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고지신-나를 돌아보며

모든 일에는 때가 있다

섬돌 2008. 7. 10. 15:11
 

                  

 

  감사 송흠(宋欽)은 늙어서 호남 방백이 되었으나, 미인[尤物:우물-잘 생긴여자]에 대한 생각은

능히 잊지 못하였다.

  순찰하다가 기생 없는 고을에 이르면, 저녁에는 반드시 훈도(訓導:성균관 관원)를 방안에 불러

들여서 나그네의 잠자리가 쓸쓸하다는 뜻을 말하였다.

 

 그러면 훈도는 나가서 원님과 의논하여 관비(官婢) 중에 얼굴이 조금 쓸 만한 자를 골라서

잠자리를 모시게 하였다.

 공이 순찰하다가 하루는 아주 궁벽진 고을에 도착하여 역시 훈도를 불렀다.

 훈도는 산증(疝症:고환이 아픈 병)이 재발(再發)하여 능히 굴신(屈伸)하지 못하던 참이었다.

 

 새벽이 되어 지팡이를 잡고 가서 창밖에 엎드려, 소리(小吏:아전)를 시켜 아뢰기를,

“저녁에 부르심을 받았으나 마침 병을 앓아서, 거의 죽을 뻔하다 요행히 살아나 이제야

왔습니다.” 하니

 

 공은,

 “훈도는 나의 병은 모르는 자로다. 저녁 훈도는 서로 접견하지마는 새벽 훈도는 본디부터

보기를 즐기지 않으니, 물러가라.”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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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충효를 겸비한 송흠일지라도 여색을 무척이나 좋아 했었나 보다.

 그런 그에게도 원칙은 있었던듯 하다.

 

 여보게!

 아직도 젊음이 있기에 여색을 밝히라는 뜻으로 이 글을 담음이 아니다.

 모든 일에는 때와 장소를 가려서 해야함을 이르기 위함 이다.

 방편을 잘못 들었을 수는 있으나, 우리가 살아감에 있어 선후(先後)를 가리고 때를 맞추어 일을

처리해야 만사가 평안한 법이다.

 

 작금의 나랏일(촛불시위)도 보면 선후와 완급의 묘를 살리지 못함으로써 국민 대다수의 뜻에

부합하지 못하여 발생한 것이다.

 

 하물며, 작은 집안에서야 더욱 세심한 배려와 양보심을 가지고 때를 가려 매사 일을 처리한다면

가정의 평화는 자연히 따라오는게 아닐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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