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고지신-나를 돌아보며

비우고 떠나기

섬돌 2007. 5. 30. 09:58

               

  

 문효공 어효첨은 일찍이 풍수지리설의 그릇됨을 세조에게 상소하였다.

 세조가 정인지에게 묻되

 "효첨의 주장이 그러할진대, 그의 부모 묘자리는 풍수지리설을 따르지 않을 수 있었겠소?"

 

 정인지가 대답하였다.

 " 일찍이 명을 받들고 함안에 가서, 효첨이 부모를 집 뜰 옆에 장사지낸 것을 보았사옵니다.

그것으로 보아 풍수설에 빠진 사람은 아닌 것 같사옵니다."

 

 그 뒤 어효첨이 죽자, 그의 아들은 당진 앞바다에 장례를 치루었으니, 풍수설로 묘자리를 가리지

않는 것이 이와 같다고 한다.

 

                            << 筆苑雜記 , 필원잡기 >>

 

  예나 지금이나 부모가 돌아가시면 어떻게 장사를 지내야 좋을지 많이들 고민하는 것을 볼 수있다.

그러나, 효첨처럼 풍수설을 믿지 않을 수 만도 없는 것이, 묘를 잘못써 집안이 패가망신하는 것을

보아온 것도 사실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핵가족화되어가고 출산율이 줄어들면서 앞으로는 조상 묘를 관리하는데도 많은 어려움이

따를 것이 확실한데 어찌 매장문화만을 고집하리.

 

 요즘하는 화장을 통한 납골당 문화도 결국은 자연훼손으로 이어지고 있음은 어찌 할 수 없다.

 따라서, 새로운 장례문화로 떠오르는 수목장등을 법제화하고 장려해 가야 하지 않을까 싶다.

 

 여보게!

 살아서도 한보따리 걸치고 다니기 힘들지 않았는가?

 죽어서도 무슨 미련이 그리 많아 또 지고 가려 하나.

 말로만 공수레 공수거가 아닌 온몸으로 비우고 떠나는 연습을 해 봄도 좋지 않을까?

'온고지신-나를 돌아보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청산은 나를 보고  (0) 2007.06.06
칭찬 한마디로부터  (0) 2007.06.04
내 그릇이 작음을....  (0) 2007.05.29
주변을 돌아보고...  (0) 2007.05.28
자신마저 잊어버리고  (0) 2007.05.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