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기(친구)

용두팔- 계명산산행기

섬돌 2007. 1. 22. 18:33
 

 <계방산 정상>

 일시:2007년01월21일 (일요일) 이른7시20분

 만남의 장소 : 잠실운동장 앞

 등산코스: 운두령 - 1,166봉 - 1,492봉(헬기장) - 계방산 정상(1,577m) - 이승복 생가터

 참석인원: 김성권과 아들, 임순만, 이제만 내외, 강석용 내외외 아들, 백종대 내외,

          김용민 내외, 김규일 내외, 김성원 내외, 김종권 내외, 정승수 내외, 송봉환 내외

          이동관 , 이성규, 전시호, 김세봉, 원창연, 박찬정, 이명렬, 이문호, 김완식,박창현

          김영진, 박기철, 김형수, 장흥기, 박찬정짝궁(이름을 몰러 미안), 홍석호(30회)

          도데체 누가 빠진겨??

 

친구소식 (순만의 문자메시지)

                      - 섬돌 정 승수-

산이 있어 산이 좋아라.

친구가 있어 친구가 좋아라.

먼발치 바라볼 때는 보이지 않던

어릴 적 친구들의 크고 작은 맘.

알고 나니 그곳이 내가 머물 곳.


산이 좋아 산에 미쳐라.

친구가 좋아 친구에 미쳐라.

문자 메시지로 산 소식 전해올 때면

그리워 불러보는 애틋한 너의 눈빛.

용솟음치는 심장소리로 하나 되는 맘.


친구여!

웃음으로 나를 유혹하지 마라.

산 소식으로 내 맘 흔들지도 말고.

함께하고 싶어도 못하여 애가 끓는데

그래도 한 소식 기다리는 여린 맘. 



 일요일 새벽 처음 가는 용두팔 산행준비로 부산하게 움직이는 아내를 바라보며, 걸음걸이가 늦어 다른 동료들에게 누가 되지 않을까 잔뜩 겁을 먹고 있는 아내가 애처롭게 느껴졌다.


 역산의 계속되는 구애에 모처럼 용기를 내어 따라나서겠다고는 했지만 주말 부부산행처럼

시간에 속박되지 않는 자유로운 산행과는 차이가 있을 터이기 때문이다.


 이른 아침 잠실운동장을 출발한 일행은 항상 함께하며 우리의 귀를 즐겁게 해주던 사무총장이 없어서인지 다들 조용한 가운데 단잠을 자며 원주고속도로변에서 송봉환부부를 태우고 서야 40명의 인원으로 2007년 정기산행의 목적지인 계방산으로 향해 달려갔다.

 

 차창가로 스치는 도로변의 풍경은 대한을 지나 입춘으로 가는 길목에서 한가롭고 평온하게

겨울잠을 즐기고, 먼 산등성으로는 흰 눈이 오광처럼 빛나고 있는 아침 풍광!


 평창 지방도로를 들어선 버스는 신선한 아침공기에 취한 듯 잠시 방향을 잃고 가던 길을 멈추어 되돌아서서 운두령으로 향하였고.......


 그래도 좋다.

돌아가면 어떠하리.......

쉬어간들 어떠하리.......

아침잠에서 깨어나는 산야가 보기도 예쁜데.......

 <운두령 - 계방산 입구>


 산이 높아 구름도 고개를 넘다 쉬어간다는 운두령(雲頭嶺)!

 마침내 운두령 고갯마루에 차가 멈추어 서고 입구에서 우리 일행은 모두들 아이젠을 채우고 인원점검과 각자 자신의 아내들 복장도 점검해주는 배려를 시작으로 산행을 시작했다.


  소백산행에서 다리가 겹질려 깁스를 한 강석용과 그를 위해(?) 산행을 포기한 채 차에 남아 하루 종일 우리를 기다려준 전시황과 석용의 따스한 마음을 버스에 남겨둔 채 산을 오르자니 마음 한구석이 아리다.

 

 

 <인간 띠 - 계방산 능선을 따라>

  계단을 조금 오르자 바로 빙판이 시작되었고, 마칼바람에 귀가 시리기 시작한다.

셀 수 없을 만큼의 많은 등산객들로 인간 띠를 이룬 계방산 산행!

  능선을 타고 앞서가는 친구들의 발자욱을 따라 밟으며 오르는 일행들의 마음은 아마도 서로 살을 부비며 걷진 못해도 마음으로 하나 되어 걷고 있었을 게다.

  용두팔 산행에서만 느낄 수 있는 마음 따뜻한 산행을 해보지 않은 친구들에게 어찌 표현해 주어야 할지........

 

 <인원점검 - 안전제일>

 

  앞장서가는 용두팔 산악대장을 필두로 제일 후미에서 우리일행의 안전을 지켜주며 따라오는 이제만 총무의 사랑 가운데 우리는 걷고 있으니, 어찌 마음 훈훈함이 없겠는가!


  산비탈 양지바른 곳으론 속내를 드러낸 대지가 부끄러운 듯 낙엽을 덮고 누웠고, 음달로는 한 치나 되는 흰 눈으로 눈밭을 이루어 고요와 적막함이 산 아래로 흘러내린다.


  푸르른 하늘과 백설의 대지 그 가운데 오롯이 서있는 우리들 - 모두가 하나이다.

  이것이 자연이다.

  나와 우리 모두가 하나임을 깨달을 수 있음이다.

  적막강산에서 나의 존재를 바라볼 수 있음이다.

  언제나 자연은 우릴 향해 열린 마음이다.


  중간 기착점인 헬기장 근처에 여장을 풀고 점심을 먹기로 했다.

