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기(친구)

도드람산 시산제 산행기 -용두팔

섬돌 2007. 3. 19. 23:31
 

일         시 :  2007년 3월 18일 08시30 잠실운동장 , 여주-도드람산

날         씨 :  맑고 청명함

장         소 :  도드람산입구 - 석이약수 - 돼지굴 - 4봉-3,2,봉 -효자봉(제1봉349M)-하산

참석인원 : 총 57명 ( 동기 44명 , 부인 11명 , 자녀 2명 )

           강석용부부와 자녀,곽형근,권승칠,김규일부부,김상현,김성원,김세봉,

           김영진, 김완식,김용민부부,김재영, 김종권,김지영부부,김창덕,김형수,

           박기철,박찬정부부,백종대,성연욱,송봉환부부,심응선,유광수,유희우,

           윤일,이경환,이동관부부,이명철,이문호,이장원부부,이제만부부,이종영,

           임계택,임순만,장흥기,전시호, 정병대,정승수부부,조우탁,지명혁,최재헌,

           탁윤효,한상범,한상연,황병국부부

 

 

순만의 부름이 나를 깨운다

핸드폰을 두드리는

가느다란 울림은

내 마음 한가운데 잠재된

절제된 기다림을

불러 깨우기위해

그렇게도 시끄럽게 울리고 있었나 보다.



작은 떨림으로 울어라

그리움은

보고픔은

행동으로 풀어라.

오늘

아침 8시 30분

잠실운동장 3번출구 앞에서 만나야 할

친구들이 있다.

만나고 또 만나도.......

보면 볼수록 더욱 보고파지는

용두팔 친구들!

그래 우리 또 만나서 회포를 풀어보자.


봄은 사랑을 잉태하는 계절!

마음의 문을 열어 보자.

친구의 가슴 속에도.......

내 가음 한가운데에도.......

우리 모두의 가슴마다에........

아지랑이처럼 피어오르는 정다움이 보이지 않는가?

 

한 마음으로 열어가는 용두팔!

모든 친구들의 행복을 가꾸어 가는 작은 버팀목으로

서로를 아끼고 보듬어 주며 함께 만들어가는 우리들 마음의 쉼터!

 

용두팔 산악회는 항상 그 자리에 빙긋이 서 있다.


2007년 용두팔 도드람산 시산제의 아침은 언제나처럼 들뜬 가슴으로 마음의 창문을 열었다.

처음 참석하는 많은 친구들의 얼굴에서도 전혀 낯설음이 없이 정겹고 친근한 모습들이었다.

 <도드람산 입구에서>


도드람산(원명:저명산)은 원래 돗(猪:돼지 저) 울음(鳴:울명)이 세월이 지나 변형되었을 것이라는 곳으로, 옛날 효자가 약초를 캐다가 절벽바위에 밧줄이 마찰되어 끊어지려하자 난데없이 산돼지가 울어 목숨을 건져주었다는 전설을 간직한 크고 작은 절묘한 바위들로 이루어진 산으로 효자를 알아보신 산신령 앞에 용두팔에서는 올 한해의 무사산행과 졸업30주년행사의 원만한 성취를 기원하기에 적임이라는 생각을 했다.


너무 많은 친구들의 참석으로 한대의 버스가 모자라 직접 그곳을 찾은 한상범회장과 이장원 부회장내외, 그리고 아픈 몸으로 포천골드막걸리를 들고 전 가족이 찾아온 강석용 동문가족들, 언제나 술과 함께 생각나는 동문 황병국 내외의 몸 보시...등등, 정말 많은 동문들이 함께 상쾌한 시산제!

성연욱 사무총장과 이제만총무, 전시황 그리고 몇몇 동문들의 자발적인(?) 시산제 준비위원회의 끈끈한 동료애(?)가 내 뒤를 자꾸 잡아 끈다.

 <산수유 꽃>

허지만 용두팔 산악회 일동은  그들을 뒤로하고  산모퉁이를 돌아 도드람산의 품안으로 걸어 들어드니, 어느새 노오란 산수유 꽃이 방긋이 우릴 반기고 섰다.

 <쉬는게 남는 것이여~~>


벌써부터 굵은 땀방울을 훑어내는 일행들이 안스러운지 힘내라는 손짓으로 힘을 실어주는 꽃가지의 응원에 힘을 내어 오르다 보니, 석이버섯과 약수로 죽을병에 걸린 어머니를 살린 석이약수터까지 다다라 잠시 쉬면서 한담도 주고받으며, 물오른 나뭇가지 사이로 한가로이 흘러가는 구름도 바라볼 수 있었다.

바위에 앉은 엉덩이도 지난 겨울산행보다 훨씬 찬기가 없다.

 <석이약수> 

잠시 숨을 돌린 일행은 순만을 선두로 걸음을 재촉해야만 했다.

얼었던 대지가 봄기운에 녹아 발걸음마다 부드러움과 촉촉함이 발끝에 느껴진다.

돼지굴 앞에까지 오를 때만해도 이 산은 참으로 여성스럽다고 생각되었을 만큼 부드럽다고 느끼며 올랐다.

