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벌과 딱지풀 ***
세종이 종친을 가르치는 종학이라는 교육기관을 처음 개설하고 종친들을 모아 글을 읽혔다.
순평군은 나이가 마흔이 넘었으나 일자무식으로 글자를 알지 못하였다.
처음으로 『효경』을 읽을 때 관리가 ' 개종명의장제일(開宗名義章第一)이라는 일곱글자를 가르쳤는데
순평군은 이를 도무지 읽지 못하고 이렇게 말하였다.
" 내가 지금 늙고 둔하니 다만 '개종(開宗) 드글자만 받으면 족하다네."하고는
말위에서도 두 글자만을 외우기에 전념하며, 혹여 그나마 실수할까봐 종에게 이르기를,
"너희들도 '개종' 두 글자를 잊지 말고 있다가 내가 잊어버릴 때를 대비해라."고 하였다.
마침내 그가 죽음앞에 유언하기를,
" 살고 죽는 것이 지대하니 관심이 없을리 없겠지만 종학과 영원히 이별하니 이 어찌 통쾌하지
않을소냐." 라고 하였다.
*참조 :개종명의장제일( 開宗名義章第)一내용 부모로부터 받은 것이니, 이를 상하지 않도록 하는 일이 효도의 비롯함이요, 크게 성공하여 훌륭한 이름을 후세에 남김으로써, 부모까지 널리 일컫게 하는 것이 효도의 마침이다" )
<< 傭齋叢話, 용재총화 >>
순평군처럼 정종의 아들이었음에도 글공부하기를 싫어하여 일자 무식으로 생을 마치며, 죽음에 이르
러서 학교에 가지 않게 되어 기쁘다는 말을 할 만큼 공부를 싫어 하는 것은 지위고하를 막로하고 예나
지금이나 같은게 아닐까?
여보게!
자식이 공부에 관심이 없다고 하여 너무 상심하거나 걱정하지 말게.
무럭무럭 건강하게 자라다보면 언젠가 그만이 가질 수 있는 특기라도 하나 찾을 수 있지 않겠나.
몸이 건강하면 마음도 건강함이요, 무릇 심신이 건강하면 좋은 일도 생기겠거니.......
(내가 너무 자식농사에 무사 태평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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