  세 그룹으로 나뉘어 각자 준비해온 음식을 풀어 놓는 시간이다.

  용민이 준비해온 오가피주에 규일이가 양주에 창현은 이과두주, 성규의 손수 담근 포도주와 막걸리, 봉환의 약주, 그 외 다수의 좋다고 하는 주류에 온갖 맛있는 산해진미 음식이 우리의 눈과 코와 입을 즐겁게 해 주었다.

  오리반(?)그룹에서는 온 산이 떠나갈 듯한 웃음소리가 멈추질 않는다.

  명철이 친구들에게 화두를 던진다.

  “왜 닭에서 오리 알이 나왔을까?”

  이는 마치 육조 혜능선사의 “똥 막대기” 화두보다 더 어려운 것 같다.

  이미 터져버린 웃음보는 그칠 줄 모르고 “사진을 박는다” “박었다” “찍는다” “찍었다”는 말에도 뭔 숨은 뜻이 있는지(?) 마냥 즐겁기만 하다.(솔직히 뭔 야그인지 무쟈게 부럽당)


  이렇듯 맛깔 나는 음식 앞에 즐겁고 신나는 일들도 용두팔 산행에서 맛 볼 수 있는 또 하나의 묘미이다.

 <점심 식사후- 웃음 가득 / 행복 만땅>

 <고지가 바로 저긴데....>


  배도 부르고하니 기념사진도 한방 찍고…….(모두 6~7개의 사진기로 한두방 씩~)

  함께 온 30회 후배님의 엄살 섞인 투정이 보기 좋다.

  “선배님들 손가락에 쥐나겠어요.” ㅋㅋ

  여기 저기 친구들이 사진을 찍는다.

  한 장 한 컷을 누를 때마다 친구들은 사진을 찍는 것이 아니라, 수줍은 친구의 혼을 불러 세우기 위한 아름다운 작업을 하는 거다.

 <여기는 정상 - 더이상 오를곳이 없다>

 <나도 아내와 함께..쑥스>

 <규일 부부가 원앙이구만>


  또다시 정상을 향해 산행을 시작하는 일행. 모두들 계방산 정상(1577m)에 섰다.

  장하고도 늠름한 용두팔이 계방산 정상에도 깃발을 휘날린다.

  길게 누운 산자락을 타고 오르는 바람소리에 벨소리가 들린다.

  산 아래에서 아내와 아들을 올려 보낸 사내의 걱정 어린 전화였다.

  (석용아 빨랑 났그라. 산위에 사내넘들이 무쟈게 눈빛으로 온몸으로 질퍽인당. )

 

 <보여 ~오대산이????)

 

  동쪽으로 오대산이 그 옆으로 대관령과 평창스키장이 펼쳐져 있다.

  오대산을 끼고 구름이 기대어 섰다. - 이 능선을 타고 가면 지척에 닿을 듯하다.

 창현을 불러 세워 순만을 독려해 보라고 했다. 마치 수락산행을 마치고 불암산을 오르려 했을 때처럼.......(원장군은 맞장구를 친다... 내쳐 앞으로<오대산> 가고 싶다나~~~)

 <주목 한가운데 헤쳐모여~>

 (주목의 벌거벗은 모습 또한 이마가 훤하네~~)


 푹푹 빠지는 솜털 같은 눈길을 따라 엎어지고 넘어지며 내려오다 숨소리 끊어진 주목들이 장승처럼 지키고선 자리를 비켜 도니 눈 덮어 쓴 바위들이 앞을 막는다.

 그 밑 눈밭 속 침묵을 깨고 대지의 생명력이 꿈틀거리며 달려간다.

 얼음장 밑으로 이미 봄은 시작되고 있었다.

 하늘을 찌를 듯 늘씬하게 뻗은 낙엽송들 사이를 걸어 이승복 생가 터를 지나 버스가 기다리는 곳까지 내려왔다.

 전시황의 퀭한 눈과 맨발의 석용이가 달려와(?) 우릴 맞는다.

 (얼마나 보고 싶고 외로웠겠어)

  

 <의기 투합- 모여라 용두팔!!!>

 <봉환아! 네 아내쪽으로 방향돌려~>

 <송어회 밑으로 얼린 대리석 돌 때문에 더욱 쫄깃>

 

 성원이 내외를 끝으로 모두 버스에 올라 송어회집으로 향했다.

 갑자기 배가 고프고, 술도 고프고, 친구들의 수다도 고파진다.

 싱싱한 회와 술과 수다로 속을 채운 일행은 서울로 향했다.

 <봉환아 ! 너무 잘 넘어간다~~>

 <회장님! 회장님! 뭔 수작이라요~~>

 

 우리 용두팔은 모두가 신사이기에 절대로 버스에서 원장군과 전시황이 춤춘 것을 보지 못했고, 다만 노래방 기기에 맞춰 밤길을 싫증나지 않도록 배려해준 노랫가락 들으며 맨 뒷좌석에 세봉과 창현, 전시황과 창연 그리고 몇 몇은 용두팔의 앞날을 위한(?) 토론과 더불어 마지막 남은 술잔을 기울였다. 

 <용두팔- 교가를 힘차게...>

 

 밤10시 30분이 넘어서야 잠실에 도착한 일행은 아쉬움을 교가로 대신하였다.

 아무리 멀리 날아가더라도 꼭 집으로 돌아와 잠을 잔다는 고고한 학처럼 용두팔들은 각자의 집을 향하여 어둠 속으로 하나둘 사라져갔다.

 아마도 모두 학처럼 되고자 함 일게다. (설마 새된건 아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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