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고지신-나를 돌아보며

가을여행이라도...

섬돌 2008. 9. 30. 15:17

 

     閶闔排雲夕 창합배운석    하늘 문에 구름 헤치는 저녁이요

     咸池擎日秋 함지경일추    함지에 해 떠받드는 가을이로다

     百年長是會 백년장시회    백 년을 이 모임 길이 한다면

     同德又同休 동덕우동휴    덕을 함께하고 복도 함께하리라

                         << 弘齋全書, 홍재전서 >>

 조선후기 정조의 시문집에 나오는 글귀인데...

 오늘날 우리 모임과 닮아 있어 옮겨보고자 했다.

 오늘따라 하늘빛이 유난히도 청명하고 아름답고 코끝에 스치는 바람에 가을내음이 물씬하다.

 굳이 물위에 비치는 풍경으로 여물어가는 가을을 노래하랴.

 

 우리네 삶이  복을 짓고 덕을 쌓아가려는 작은 몸부림으로 일렁이고, 영혼이 맑은 사람들끼리 함께

하고자 하는 마음 가득 하듯이, 온 세상이 황금색 출렁임과 곱고 짙은 나뭇잎들의 향기로 가득한

가을이다. 

 서로 닮아 있음이다.

 

이 마음 변치 않는다면 백 년인들 길게 느껴지랴.

이들과 가을여행이라도 함께 꿈꾸면 내 욕심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