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기(친구)

팔봉산 산행기- 용두팔

섬돌 2007. 7. 17. 23:26

 

♠ 산 행 지 : 팔봉산 (302m, 강원도 홍천군 서면)

♠ 산행일시 : 2007. 7. 17.(화, 제헌절) 당일산행

♠ 산행코스 : 매표소 - 제1봉 ~ 제8봉 - 홍천강변 - 매표소

♠ 산행시간 : 2007. 7. 17. 10:30 - 14:30

♠ 참 가 자 : 김성권, 임순만, 박찬정, 정승수, 김세봉, 김용민 부부, 황기수, 한상범,

             성연욱, 황병국 부부, 이승배, 지명혁, 이장원, 유광수, 이경환, 이이재,

             한상연, 백종대 부부, 이한열, 박기철, 김상현, 탁윤효, 김창덕, 이명철,

             윤치명, 강홍렬, 강화석, 김용회, 심재필, 김유은, 외 4명

             (친구야! 이름을 몰라서 못올린 것 미안하다)

 태풍과 장마가 비켜선 제헌절의 아침 - 오늘이 재헌이 생일(?)인데 보이지 않는다며 아쉬워하는 용회의 썰렁 개그가 웃음으로 날리고, 잠실운동장에 도착한 친구들과 함께 아내가 간식으로 쌓아준 찐 감자를 나누어 먹으며 뒤이어 도착하는 친구들을 맞는다.

 오늘 산행은 하산 후 매운탕과 숯불구이 삼겹살이 준비되어 별도의 먹거리가 필요 없다는 말에 아내는 아침 일찍 감자를 쪄주며 정상에서 배고플 때 먹으라고 하였지만 나의 잔머리가 그 무게를 짊어지고 산을 오르기엔 무리였었다.


 8시를 넘기면서 바로 출발한 버스가 88도로의 끝을 향해 달려갈 무렵 약속 장소에 늦게 도착한 이이재와 지명혁 동문이 택시로 쫓아와 그들을 태운 차량은 한강을 끼고 미끄러지듯 서울을 빠져 나가 시원하게 여름 한복판을 달려 팔봉산입구에 도착했다.

                                               < 팔봉산 입구에서 >

 아침햇살이 모래알처럼 반짝이며 팔봉산의 아침을 열고, 밤새 내린 비로 더욱 무성해진

푸른 숲들이 용두팔 산악회를 반갑게 맞는다.

 버스에서 내리자마자 우뚝 선 산세에 겁먹은 몇몇 친구들이 견지낚시나 하겠다며 산 아래에서 기다리겠다고  미리 설레발을 친다.

                                 <들머리부터 원시림속으로...>

 들머리부터 연욱이와 병국내외는 사잇길로 빠져 편안하게 돌아가는 길로 접어들고, 나머지 일행은 가파른 바위와 질펀한 길로 들어서는데, 물기 먹은 고목등걸에서는 마치 원시림을 연상케 할 만큼 묘한 카타르시스와 신비감이 든다.


 잘난 바위 못난 바위 나름대로 서로가 조화롭게 정겨운 눈빛으로 감싸 안고, 키 큰 노송 밑으로 어린 양치식물들이 공생하며 어울려 사는 - 새소리 바람소리 하나 되어 오가는 산객들에게 눈인사 나누며 손 흔들어 반겨주는 인정 많은 산!

 

 그 산 속에 동화되어 걷노라면 풀잎에 맺힌 이슬이 발아래 빼꼼히 바라보며 세속에 찌든 걱정과 근심모두 내려놓으라고 발등을 툭툭치며 따라온다.

 

                                    < 제1봉 중턱에서> 

 산중턱에서 내려다보는 주변 경관에 그냥갈 수 없다며 한사코 잡아끄는 친구들!

 붙어라!

 붙어라!

 여기 붙어라!

 사진함께 찍을 친구 함께 붙어서

 어우렁더우렁 어울려 찍어 보잔다.


