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집
-섬돌 정승수-
봄비가 내리는 아침입니다
밤새 내린 비에 엄마는 잠을 깹니다.
티 없이 맑은 아이들의 웃음소리
재잘대는 꼬맹이들의 수다소리
설 잠깬 아이들의 두리번거리는 아침은
작은 행복의 아우성입니다.
문득
내가 키우는 꽃들이 생각납니다.
입 다문 아이들의 간절한 바램
울다 지쳐 잠들어 버린 아이도 있습니다.
나의 아집이
아이들의 꿈을 짓밟고 있지는 않는지....
밖으로 나가 빗물을 받았습니다.
그리곤
한 모금씩 골고루 나누어 주었습니다
금방이라도 생기가 도는 것 같아
마음이 아팠습니다.
아이들은 엄마 품에 잠들고
깨어나야만 건강하게 웃을 수 있습니다.
그래도
난 바보처럼 아집을 버리지 못한 채
나만의 만족을 위해
편협한 울타리 속으로 아이들을 가두어 놓고 있습니다.
자신은 꿈과 행복과 자유를 갈구하면서.....
2003년 3월16일 봄비오는 아침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