


암튼 앞서 간 주형이도 찾고 맨 후미도 만났으니 다시 룰루랄라~~~ 싱글벙글 산행은 시작되고

다리 통풍으로 힘들어 하는 동훈이의 툴툴대는 힘들어 하는 모습이 안스럽지만....

그래도 포기하지 않고 열심히 따라 붙어 주니 고맙다.


과거의 영진이는 잊어라!

과거의 웅이도 잊혀진지 오래다.

독사 상현이와 날다람쥐 순만이는 열외!

다들 산을 타는 몸들이 가볍다.

이제 강선봉아랫길로 문배마을을 향하여 걷는다.

혹시나 하는 마음에 몇발자욱 뒤따라 가는데 그들의 꼬리를 따라잡기가 쉽지않다.

발걸음이 빨라진 걸 보니 아마도 다들 배가 고픈 모양이다.

남자는 나이를 먹으면 어려진다더니.......배고픔을 참지 못하는 친구들이 종종종 열심히 산길을 오른다.

뒤에서 바라보는 그들의 모습에 웃음이 난다.

숲길을 걷는 친구들

허리춤까지 자란 풀섶을 뚫고 칠월의 한낮 더위를 가로질로 걷는 청춘들의 모습이다.

이 순간만큼은 시원한 에어컨 방을 박차고 나와 처자식도 잊은 채 무념무상의 마음으로 산사람이 되는거다.


 산비탈 비스듬이 누운 나뭇가지 숲길에서 만난 열린 하늘과 이름모를 산봉우리를 보면 금새 더위와 고통는 사라지고

나도 모르게 탄성을 자아내게 된다.  

나는 바위가 되었다가 나무가 되기도 한다.

새가 되었다가 바람이 되기도 한다.

걸림없는 영혼이 되는 거다.

산이 우리에게 주는 선물을 우린 가식없이 받아 들이며 산이 되는거다. 



점심시간!

오늘은 친구들이 혹시 더위먹지 않을까 걱정해서일까?

전복에, 쭈꾸미, 양념소고기 갈비, 오징어숙회, 오리훈제, 김밥, 각종 야채 샐러리와 과일을 준비해온 회장님과 친구들의 정성이

여기저기 쏟아져 나오고..

라면에 갖은 찌게거리....헤아릴 수 없는 아내들의 남편사랑도 엿볼 수 있는 푸짐한 밥상

오디주, 아가피주, 각종 막걸리에 시원한 맥주까지......


언제나 용두팔 산악회의 점심은 풍성하고 정이 넘쳐서 좋다.


배도 부르고....

이젠 웃음이 더 밝아진 듯 하다.

아무래도 나이들어 먹여야 더 웃고 힘이 나는 것은 확실해 보인다. ㅋㅋ


입이 무겁다는 우섭이도 말문이 터졌다.

다음산행부터는 꼭 배고프기 전에 먹겠다며 바나나에 대한 애착을 보인 그의 너스레에 웃음이 번진다.

또 성질급한 친구들은 짐을 싸서 검봉산을 향해 출발했고, 마지막까지 친구들 먹거리 준비하고 해 먹이느라 늦은 순만은

코펠과 버너를 챙기느라 출발이 늦다.

그래도 함께 점심을 같이했던 친구들이 그와의 동행을 위해 기다려 준다.



자! 이제 오늘 마지막 코스인 검봉산 정상을 위해 모두가 힘찬 발걸음을 떼어 놓는다.

그 패기도 잠시 뿐.....

배불리 점심을 먹은 탓에 다들 헉헉대며 힘들어 한다.

대부분의 산행이 정상을 찍고 하산길에 먹는데.......

오늘은 다들 무더위에 지쳐 서둘러 먹은 점심이 오히려 산행을 힘들게 한다.

미기다 소나무(?) 숲길로 들어섰다.

곧게 뻗은 소나무 숲을 따라 걸어오르다 보니....


참나무 숲을 만나게 된다.

이젠 제법 산꾼이 되어가는 재민이와 중국 청도에서 날라와 준 동진이....

한 분은 공비대장 장원이 그 옆에 분은 원래 이름부터가 범상치 않은 기수! ....우섭이는 곁다리???ㅋㅋㅋ

마치 어린 동심의 미소를 보는 듯...문로와 필만이의 웃음이 해맑아서 좋다.


예전 산악회 전성기 시절의 모습을 재현해 보고 싶다는 김재원 회장.

반드시 40명 넘게 많은 친구들과 웃고 떠들수 있도록 활기찬 산악회를 만들고 싶어하는 그의 꿈이 이루어졌으면 좋겠다.

아무런 욕심없이 반갑게 맞아 줄 친구들이 많은 모임 - 용두팔.

과거에 얽매이지 말고.......

너무 먼 미래에 대한 허황된 꿈도 버리고......

오늘에 충실하며 서로를 배려하는 따뜻한 용두팔로 거듭나서 다같이 해맑은 웃음으로 만나는 모임으로 커 갔으면 좋겠다. 