 잘난 놈

 못난 녀석

 섞어 놓고 선

 나뭇잎 나물 삼고 바람소리 양념넣어

 구수한 입담으로 참기름치니

 이 또한 맛있고 구수한 용두팔 비빔밥일세!

                              < 제 1봉에서의 윤치명>


                               <제1봉에서 2봉을 바라보며...>

 가벼운 마음으로 올라선 제1봉.

냇돌에 쓰여진 1봉 팻말에 기대어 윤치명이 기념을 남기고 싶어 한다.

뒤로는 2봉이 빨리오라고 손짓하며 우릴 유혹하지만, 너무 가파르게 오른 산행이라 일행은 숨을 가다듬고 산 그림자 드리운 홍천강과 하늘을 떠가는 구름 더불어 잠시 자연과 하나이길 만끽하고 있는 듯하다.  

                                <제 2봉 당집 지붕과 바위 그리고...하늘>

 제2봉의 유혹으로 달려가 보니 산을 머리에 이고 당집이 초연히 앉아 우릴 반기는데 이씨, 김씨, 홍씨 성을 가진 세여신을 모신 삼부인당(三婦人堂)엔 문이 닫혀 인사를 올리지 못하였지만 지역의 안녕과 평온을 위해 조선 선조 때 지은 이곳에 용두팔의 무사산행과 건강을 마음속으로 빌며 기념사진도 찍었다.

                                   < 2봉에서 3봉을 바라보며...>

 제1봉에서 일봉주, 제이봉에서 이봉주(注:마라토너가 절대 아님)를 음복하였으니, 제3봉이

눈앞에 아른거려 마음이 급하다.

 남근의 상징이며, 팔봉산의 주봉으로 가장 높은 제 3봉에 올라 어찌 세봉주(여긴 삼봉주 아님)를 탐하지 않겠는가!

 헌데 오늘은 상황이 달라 평상시 맨 뒤편에서 가쁜숨 몰아쉬며 따라오던 연욱이 제일먼저 제 3봉 허리에서 우릴 부른다.(오늘 산행은 계속 앞서감- 샛길 좋아하면 안되는디..ㅋㅋ)

 멀리 3봉을 바라보며 산길을 굽이돌아 바위틈을 비집고 내려서서 한참을 다시 오르니 사방이 훤히 트인 3봉에 다다른다.

                             <남자의 상징인 3봉에서 정기를 받고자...>

 용두팔이여!

 용솟음치는 젊음이 아직도 그대들의 품안에 꿈틀댐이여.

 바람아 불어라.

 내기바람이면 어떠하리......

 맞바람이면 어떠하리......

 동서남북 사방으로 불고 불어 이내소식 전해주오.

 산이 좋고,

 친구가 좋고,

 술이 좋으니,

 마음도 따라 좋을시고!

 모두가 한마음으로 동심인 것을.....

 동심으로 그려내는 이 한폭의 그림을 어찌 글로 담을 수 있으리.......

                            <3봉에서 바라본 5,6,7,8봉>

                          < 해산굴로 가는 길목의 정체상황>

                  < 맨손으로 바위를 잡고 오르는 날 다람쥐 한마리>

                    <세상 다 산듯한 표정의 용회와 경환-이 이후론 샛길로 가서 행방묘연>                   

세봉주도 마셨으니 해산굴로 해서 제4봉에 올라야 하건만, 산고의 고통이 가히 장난이 아니라 많은 이들의 발길을 잡고 섰다.

 앞서 간 친구들을 빼고는 역산이 새미클라이밍을 즐기며 암벽을 오르고, 뒤 이어 친구들이

나에게 뒤따라 올라가보라고 보채지만.......

 “ 친구야! 나 너희들하고 40주년 때도 보고 싶거든.....ㅋㅋㅋ”

                <광수(?)의 해산고통 - 뱃가죽 안 찢어졌는지 몰러~~>

명철이와 몇몇 덩치가 있는 친구들을 제외하고는 사잇길로 돌아 올라서 해산굴에 이르니, 제3봉의 장군바위가 붕도(鵬圖)를 앞세워 제4봉을 희롱하는 듯 해산굴에서 빼꼼이 고개 내밀어 웃고 선 아낙들의 얼굴이 상기되는 듯 하고, 그때까지도 마지막 안간힘을 다하여 해산굴(=장수굴: 이굴을 통과하면 무병장수한다고 함)을 빠져나오는 친구들의 얼굴에 해 냈다는 안도감과 성취감들이 배어나는 듯 하다.(예들아! 배에 칼대고 해산한 것은 아니지???)


