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기(친구)

계룡산 산행 및 졸업30주년 야유회

섬돌 2007. 5. 21. 15:19

 (졸업 30주년 기념 정기산행 및 야유회)

 

  일시 :2007년 5월20 7:30 신사동 - 계룡산 남매탑

  인원 :동문 및 가족포함 약 140명

 

  참된 사랑은 나이가 들수록 식어가는 것이 아니라 익어 간다고 한다.

 

  추억으로 묻어놓고 살아온 30년 세월.

  젊은 날 - 싱그러운 청춘을 함께 했던 친구들과의 만남을 설레임과 그리움으로 여는 신사동의 아침이 왜 이리도 가슴 떨리는지.........

  마치 연애시절로 돌아가 사랑하는 이를 기다리는 마음처럼 밤을 뒤척이었던 것은 가슴 저

밑 둥에 담아두었던 친구에 대한 사랑과 그리움이 꿈틀대고 있었음이리라.

  많이도 변했을 친구들의 모습에 그때 그 시절의 따스한 온기를 또다시 느낄 수 있을지....

  손을 맞잡는 순간 우린 역시 하나였음을 실감했다.

  이 감정이 어찌 나만의 마음이었을까?

  오늘 함께한 모두가 한마음으로 달려와 이렇게 서로를 맞이하고 있질 않느냐!


  7시30분!

  인원점검을 끝낸 집행부의 지시에 따라 각자의 정해진 버스에 탑승을 하고, 준비한 옷과 모자를 나누어 받고, 3대의 관광버스가 신사동을 출발했다.

  졸업30주년 행사를 위한 힘찬 출발을 알리듯....

 

  고속도로를 달리는 버스 안 - 각자에 분승하여 달리고 있지만 마음은 하나로 연대해 있으리라.

  우리 차안에는 임순만 등산대장이 마이크를 잡고 각자 소개의 시간을 갖으며, 성연욱

총무에게 사사를 받았는지 재담을 구수하게 담아가면서 친구들의 엔돌핀을 자극시켜 준다.

  

  달리는 차장가로 눈부시도록 푸르른 하늘이 너무도 황홀하다.

  계룡산에 접어 들 때는 이미 모내기를 하는 농부들의 바쁜 손길에서 여름이 성큼 다가와 있음을 느끼게 한다.

  차에서 내린 일행은 이미 타지에서 도착해 있는 여러 동문들과 반가운 인사를 나누고, 삼삼오오 짝을 이루어 동학사 관람 및 산행을 시작했다.

 (계룡산의 품안으로)

 (일주문 - 하나가 되어 이곳을 들어가야한다)

  눈앞에 펼쳐진 계룡산! 

  무학대사가 금닭이 알을 품은 금계포란형(金鷄抱卵形)과 용이 승천하는 비룡승천형(飛龍昇天形)으로 산세가 이루어졌다하여 이름지어 진 곳이기도 하고, 전체 능선의 모양이 마치 닭의 볏을 쓴 용의 형상을 닮아서 불리어지는 이름 계룡산!

 산줄기는 물을 건너지 않고, 산이 곧 물은 나눈다.’는 산자분수령(山自分水嶺)의 원리로

백두에서 지리까지 백두대간을 타고 내려온 산줄기는 영취산에서 비로소 금남정맥으로 뿌리른 내리고 그 끝자락에 계룡을 품고 선 곳.

 

 용두팔이 그 품안에 자리하니 오늘따라 산은 더욱 푸르고 계곡의 물줄기는 힘차게 박차고 달려와 우릴 맞는 듯 하다.

 봄날의 즐거움이 친구들 눈빛에 가득히 담겨 산 빛을 따라 뚝뚝 묻어난다.

 삼십년을 묵혀 온 정과 사랑이 나뭇잎사이로 쏟아지는 햇살과 더불어 계룡산 자락 가득히 철철 넘쳐난다.

 (수국과 길상암)

  진달래와 철쭉이 자리를 비켜준 곳에는 수국이 활짝 함박웃음을 지으며 우릴 반기고 있다.

  하늘가에 걸려있는 길상암 연등마저도, 바람이 산들산들 손짓하며 도열해 섰다.

  녹음방초가 어우러진 길을 따라 걷노라니 동학사와 남매탑으로 나뉘는 분기점에 이르렀고,

등산을 종용하는 나의 외침을 뒤로하고 동학사 관람으로 발길을 돌리는 친구들의 뒷모습에서 나도 저리로 따라갈까????....(몸과 마음이 싸운다..ㅋㅋ)... ㅠㅠ  

                     (범생이 승배와 그의 가족)

   후미의 이재만총무 일행과 함께 남매탑을 향하여 부지런히 땀 흘리며 등산을 시작했다.

  올해 처음으로 찾아온 이승배 가족들이 서로를 위로해주면서 열심히 오르고.......늦둥이 승배의 어린 아들 녀석은 모처럼의 가족 산행이어서인지 신바람이 나서 저만큼 앞서 나가며

껑충껑충 달음박질하고 있다.

                      (친구들과 함께 마시는 술 맛이란???) 

 

  앞서 올라가던 친구들은 석용이 특별 주문한 포천 생막걸리로 더위를 식히며, 이야기 꽃을 피우는데 길섶에 비키어 선 고목이 고개를 내밀어 엿듣는 듯 하다.

 

  중턱을 넘어선 계곡에는 엊그제 내린 비로 수량이 풍부해졌음인지 자기도 보아달라고 아우성이다.


