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고지신-나를 돌아보며

내면의 아름다움을....

섬돌 2008. 11. 13. 10:00

     


 朴齊家(박제가) 李德懋(이덕무) 柳得恭(유득공)과 더불어 漢學四家(한학사가)의 한사람으로

일컬어질 만큼 조선조 한문학의 대가이자 우의정 벼슬까지 지낸 인물 李書九(이서구)가

고향에서 여생을 즐기며 허름한 옷차림으로 개울가에서 소일하고 있을 때 말끔하게 차려입은

행세께나 하는 젊은 선비가 다가왔다.

 개울 주변에는 다리가 없어 신발 버선을 벗을 생각은 않고 주변의 이서구에게 말하기를,

 

 “ 여보시오 노인장! 나를 저 건너편까지 업어 건네줄 수 없겠소?”


 이서구가 선비를 업어 건네는데, 개울 중간쯤을 건넜을 때 그의 머리에 꽂힌 옥관자

(玉貫子:정삼품 이상에게만 착용 가능 망건의 관자)를 보고 소스라치게 놀랐다.

 

 개울을 다 건넌 젊은 선비가 땅바닥에 넙죽 엎드려 사죄하자 이서구는 다음과 같은 글귀를 써주었다.


吾看世(오간세)시옷 / 是非在(시비재)미음 / 歸家修(귀가수)리을 / 不然點(불연점)디귿.


한참 들여다보던 젊은 선비는 무릎을 쳤다.

시옷은 사람 인(人), 미음은 입구(口), 리을은 몸기(己), 디귿(ㄷ)에 점을 찍으면 망할 망(亡)자가 된다.


          吾看世人 是非在口  歸家修己 不然點亡  

         오간세인 시비재구  귀가수기 부연점망

           내가 세상 사람들을 보니 시비가 입에 있구나.

      집으로 돌아가서 자신을 닦아라, 그렇지 않으면 망하리라.


물론 장난 글로써, 김삿갓도 비슷한 글귀를 남긴 것으로 전해진다.

                   << 해학 >>

 

 어찌 사람을 겉모습만보고 판단하리오.

 그의 옷가지 행색을 보고 판단할 것이 아니라 그의 눈빛과 얼굴 그리고 가슴에 담겨있는 인품을 읽을

수 있어야 할 것이다.

 

 이는 상대방의 행색이나 외모를 보고 옳고 그름을 따지기 전에 자신의 수양에 힘쓰라는 가르침도

내재되어 있음이다.

 

 평생을 삯바느질을 하며 단칸방에서 사신 할머니가 임종을 앞두고 평생 모은 돈을 사회에 수억씩

기부하는 아름다운 삶 등을 기억해 내며 거울앞에 선 자신이 부끄럽게 느껴진다.

 

 남에게 보이는 외형의 가꿈보다는 내면의 아름다움을 키워가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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