                              < 봉봉주 한잔에 폼한번 잡아보자 -이승배>

사봉을 지나 오봉으로 올라서니 친구들이 모두 한마디 한다.

“오늘은 무조건 봉봉주가 최고다.”

그러자 성권이 뒤이어 한마디,

“봉봉주보다는 세계화에 앞장서는 봉주루~”가 어떠냐고 너스레를 떠니 주변 모두 웃음꽃이 활짝 피었다.

 병국이 내외가 준비해온 자두에 대구포와 싱싱한 오이, 명철이 준비한 머릿고기, 그리고 여러 친구들이 준비한 방울 토마도에 각종 간식류들이 팔봉산 더덕주와 더불어 각 봉우리마다 멋진 주안상으로 차려지고 4봉부터는 바람도 솔솔~ 흥을 돋군다.

(너무들 걱정마셩~ 취중산행은 아닐만큼 즐길 뿐이니~~)

                             < 팔봉산을 떠나기 못내 아쉬워 밤골에 멈추어 선 홍천강>

                           < 서석으로부터 조잘대며 내려오는 홍천강>

팔봉산을 끼고 도는 홍천강이 눈에 든다.

서석에서 발원한 물줄기가 조잘조잘 떠들며 내려오다가 위풍당당이 우뚝한 팔봉산 풍채에 그만 넋을 잃고 잠시 멈칫대다간  수줍은 듯 부끄럼 많은 아낙처럼 몸을 이리저리 꼬아가며 줄달음질쳐 도망가더니 - 저 멀리 밤 골에서 차마 그냥갈 수 없어 애틋한 눈빛으로 한참을 뒤돌아보며 애달픔 담아 흐르는 홍천강이 못내 안쓰럽다.

 홍천강(=화양강)은 팔봉산을 감싸안고 굽이굽이 돌고 돌아 구곡강(九曲江)이라고 할 만큼 질긴 인연으로 함께 하고 싶었는가 보다.  

                                <8봉 중턱에서 , 용굴인지....호랑이 굴인지....>

                                  < 여기가 오늘의 마지막 꼭지점 8봉이다~>

 3봉을 주봉으로 하여 계속 내리막으로 연결된 각 봉우리들이 그 마다의 자태를 뽐내고 주변 풍광에 어울려 절경을 내 보인다.

 한 봉우리를 뒤로하고 눈길을 들면 또 한 봉우리가 눈앞에 우뚝 선채 우릴 맞으며 어느덧 7봉을 내려선 잘록이에서 사잇길로 하산하는 일행과 마지막 제 8봉을 거쳐 내려갈 친구들이 나뉘었다.

 팔봉산에서 가장 험한 암벽으로 내리막길이 쉽지 않다는 산악대장의 말을 듣고 하산하는 친구들과 8봉을 끼고 도는 아낙의 치맛폭처럼 선이 고운 홍천강을 내려다보고픈 친구들!

앞서 간 친구들도 있었겠지만, 마치 특공대처럼 7인의 용두팔이 남았다.


 김성권회장을 단장으로 한상연, 이이재, 박기철, 강화석, 김세봉, 그리고 내가 오늘 산행의

마지막 꼭지점 팔봉을 올라야만 팔봉산 산행기를 쓸 수 있기에........


 용굴처럼생긴 바위틈에서 호기심에 사진도 찍고 - 정상에 올라 팔봉주가 떨어져 잠시 쉬어가는 노산객의 황도를 나누어 먹으며 - 아기자기 요목조목 매력 가득한 팔봉산 산행에 다들 흐뭇해한다.