이런 자유로움과 평안한 웃음을 10년 20년후에도 함께 산길 걸으며 나눌 수 있는 친구!

너로 인해서가 아니라 나로 인해서 서로가 엮어질 수 있는 그런 마음으로 ......

오래오래 만나고 싶다.

검봉산 표지석은 다른 산에 비해 너무 작다. 그래서 가까이 끌어서 사진을 찍어본다.

이미 선두팀은 거치고 지나간 정상 표지석 우린 대표로 동관대장이 흔적을 남긴다.

나의 흔적은 자작으로 .......

이젠 검봉산 정상도 찍었고......

배도 부르고.....

걷기는 싫고......

어떻게 내려서야 가장 빨리 적게 걸어서 구룡폭포에 발담그고 놀 수 있을까를 고민해 본다.

어휴~~~

원래 오늘 걷기로 한 봉화산까지의 거리가 아직 4.70km 남아 있는 표지목 앞에서 폭포로 방향을 틀기를 잘했다는 생각에

긴 한숨을 토해낸다.


서울 기온이 35도가 넘어섰다는데.......

체온조절 잘하고 건강 잘 챙기며 조심조심 산행하고 오라던 아내의 당부가 자꾸 떠오른다.

그래도 이젠 내리막 길만 있다고 생각하니(?) 힘이 난다.

마음 급한 친구들은 이미 출발한지 오래다.

따라서 오늘 순두와 기철이는 몇번 볼 수가 없었다..(보고 싶어~~~)



멀리 삿갓봉 용화산 삼각산이 보이는 포토존에 내려서는 친구들을 불러 모은다.

앞서간 친구들이 궁금하다며 마음이 바쁘다는 친구들에게 여유를 주고 싶었다.


그래 .....그래도 남는것은 사진 뿐이잖여~~

어쩌면 이도 먼 훗날 한 줌 흙으로 돌아가겠지만....

우리가 함께 하는 한 두고 두고 보고 싶을 때 꺼내 볼 수 있는 앨범같은게 아닐까?

앞서간 순두에게 전화가 온다 문배마을 입구에서 좌회전 해서 구곡 폭포를 향해 다시 산을 올라야 한다고????

웬 폭포를 가는데 다시 산을 올라야 할까?

순만이 트랭글 지도를 펼쳐보니 앞서간 친구들는 산등성을 따라 문배마을 쪽으로 돌아 내려갔고........

우린 작은 언덕을 넘어 바로 갈 수 있는 사잇길로 방향을 틀었다.


혹시난 앞서 간 친구들을 만나지 않을까 산허리 삼거리에서 잠시 쉬며 기다려 본다.

허지만 워낙 늦게 출발한 후미들이기에.....

잠시 땀을 식히고 폭포를 향해 하산을 시작한다.

이 내리막 길 아래 폭포가 있다는 생각에 다들 발걸음이 빨라진다.

"사람 통행이 많은 곳에서 이런 추한 모습은 삼가합시다"- 2018년 여름철 행락철 포스터

여기저기 앞서 내려온 친구들이 물에 발을 담그며 행복한 표정들이다.

나도 얼른 신발을 벗도 물속에 뛰어 들고 싶다.

그런데......

사진사는 저 위로 계단을 올라가 폭포 사진을 찍어 기념사진으로 남겨 놓으란다.  ㅠㅠ


홀로 올라선 구곡 폭포의 시원한 폭포수 소리가 더위를 날려버린다.

얼마전까지 내린 장마비로 수량이 많아서일까?  장대한 폭포수 물줄기가 장관이다.

오늘의 피곤을 폭포수 아래 계곡에서 모두 씻어내고 가벼운 발걸음으로 막국수 맛집을 향해 모두가 부지런히 발걸음을

옮긴다. 다들 무더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안전하게 산행을 마칠 수 있어서 고맙다.


산그를아래 인공 물레방아를 만들어 찾는 손님의 오감을 시원해 주는 주인장의 배려가 맘에 든다.

낭만이 있으니 맛도 있겠지.



방이 비좁아 둘로 나뉘었지만, 맛난(?) 막국수와 두부와 편육으로 저녁식사를 대신하고 오늘 하루의 일과를 마무리하며

다같이 오늘도 "두팔! 두팔! 용두팔!"을 외치며 다음 산행을 기약했다.


다음 산행은 역대 산악회 회장단들로 구성된 고문님들과 현 회장단들이 힘을 모아 용두팔 친구들에게 환갑잔치겸

여름철 건강을 위한 보신 산행을 준비한단다.(안되면 다함께 하면된다)

다음달 자원봉사일정과 맞물려 속이 아프지만 .......

그래도 왜 자꾸 설레고 벌써부터 기다려질까?


서로가 서로에게 잘 살아냈고 앞으로도 지금처럼 잘 살아내자는 서로를 보듬어주고 격려해주는 값진 자리가 되리란 기대를 가져본다. 

다음달 셋째 주 일요일 다같이 마음을 내어보자.

시간을 내어주는 마음 - 사랑의 시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