  모처럼 산행에 동참한 아내는 무척이나 산세가 험하여 어려워하면서도 수려한 경관에

위로를 받으며 열심히 오른다.

  나도 이성규동문이 만들어온 음양곽주를 정상주로 마시기 위해 뚝뚝 땀 흘리며 남매탑에 올랐다.

 

         ( 어느 스님의 처절한 구도정신을 기린 탑- 남매탑 )

 

   여러 동문들과 아내들이 준비해온 과일과 먹거리로 한숨을 돌리고 고개를 들어 하늘을 보니

서정주님의 푸르른 날 첫 소절 ‘ 눈이 부시게 푸르른 날은 그리운 사람을 그리워하자’처럼

쏟아져 내릴 것 같은 파아란 하늘이 내 이마와 맞닿아 있고, 그리운 사람들이 삼삼하다.

 

 거기에 세봉교수가 정상주를 함께 마시기 위해 기다려주니 이 얼마나 큰 기쁨이요, 즐거움이요, 행복감이런가!

 뱀 쓸개주처럼 오묘한 미각이 혀끝을 맴돌며 식도를 타고 내린다.

 순만이 아침 차안에서 했던 유머가 생각난다.

 “ 아내의 몸값1500원- 호박 한덩어리 1000원에(나머지는 가물가물..... ), 남편 몸값은 150원- 메추리알 두개 100원, 늙은 고추하나 50원이란다.”

 그런데, 술 한 잔에 갑작이 으쓱해진 친구들 왈,

 “ 거위 알 두개에 청양고추를 가졌으니 몸값 좀 올라갔겠는데???? ㅋㅋㅋ....”

 밑에서 많은 동문들이 기다릴 생각을 하니, 삼불봉이 등뒤를 붙들고 손짓하는데도 과감히뿌리치며, 기념사진으로 아쉬움을 뒤로하고 하산을 시작했다.

 

           (이건 동욱아 닭잡아 먹고 오리발? 들고 있는거지???)

 한참을 내려오다 김성권 산악회장과 합류하게 된 몇몇은 중턱에 이르러 무거운 짐을 내려놓고 잠시 쉬어가기로 했다.

 이유인 즉 김성권 산악회장이 짊어진 등 뒤를 짓누르는 실체는  이재만 동문의 배낭에 아껴놓은 30년산 마스터스(?)였다.

  선천적이며 본능적 후각기능을 갖춘 김동욱 동문이 어느새 등 뒤에 서서 빙그레 부처님의 염화 미소같은 묘한 웃음을 짓고 있다.

  감칠맛 나는 술 한 잔에 공범이 된 일행은 잠시 냇가에 앉아 족탕을 즐기며 앞으로 일어날 사태에 대하여 숙의를 하며 타는 속을 또 한잔으로 달랜다(?)

  (성권아! 진혁아! 재길아!그리고 동욱아!  나 우동 돼버렸다. -부러터졌네(나 깨소금은 아녀~~)

  

 *** 임미경님(진혁 아내)은 사진만 찍어 줬다고 말하기로 약속했음. ***


  늦게 도착한 약속장소엔 이미 점심식사가 모두 끝나 있었고, 아내가 남겨놓은 밥고 반찬으로 서두러 늦은 점심을 마쳤다.

               (한상범회장님 멋쟁이~~) 

            (성연욱 사무총장 노래 쥑였슴니당)

 

                    ( 멋진 30주년 행사를 위하여~ 출발!)

 2부 행사로는 성연욱 사무총장의 진행 하에 한상범 회장님의 인사말을 시작으로 졸업30주년 준비위원장 및 위원과 각종 단체장들의 동참을 촉구하고 격려하며 함께 하자는 의미로 일사천리 꾸며졌다.

 

 

                      (잔치는 무르익고......)

 그리고, 김정인님(백종대동문 아내)의 노래로 흥을 돋우며 잔치마당이 되었고, 부상으로 받은 크리스탈 와인 잔에 포천 생 막걸리를 담아 마시니, 이 또한 맛의 신비함이 형언할 수 없을 만큼 진국이다.

 여천에서 고등학교 때 앨범을 들고 찾아온 임진규와 부산에서 달려온 친구들!

 

 

 

 (군데 군데 옛 추억을 더듬어 보고....또 새롭고 즐거운 추억도 만들자!) 

 30년만의 첫 만남.......

 부끄러움과 수줍음.

 얼굴도 아스라이.......

 기억은 가물가물.......

 술 한 잔에

 하늘도....

 땅도 ....

 용두팔의 기개에 마치 산신도 빙긋이 웃고 서있는 듯 하다.

 오늘은 모두가 하나다.

 너와 나, 그리고 우리........

 나아가 계룡산의 모든 자연이 하나가 되어 오늘을 기뻐하며 행복을 만끽한다.

                                 (우리는 하나!)

 기념사진을 끝으로 힘차게 부르는 교가에서 가슴 한 켠에 묻고 살아온 어린시절의 추억이 진하게 밀려온다.


 이렇게 가슴 벅찬 하루의 만남도 또 새로운 추억으로 소중히 간직되어지길 빌며........

                  ( 만나면 헤어지기 아쉬워~~)

 2007년 계룡산 정기산행 및 야유회의 하루도 저물어 가고 있다.


 모든 동기들이여!

 건강하고 행복하게 다시 만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