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고지신-나를 돌아보며

내 어찌 그걸 알겠느냐?

섬돌 2008. 1. 16. 09:17

    

 

 옛날 어떤 도사가 교생을 가르치고 있었는데, 백발의 교생이 『사략』첫 권을 끼고 들어와서

천황씨 대목을 가르쳐 달라고 하였다.

 도사가 마음속으로 교생을 업신여겨 강의에서 낙제시키려고 물었다.

 "자네는 천황씨 아버지의 이름을 아는가?"

 "도사께서는 이 고을 곽좌수 아버지의 이름을 아십니까?"

 

  그말을 듣고 , 도사가 크게 꾸짖었다.

 "내 어찌 그걸 알겠느냐?

 "지금 살아있는 사람의 이름을 도사께옵서 아실 수 없으신데, 소생이 어찌 수만 년 전 천황씨

아버지의 이름을 알겠사옵니까?"

 그 말을 듣고 도사가 크게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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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람을 대할 때 첫 인상이 참으로 중요하다고 한다.

 그러나 겉으로 나타나 있는 모습만을 보고 사람을 업신 여기거나 얕잡아 보아서는 낭패를 볼 수

있음이다.

  우리나라의 재벌 갑부들 중에도 신발을 깁어 신는 이도 있을 정도로 검소하게 티내지 않고 사는

이들도 많기 때문이다.

 

 여보게!

 어제에 이어 오늘도 새삼 말과 행동의 조심성과 예의와 격식을 갖추어 품위를 지킴 또한 중요함을

느끼게 하질 않는가.

 그렇다고 너무 겉치레에 치중하라는 의미가 아니고 내면의 덕을 열심히 쌓다보면 그 향기가 밖으로

풍기어 냄을 알아야 하네.

 덕이 쌓인 이의 진심으로 우러나오는 말에는 깊이가 있고 향기가 있고 재치의 번득임이 있기 때문일세.

 

 오늘도 좋은 하루 되시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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