 <여성스러운 길을 따라오르는 황병국동문 부부> 

 <돼지굴 앞 바위와 소나무>

그러나 그곳부터 시작되는 산행은 우리가 생각지 못한 기기묘묘한 바위들로 내마음은 작은 흥분을 느끼고 있었지만 무릇 아낙네들의 눈빛은 초조와 불안 그리고 남편을 바라보는 애틋함이 교차하고 있었다.

 <4봉을 향하여>

 

크고 작은 바위는 약관의 청년을 연상케 할 만큼 적당히 울퉁불퉁 근육질도 있었고 바위틈사이로는 키 작은 나뭇가지가 솜털처럼 자라고 있는 도드람산 정상!

 <임순만 대장의 사진감상>

 

그 밑으로는 옛날 효자를 구한 멧돼지들이 다녔을 많은 돼지 굴들이 마치 소꿉장난을 하며 만든 아기자기한 굴처럼 정감이 넘치게 여기저기 뚫려있다.

 <이제부터 고생문이 활짝- 대기조>

 

산은 적지만 힘도 넘친다.

 <곡예는 시작되고>

 

한바위 한 언덕을 넘어 설 때마다 우리 일행의 웃음도 하늘로 솟아오른다.

경환이 준비해온 메실주로 목을 축이고 또 한 바위를 넘었다.

 <암릉넘어 또 암릉>

 

어느덧 모두가 정상에 섰다.

 <이문호와 형수....그리고 .....>

 <효자봉 정상에서의 용두팔의 전사들>

 

누구의 배낭에서 정상주로 맥주가 나왔다.

눈 깜짝 할 사이 몇몇 친구들의 입을 즐겁게 해준 맥주를 못마셔 안타까워하던 찬정의 표정이 오히려 재밌다.

 <도드람산의 하산길을 굽어보며> 


저 밑에서 오늘 시산제를 준비하는 일행들을 생각하며 서둘러 하산을 시작한 우리 일행은 선두의 안전한 길을 따라 모두들 내려갔고, 세봉이와 종권이 형수 등 몇몇은 바위능선을 따라 남북으로 곧게뻗은 중부고속도로를 조망하며 올망졸망 부둥켜 안고 있는 바위들의 옆구리를 가지럽히며 영보사 앞으로 내려서 살포시 삼배를 하고 서둘러 시산제장으로 발길을 옮겼다.

 <도드람산 영보사> 


그곳엔 윤일동문이 준비한 통돼지 익는 내음이 온 주위를 몸살나게 만들고 있었다.

이미 먹을 때를 지난 배들이 요동치며 머리를 때리자 온 몸 구석구석의 세포들까지 일어나아우성인데 난들 어쩌랴~

빨리 시산제를 지내야만 너희들도 모두 즐거우리라!

 

사무총장의 사회로 시작된 시산제는 개회를 시작으로 일사천리 진행되었으나,

에궁~~~~~~~~~~~~~~~~~·

김세봉 대제학의 독축에서 장문의 글에 배들이 신음하기 시작했다.

 <뭔지 알쥐~~)

 

이미 다른 식구들은 뒤에서 한목 챙기고 나는 집사를 하라는 청을 뿌리치지 못한 채 제가 끝날 때까지 침만 삼켰다.

아무튼 모든 일행들의 헌작이 끝나고 삼삼오오 짝을 지어 앉은 우리는 산신령님께 올린 술로 음복을 기울리며 꿀맛 같은 점심식사를 시작했다.

 <음복과 함께 담소들을 나누며...> 


오늘 시산제를 위해 온 주변의 다른 산악회에서까지 원정을 와서는 통돼지구이에 손을 내밀고 서있다.

용두팔의 너그러움과 따스한 마음은 그곳에서도 역시 한결같았다.


어찌 알았는지 동문의 직장동료들까지 찾아와 통돼지 삼겹살과 참이슬로 함께한 자리!

짓궂은 장난이 발동한 나는 아내가 보는 자리에서 러브샷을 하게 되었고....ㅠㅠ

아무리 장난이었다고 할지라도 아내가 느꼈을 당혹감과 서운함을 생각지 못한 자신이 주체할 수 없는 부끄러움으로 점철된 시산제의 하루!

 <잘못된 만남- 에궁 ㅠㅠ> 


그래도 모두들 즐겁고 행복했을 오늘 용두팔 2007년 시산제!

 

꼭 함께하고 싶었지만 부득이한 일로 참석치 못한 친구들.

먼발치에서 보고픈 맘 꿀떡 삼키며 수줍어하고 있을 또 다른 마음여린 친구들.

이미 저세상에서 다정한 눈빛으로 내려다보고 있을 친구들.

이런 친구 ! 저런 친구 !

가깝고도 오랜 벗들이여!

우리 만나자!

언제 어느 때라도 묵묵히 우릴 받아주는 산처럼.......

조건없이 한 문(門)을 나온 친구(동문)라는 이름으로 텁텁한 막걸리 한 사발 기우려보자.

올 봄도 소리없이 우리 곁에 와 있듯이.......

문득 눈뜨면 잊었던 그리운 벗의 모습을 볼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감을 안고 시산제의 하루를 접고 싶다.

모두 모두 건강하고 활기차게 보내길 기원하며.......

 <아내와 친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