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기(친구)

북한산행-비젼교무

섬돌 2007. 3. 10. 21:29

 

 일시 : 2007년 3월 10일 10시-오후3시 일요일

 날씨 :맑은후 비 그리고 눈 그리고 맑음

 장소 : 불광동-쪽두리 봉- 향로봉- 비봉 - 사모바위 - 승가사 - 구산동

 인원 : 하경훈, 이은순, 문중국, 박동성, 김주선, 정승수, 한유순, 허현도

 

  일기예보를 보지않고 나온 오늘 산행은 어쩐지 밤새 기온이 떨어져 추웠고, 비가 올것같은 불안한 마음을 안고 시작하게 되었다.

  불광역에서 출발한 일행은 중국법우를 선두로 미성아파트쪽으로 방향을 틀어 갔는데, 그만 시작부터 길을 잃었다.

  지나는 행인의 도움을 받아 가까스로 북한산을 오를 수 있는 등산로에 도착하였고 바람이 심상치 않게 불기 시작했다.

  그래도 우리일행은 산행을 하기 전에 몸을 푼것으로 생각하며 즐거운 산행을 시작했다.

 

 

밤새 소화가 안되서 고생한 아내가 오늘도 여전히 맨 마지막에서 안간힘을 쓰며 열심히 오르고 있다.

중국법우가 안쓰럽게 바라보고 있다.

 

요즘 야근하며 늦게 오는 아내를 걱정하는 경훈이의 마음이 닿았는지 잘 오르는 은순법우가 보기 좋다.

 

 

날랜 산토끼처럼 산위를 나르는 주선법우를 찾아 헤메는 불쌍한 동성이 드디어 아내를 찾아 한컷!

 

완벽한 복장을 갖춰 입고 늠름하게 산행에 임한 청산 허현도 법우!

 

중국 법우가 밝은 미소로 산아래 펼쳐진 경치를 감상하고 있다.

 

나도 아내와 함께 오늘 산행을 알린다.

 

바람이 거세지기 시작했다.

바람이 뼈속까지 파고 들 기세로 달려들고, 하늘은 어두워 지기 시작했다.

그래도 엇그제내린 눈이 다 녹아 있는 것을 보면 봄은 땅속 깊이로부터 따스한 온기를 내 뿜고 있는듯하다.

 

 쪽두리봉을 제일먼저 오른 주선법우가 다소곳이 바위에 앉았다.

바람은 더욱 습기를 몰고 다가온다.

 

 쪽두리봉을 거쳐 향로봉을 향하는 길목에 서 간식을 먹고 부지런히 비봉을 향하여 출발했다.

 

맑은 날씨에 봄이 오는 등성과 중턱 그리고 산아래 경치를 바라볼 수 있는 것은 오늘 이게 끝일 것 같다.

비가 오기 시작 했다.

모두를 비옷과 우산을 받쳐들고 걷기 시작했다.

물안개가 온 산을 덮고 청승맞은 비가 내린다.

 

바위틈에 앉아 불쌍한 점심을 먹었다.

 

삼계탕에, 상추, 과메기, 두부조림, 두부김치, 떡과 메추리알, 김밥에 컵라면,,,등등

그리고 식사후에 따근한 커피한잔씩!

훌륭한 밥상을 놓고 좀더 느긋하게 세상하는 얘기를 해가며 먹지 못한게 조금은 아쉬웠지만.....

 

지나는 등산객들마다 우리가 언제 자리를 비울지...궁금해 묻고 지난다.

어느분은 자리를 비워주지 못하자 양아치같이 어찌 그런곳에서 식사를 하냐며 핀잔을 주며 떠난다.

 

우린 초코렛 2개를 주고 이자리를 얻었는데....ㅋㅋ

줄서서 기다리는 다른 산객들 때문에 얼른 자리를 비워주고 다시 산행을 시작했다.

 

어느새 비는 눈으로 바뀌어 있었다.

 

비가오면 어떻하랴!

눈이 오면 어떻하랴!

서설이 덮힌 가지에도 붉은 기운이 돌고 봄을 기다리고 있는데....

지금 우리의 이 마음을 어찌 방안에 누워 느낄 수 있으랴!

 

 

약간은 춥고 변덕스러운 날씨였지만 목표점인 사모바위에 도달해서 모두 한자리에 섣다.

각자들 모습은 볼품없지만 마음만큼은 훈훈하였으리라.

웃고 선 그들의 얼굴에 마음이 묻어나고 있질 않은가!

 

비바람, 눈바람에도 항상 지긋이 미소짓고 계시는 승가사 부처님께 삼배하고 일행은 하산을 서둘렀다.

모두들 대웅전에 들려 각자 마음에 담아둔 기도를 올리고 말이다.

 

 

산아래는 벌써 완연히 봄을 맞고 있었다.

힘차게 흐르는 폭포수 소리가 들리지 않는가?

물가에 피어나는 버들 강아지의 하얀 열림이 보이지 않는가?

우리들 마음에도 이미 봄은 깊숙히 함께하고 있다.

저 물소리처럼 꿈과 희망이 세차게 용솟음 치고 있음이다.

 

 

 산행에서의 마지막 뒷풀이가 없으면 그건 진정한 산행이 아니다.

오늘 하루를 돌이켜보고 좀더 좋은 산행을 계획하는 진지한 자리인 것이다.

산아래 기다리겠다던 흥식법우도.....산 중턱에서 전화를 받은 구름거사도 .....모두 오지 못했지만.....

옛날 보쌈에 손두부....그리고 남은 반찬으로 훌륭히 저녁식사를 마치고 오를때의 무거운 마음과

산행을 마친 무거운 몸보다 각자의 마음은 새털처럼 가벼워졌으리라!

 

오늘 이 산행에서 받은 산기운으로 힘찬 비젼교무의 생활이 되었으면 싶다.

함께하지 못한 모든 법우들도 다음엔 꼭 함께 하여 산의 맑은 정기를 받고 싶다.

비젼교무 화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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