                      <8봉 - 하산길에서 내려다본 홍천강>

                       < 곳곳에 쇠파이프에 발 받침....그리고 밧줄>

 이젠 앞서간 친구들의 기다림을 향해 부지런히 하산을 시작해야 했다.

 우리 7인에게 험난하게만 생각했던 등산로와 하산길은 옛날과 달라 쇠 말뚝과 받침 그리고 굵은 밧줄들로 이어져 어렵잖게 오르내릴 수 있었고 산아래 내려서며 이것이 오늘 산행의 끝으로만 알았었는데...........

                         <강 한가운데 견지를 즐기는 태공들>

                                <나는야 마린보이- 달마 성권>

 아!

 그곳에 또 다른 비경이 우릴 반길 줄이야.

 가슴까지 물속으로 들어가 견지낚시를 즐기는 태공들의 손놀림에 침을 흘리는 한상연의 눈빛에 굵은 꺽치가 펄떡대는 듯 하고, 치마 끝단을 이어 댄 듯 외길로 이어 만든 쇠다리를 따라 바윗길이 일품이었다.

                                   <구름다리 위에서 강화석>

                       < 집채만한 바위 아래 은둔(?)한 이이재 , 정승수, 강화석>

 바윗길 바로도니 이번엔 구름다리를 건너야만 무릉주원(武陵酒源)에 갈 수 있단다.

 너도 흔들 나도 흔들 다리를 건너 가보니, 이미 강물에 족탕을 즐기며 세족을 마친 친구들이 갈 길을 재촉하기에 서둘러 강을 건너왔건만.....ㅠㅠ

한참을 오지 않는 일행들...

(나중에 알고보니 족탕하며 이과도주를 마시니 세상부러울게 없었데나 - 이 술은 문과만 먹는 술이 아니고 이과도 준다는 술이라며 약을 올린 달마 - 미워할꼬야~~~)  

                      <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 용두팔의 무사산행을 맞이하며>

                                < 신형욱 동문과의 대담>

                 <황기수 동문의 술잔 돌리기 묘기와 따라쟁이 김유은>

이렇듯 즐겁고도 행복한 산행을 마무리하고 식당에 다다르니, 위수지역 관할이라며 찾아 와

반겨주는 춘천 동기들이 함께 있어 더욱 자리가 화기애애하게 무르익고 있었다.

술잔을 들고 묘기를 연출해 내는 황기수 동문과 DO IT AGAIN! (해석: 오! 재득-김성권식해석)이 어우러져 웃음소리가 강변을 풀풀 날아 뒤덮는다.  

                        < 난 보았당...젖가슴이 탱탱한 연욱>

                     <물벼락 맞은 이장원의 천진난만한 웃음>

                 < 협상을 요청하는 성권- 그러나 결국은....ㅋㅋ)

 덕종이, 재득이, 진탁이, 형욱이 모두 함께 해줘서 더욱 즐거운 자리였다.

 물놀이에 신난 장원이와 연욱이 그리고 성권이가 물벼락들을 맞고도 즐거워하는 표정을 보며, 어찌 이들을 지천명의 나이라고 하겠는가?

 마치 하는 행동만으로 보면 초딩도 그리 짓궂을 수는 없을게다.

 태양의 더위가 식어갈 무렵 주섬주섬 오늘을 마무리하는 용두팔!

 

               < 팔봉산아 다시보자- 친구들도 다시보자!>

 다음 산행에서는 또 어떤 모습으로 어떤 즐거움과 추억을 만들어 줄까?

 앉아서 기다리지만 말고 앞장서 달려와 보라! 친구여~

 너를 위한 자리는 항상 비어있고...

 또 널찍이 만들어 져 있음을 와 보지 않고는 모를 일이다.

 함께하는 나도 늘 다음 산행이 궁금해지고 기다려지는데........

 멋진 추억하나!

 보고픈 친구 하나!

 부둥켜안아보고 싶은 그리움 하나!

 친구와 도란도란 얘기하며 오르면 기쁘지 아니한가.

 산이 있어 좋은 게 아니라 친구가 있어 산이 좋음을 아는가! 너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